[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4일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비차(飛車)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놓고 진주시와 시의원들 간 팽팽한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0.6.4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4일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비거(飛車)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놓고 진주시와 시의원들 간 팽팽한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0.6.4

“사실인지 아닌지 규정 먼저”

市 “역사문헌 바탕 스토리텔링”

“논란 불필요, 본질 호도 멈춰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주시가 올해부터 5년간 1300여억원 규모의 ‘비거(飛車)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를 놓고 진주시와 시의원들 간 팽팽한 찬반양론이 벌어졌다.

시에 따르면 비거(飛車) 또는 비차는 ‘하늘을 나는 수레’라는 의미로 진주성의 화약군관이었던 정평구(1566~1624)가 만든 비행체로 알려져 있다.

조규일 시장은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공약사업인 ‘원더풀 남강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비거(飛車) 테마공원 조성사업’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철홍 의원은 “시에서 말하는 오주연문장전산고, 여암유고, 조선어문경위 등의 비거 관련 문헌을 보면 ‘진주성’이라는 말은 한 군데도 나오질 않는다”며 이에 대한 진주시 공식입장을 물었다.

답변에 나선 허종현 문화관광국장은 “비거가 역사적 실체냐 허구냐는 논란이 있지만 비거를 언급한 문헌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역사적 문헌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해서 지역관광을 개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허 국장 답변에 박 의원이 “비거가 역사적 사실인지 아닌지 먼저 학술적 토론 등을 거쳐 사업을 추진했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허 국장은 “역사관을 건립한다면 그 말도 맞지만, 비거 사업은 관광자원화를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하동군의 최참판댁은 소설 ‘토지’ 속의 가상공간을 현실화한 것이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이에 박 의원은 “학술토론회 열어 먼저 사실인지 아닌지 규정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테마공원 조성지가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응하기 위해 꼭 추진해야 될 일은 맞지만 비거 사업은 추진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박 의원 질의가 끝나자 미래통합당 임기향 의원이 나서 “동료 의원이지만 너무 주관적인 입장인 것 같다”며 “의원들이 이런 불필요한 논란은 잠재워야 하는데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지난 예산심의 때부터 시 행정을 매도하는 것 같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임 의원은 “장성군의 홍길동, 양주시 임꺽정, 영월군 김삿갓 외에도 심청전, 흥부와 놀부 등 타 지자체는 특허를 내면서까지 관광자원 발굴에 나서고 있다”며 “별주부전을 테마로 한 비토섬 사례에 비하면 비거는 훨씬 과학적이고 현실 가능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업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은 일종의 발목잡기로 보일까봐 걱정스럽다. 선조들의 상상력, 창조력, 어쩌면 역사적 가치까지 폄하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망진산 망경공원 일대에 이러한 비거의 모든 것을 관람·체험할 수 있는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5년간 토지매입비와 기반조성비 800억원, 관광 및 편익시설 470억원 등 총사업비 127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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