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파전 된 트위치 빈자리 경쟁
네이버·아프리카TV 주가 상승

네이버 지난달 ‘치지직’ 오픈
월간 이용자수 100만명 달해
부적절 스트리머 논란 확산도

아프리카TV, 트위치와 연동
사명 변경 등 안팎 체질개선 
‘우왁굳’ 스트리머 영입 성공

네이버의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소속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가 지난 3일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의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소속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가 지난 3일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핵심 요약-

◆뜨거운 게임 스트리밍 시장

최근 국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인 ‘트위치(Twitch)’가 한국에서 철수한 것을 발표하면서 트위치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트위치 한국 철수 소식에 네이버와 아프리카TV가 본격 유치전을 펼치게 됐는데, 양사의 주가가 치솟는 등 트위치 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네이버 ‘치지직’ 논란도

네이버는 지난달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공개 시험(OBT, 오픈 베타 테스트) 운영을 시작했다. 공개된 치지직은 트위치와 유사한 사용자경험(UI)과 높은 화질 등으로 이용자들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한 스트리머가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하는 등 논란이 불거졌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국내 1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인 ‘트위치(Twitch)’가 다음달 철수를 앞둔 가운데 그 빈자리를 노리고 뛰어든 네이버의 ‘치지직(CHZZK)’이 벌써 잡음을 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를 틈 타 기존 2위 사업자인 아프리카TV는 트위치 1위 스트리머 ‘우왁굳’을 영입에 성공하면서 이용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67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트위치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유치전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달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공개 시험(OBT, 오픈 베타 테스트) 운영을 시작했고, 아프리카TV는 17년 만에 사명을 바꾸는 등 리브랜딩(rebranding,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활동)을 통해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네이버와 아프리카TV는 우선적으로 스트리머 영입에 힘쓰는 모양새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특성상 스트리머 유무에 따라 이용자 유입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스트리머 영입 소식에 따라 양사의 주가가 치솟는 등 트위치 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자료: 모바일 인덱스) ⓒ천지일보 2024.01.11.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자료: 모바일 인덱스) ⓒ천지일보 2024.01.11.

◆한국 떠나는 트위치

미국 아마존닷컴의 인터넷 방송 중계 플랫폼이자 글로벌 인터넷 방송 1위 사업자인 트위치는 최근 다음달 27일부로 한국에서의 운영 종료를 예고했다. 트위치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트위치는 공지를 통해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다만 비교 기준 국가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서수길 아프리카TV 이사는 “적자가 나 사업도 못 해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망 사용료는 네이버, 구글, 넷플릭스, 트위치 등의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 지급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트위치는 국내에서 120만명 수준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트리머와 일반 시청자를 포함한 사용자는 6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네이버·아프리카TV 주가 추이. ⓒ천지일보 2024.01.11.
네이버·아프리카TV 주가 추이. ⓒ천지일보 2024.01.11.

◆꿰차는 네이버·아프리카TV 

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트위치 52%, 아프리카TV 45%로 양사가 주도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난 2일 기준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트위치 69만명, 아프리카TV 63만명, 치지직 3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비율로 보면 각각 40.8%, 37.2%, 21.8%다. 

지난달 기준 MAU로 보면 여전히 국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1위는 MAU 216명인 트위치다. 하지만 이 수는 트위치가 철수함에 따라 점차 다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흡수될 전망이다. 

MAU 2위는 아프리카TV로 189만명이며, 다음으로 치지직이 MAU 99만명으로 3위 자리를 꿰찼다. 이어 카카오TV 등이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해 미미한 존재감을 보였다. 향후 아프리카TV와 치지직 간의 2파전이 벌어질 양상이다.

특히 트위치 철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 네이버와 아프리카TV의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트위치의 한국 철수로 스트리머들이 네이버 ‘치지직’, 아프리카TV 등으로 이적 행보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종가 기준 네이버와 아프리카TV의 주가는 각각 22만 9000원, 10만 1100원이다. 지난달 6일 트위치가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전날 대비로는 각각 7.7%(+1만 6500원), 66.3%(+4만 2600원) 증가했다. 이 같은 주가의 증가세는 다음달 트위치 한국 철수 이후 스티리머들이 타 플랫폼으로 이적을 마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한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의 홈페이지 모습. (출처: 치지직) ⓒ천지일보 2023.12.19.
19일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한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의 홈페이지 모습. (출처: 치지직) ⓒ천지일보 2023.12.19.

