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부터 설계·시공·관리·폐기물처분시설·해체까지 준비
한빛3·4호기 공사로 인정받아… 신한울3·4호기 수주 목전 
월성1호기 해체로 세계화 노려… 국내시장 규모만 26조원
한수원과 ‘팀코리아’로 체코·폴란드 등 동유럽시장 진출中
국산 기술로 ‘SMART100’ ‘i-SMR’ 등 SMR 개발도 참여

신월성원자력발전소 1·2호기 전경. (제공: 대우건설)ⓒ천지일보 2023.11.02.
신월성원자력발전소 1·2호기 전경. (제공: 대우건설)ⓒ천지일보 2023.11.02.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대우건설이 체코·폴란드 신규 원자력 발전 사업을 수주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그간 쌓은 원전 전 분야 솔루션이 세계 시장에 통할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991년부터 원전 설계, 시공, 해체 등 전 과정과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및 연구용원자로 등 기술력을 쌓으며 원전 시장을 준비해왔다. 

원전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이상기후 등으로 탄소중립이 중요해 오늘날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대우건설은 원전 건설과 해체는 물론 차세대 원전인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1991년부터 원전 기술력 축척

대우건설은 지난 1991년 7월 국내 유일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30여개 수행했다.

대우건설이 수행한 원전사업에는 ▲상용 원전과 연구용 원자로의 주설비 공사 ▲중입자·양성자 가속기 ▲핵연료 제2공장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1단계 공사 등이 있다. 현재는 가동중 원전과 신규 원전 건설 및 월성1호기 해체에 대한 설계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해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원자력EPC(설계, 조달, 건설, 일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요르단 원자로 사업은 해외수출 원전 1호 사업이기도 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월 수출용신형연구로 건설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사업비는 3632억원 규모다. 소형 원자로인 연구용원자로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빛3·4호기 공사로 인정받아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전라남도 영광에 위치한 한빛3·4호기 증기발생기 교체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해당 공사는 원전의 핵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핵심기기인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를 교체하는 공사를 말한다.

교체 공사를 위해서는 격납건물 내 방사성 오염물질 제염 및 해체 기술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증기발생기가 교체된 원전은 총 9기(한빛3·4호기 포함)다. 

대우건설은 지난 4월과 6월 핵연료 제3공장 건설공사 및 플랜트 공정설비 공사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핵연료 제2공장 건설공사 준공실적에 이어 기술력을 다시 인정받은 셈이다.

◆신한울 3·4호기 수주 공들여

대우건설은 신한울 3·4호기 수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는 오는 2024년에 착공을 목표로 오는 12월 주설비공사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해당 원전은 경상북도 울진에 있다.

대우건설은 이를 위해 지난 7월 SK에코플랜트와 국내외 원전 및 플랜트사업 분야에 대한 공동협력 MOU를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그룹차원에서 미국 SMR기업인 테라파워에 투자하고 있다. 양사는 원전 전 영역에 걸친 ‘원전 원스톱 솔루션’을 앞세워 수주를 따낼 방침이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4월 수주한 기장 수출용신형연구로 조감도. (제공: 대우건설)ⓒ천지일보 2023.11.02.
대우건설이 지난해 4월 수주한 기장 수출용신형연구로 조감도. (제공: 대우건설)ⓒ천지일보 2023.11.02.

◆차세대 먹거리 ‘원전 해체’도 진출 

대우건설은 원전해체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월성 1호기 해체공사 및 공정설계’도 수행하고 있다. 해당 공사는 원전을 경제적으로 해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접호기(월성 2호기)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월성1호기는 세계 최초로 해체 예정인 CANDU(캐나다형 중수로)형 원전이다. 대우건설이 월성1호기를 성공적으로 해체할 경우 중수로 해체사업 해외 시장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원전 한 호기당 해체추정 비용은 8726억원이다. 국내 해체시장 규모는 총 26조원로 추정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에 있는 상용원전은 422기, 영구정지 원전은 204기,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21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오는 2020년 후반부터 해체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기술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춰 시장에 대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코리아’로 체코·폴란드서 사업 수주

대우건설은 현재 체코·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을 위한 한국수력원자력의 ‘팀코리아’에 건설분야 담당으로 참여하고 있다. 원전 관련 설계부터 시공, 성능개선, 폐기물처분, 원전 해체에 이르는 전 사이클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특히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은 퐁트누프 지역에 PWR(Pressurized Water Reactor, 가압형경수로) 2~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팀코리아는 지난해 10월 폴란드 민간 발전사 제팍(ZE PAK), 국영 폴란드전력공사(PGE)와 LOI(투자 의향서)를 맺은 상태다. 

대우건설은 슬로베니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신규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이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3·4호기 상용원전 신규 건설사업과 SMR 건설사업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혁신형 SMR 조감도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천지일보 2023.11.02.
혁신형 SMR 조감도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천지일보 2023.11.02.

◆국산 SMR ‘SMART100’ 개발 참여

대우건설은 국산 SMR인 SMART100 모델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SMR은 출력규모 300MWe 이하인 소형모듈원자로를 말한다. 모듈화 설계 및 제작으로 설계가 단순하고 표준화가 쉽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부터 소형원전 개발에 착수, 지난 2012년 SMART100 모델로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SMART100은 대형원전 10분의 1 수준인 경수형 원전이다. 전기출력은 100MWe다. SMART100은 호기당 건설비 투입이 적고 일체형원자로 설계와 피동안전 개념 채택이 용이해 안전성이 대폭 향상됐다.

대우건설은 SMART 표준설계인가 획득사업에서 한국전력이 주관사인 KEPCO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대우건설은 이후 SMART POWER를 설립을 주도했고 향후 국내외 SMR 원전 시공사업 진출 시 우선공급권을 확보해 둔 상태다.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5년 3월 SMART100 활용 MOU를 체결했으며 SMART 건설을 위한 상세설계 작업 및 표준설계 변경인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체코, 인도네시아,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과도 파트너십 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i-SMR’로 세계시장 선점할까

우리나라는 SMART100을 개선한 혁신형 SMR ‘i-SMR’을 개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i-SMR 개발 과정에서 한수원 주관 ‘SMART 팀코리아’에 기술개발사업 참여 및 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i-SMR은 발전용량 170MWe 규모 모듈형 원자로 4개를 배치해 출력 증감 유연성을 개선했다. 또한 30일 이상 자체 수냉 및 공기냉각이 가능하도록 냉각능력을 최대화했다. 또한 원자로 건물 공간을 최적화했고, 사고 시 인력이 없어도 자동 운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유일 원자력 전문연구기관 ‘한국원자력연구원’과도 MOU를 체결했다. 향후 SMR, 해외연구용원자로 등 원전 전문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표준화에 성공한 한국형 SMR에 참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SMR 분야 투자를 이어가겠다”며 “SMR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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