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로 ‘게임체인저’
전고체·리튬메탈·리튬황 개발
정부, 5년간 1172억원 투입
보급형 배터리 개발도 지원
배터리 3사, 올해 9조원 투자
국내 시설투자 7.1조원 해당
LG엔솔, 8월부터 4680 양산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배터리 제품 등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로, 자사 주력 배터리부터 배터리팩, 화재 예방 기술, 차세대 배터리 현황 등 다양한 배터리 관련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24.03.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배터리 제품 등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로, 자사 주력 배터리부터 배터리팩, 화재 예방 기술, 차세대 배터리 현황 등 다양한 배터리 관련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24.03.07.
-핵심 요약-

◆기술 한계 온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기억 효과가 없으며, 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한다. 충전 시에는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다시 이동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이론상 최대 에너지 밀도는 350Wh/kg 수준이며, 현재 300Wh/kg 이상이 상용화 중으로, 사실상 기술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셈이다.

◆민관 차세대 배터리에 투자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정부도, 국내 배터리 업계도 적극적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전고체,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등 유망 배터리 개발에 총 117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올해 총 9조원 이상의 설비·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선다. 이 중 7.1조원은 설비투자에 해당한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K-배터리가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차전지 시대를 이끌었던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술적 한계가 다다른 것과 함께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재료 또한 유한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 곳이 향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판도도 뒤바꿀 전망이다. 

이에 정부와 국내 업체는 한 팀이 돼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아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본지는 기술적 한계에 달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현황과 해외 업체들의 차세대 배터리 추진 상황, K-배터리의 차세대 배터리 추진 방향 등을 살펴봤다.

◆한계 달한 리튬이온 배터리

배터리는 일차전지와 이차전지로 결을 달리한다. 처음 배터리가 상용화됐던 일차전지는 1회 방전만이 가능해 한번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 전지다. 이차전지는 일차전지에 대비 가격이 비싸지만, 충전을 통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현재 이차전지의 주류는 리튬이온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기억 효과가 없으며, 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한다. 충전 시에는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다시 이동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또한 배터리 크기에 비해 용량이 크며, 자가방전도 적어 휴대기기에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어 수요도 같이 늘어나는 추세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이론상 최대 에너지 밀도는 350Wh/kg 수준이며, 현재 300Wh/kg 이상이 상용화 중으로, 사실상 기술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셈이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필요한 원재료가 특정 국가에서만 생산되고 매장량이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한정적인 원재료로 향후에는 수요가 공급보다 커져 가격 인상 우려도 나온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인 리튬은 앞서 지난 2022년 11월 ㎏당 581.5위안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월과 2월에는 80위안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한국광해공업공단 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을 정제한 탄산 리튬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당 101.5위안을 기록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뛰어든 업체들

이 같은 상황에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많은 업체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 보유했으며, 중국의 CATL은 에너지 밀도 500Wh/kg 이상의 반고체 전지 개발을 발표했다. 

미국의 퀀텀스케이프와 솔리드파워 등은 완성차·배터리 업체와 적극적 협업을 통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폭스바겐과 GM·BMW는 퀀텀스케이프와 솔리드파워 등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 900Wh/L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구체적인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K-배터리. (출처: 연합뉴스)
K-배터리. (출처: 연합뉴스)

◆민관 ‘K-배터리’로 동맹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올해 총 9조원 이상의 설비·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선다. 이 중 7.1조원은 설비투자에 해당한다. 정부는 2028년까지 유망 배터리 개발에 총 117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기술센터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엔켐 등 소재 기업, 현대자동차, 고려아연 등 총 11개 기업 관계자와 배터리산업협회, 광해광업공단 등 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소재와 다른 물질을 사용해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이차전지를 말한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배터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산업부는 “사용하는 소재·공법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 개별 기업이 모든 필요 기술을 개발하고 적정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배터리 셀 기업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형과제를 통해 시장 초기부터 관련 생태계를 폭넓게 육성할 필요가 있어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8년 개발을 목표로 전고체,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등 유망기술 3개 분야의 기술 개발을 위해 1172억원 규모의 지원에 나선다.

그중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이용해 화재 발생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여 꿈의 배터리라 불리고 있으며, 전기차를 비롯해 많은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소재에 흑연 대신 리튬메탈을 사용해 에너지밀도와 수명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흑연을 사용하지 않아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소재에 리튬이 아닌 황을 사용해 기존 배터리보다 가벼워, 도심항공교통(UAM) 등 기체의 무게가 중요한 도심항공용으로 적합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내달 과제 공고, 상반기 중 평가를 거쳐 하반기부터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LFP·나트륨 등 보급형 배터리 개발도

차세대 배터리 외 보급형 배터리 개발에도 힘쓴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 채택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에 LFP 배터리 점유율도 급증하고 있다. 2020년 16%이던 점유율은 지난해 38%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나트륨 배터리도 보급형 시장에서 주목받는 상황이다.

우리 배터리 3사도 지난해부터 LFP 개발에 착수했으며,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소재 기업들도 LFP용 양극재를 개발 중에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LFP 배터리 개발을 위한 R&D 과제를 추진 중이며, 올해부터 나트륨 배터리 개발을 위한 R&D 과제도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시설투자로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부문에서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차세대 4680(지름 46㎜·길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광물제련·소재 부문으로는 포스코퓨처엠이 인조흑연 생산 공장을 추가 착공하고,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공장을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민‧관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보급형 제품 개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통상현안 대응 ▲국내 투자를 통한 공급망 자립화 ▲배터리 전주기 순환체계 구축 등 5대 과제를 제안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