◆뛰어든 치지직… 욱일기 등 논란

네이버는 지난달 19일 치지직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년 중 정식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베타 기간에는 누구나 시청할 수 있으며, 많은 스트리머가 송출이 가능하도록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공개된 치지직은 이용자들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의 사용자경험(UI)이 트위치와 유사해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1080p 해상도로 이용 가능해 트위치(최대 720p)보다 선명하다는 평가다.

치지직은 ▲최대 1080p 60fps, 비트레이트 8Mbps 등 고화질 해상도 ▲VOD 다시 보기 ▲TTS 보이스 후원 등의 기능을 우선 제공한다. 또한 내달 13일까지 진행되는 ‘구독기간 이어가기’로 이용자가 트위치에서 팔로우했던 스트리머 리스트가 치지직에 자동으로 추가된다. 아울러 스트리머는 트위치에서 구독자 이모티콘 및 배지를 치지직 스튜디오에 불러올 수 있고 원하면 활동을 제한했던 시청자 리스트도 가져올 수 있도록 했다.

트위터 스트리머 1위 우왁굳.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네이버의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소속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가 지난 3일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한 가운데 치지직 측이 부적절한 내용이 감지돼 영상 시청을 막은 모습.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의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소속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가 지난 3일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한 가운데 치지직 측이 부적절한 내용이 감지돼 영상 시청을 막은 모습.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다만 잡음도 발생했다. 치지직의 스트리머로 합격한 한 20대 여성이 지난 3일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된 것이다. 이 스트리머는 지난해 광복절에도 다른 플랫폼에서 욱일기를 입고 방송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성범죄자를 비롯해 범죄 전과가 있거나 선정적인 성인방송을 주로 하는 스트리머들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네이버는 욱일기를 입고 방송을 한 스트리머의 방송 권한을 박탈하고, 연령 제한이 필요한 라이브·영상 서비스에 연령 제한 기능을 추가해 조치에 나섰다.

네이버는 향후 사내 치지직 운용 조직과 손자회사인 그린웹서비스를 통해 인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하면서 치지직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인 ‘엑스아이(X-eye)’를 먼저 치지직의 주문형비디오(VOD)와 채팅에 적용하고, 추후 라이브 영상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엑스아이가 유해 사진·영상을 걸러낼 수 있는 확률은 98.1%다.

트위터 스트리머 1위 우왁굳.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트위터 스트리머 1위 우왁굳.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몸집 키우는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는 기존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라는 장점을 앞세워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사명 변경까지 추진하는 등 체질개선을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위해 트위치 계정을 아프리카TV와 연동해 트위치 계정으로도 아프리카TV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내년 1월 말까지 계정을 전환한 스트리머에게는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아프리카TV 내에서도 인정해 ‘베스트 BJ’ 신청 조건인 500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트위치에서 넘어온 스트리머는 트위치 계정 연동 이용자들에게 우선 노출되고, 스트리머 구독자 10만명에게는 1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한다.

아프리카TV는 최근 플랫폼명을 ‘숲(SOOP)’으로 변경하는 리브랜딩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스트리머 및 이용자 유입을 위해 안팎으로 새롭게 변화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해당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는 ‘별풍선’이나 ‘BJ’와 같은 명칭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TV 주가는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플랫폼(기부경제 선물, 일명 별풍선) 사업의 비중이 4분의 3에 달해 스트리머를 통해 발생하는 기부경제가 사업에 큰 영향력을 준다. 이에 신규 스트리머 영입은 수익과 연관된 것이다. 유명 스트리머일 경우 그 효과는 더 크다.

지난 7일 트위치 1위 스트리머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 이적을 결정했다. 이후 8일부터 아프리카TV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는 등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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