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넷플릭스·디즈니·티빙
OTT들, 구독료 도미노 인상
투자비·수익성 확보에 불가피
‘고정비’로 자리 잡은 구독료
구독료 인상에 소비자 부담↑
‘디지털 이민자’ 늘어날 추세

ⓒ천지일보 2023.12.14.
-핵심 요약-

◆고공행진하는 OTT 구독료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부터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가 도미노 인상되면서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스트림플레이션’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OTT 구독이 통신비처럼 고정비로 자리 잡은 만큼 OTT 구독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수익성 높이는 OTT 업체들

OTT 업체들은 구독료 인상은 경제 여권과 투자비·수익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 OTT와 국내 OTT의 수익성 목적은 다르다. 글로벌 OTT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국내 OTT는 잇따른 적자를 메꾸기 위해 수익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생존과 직결된 부분이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고물가로 연말 경제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표적 볼거리로 꼽히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가 최근 잇따라 구독료를 올리는 등 콘텐츠 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스트림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은 경제 환경 및 투자비 확보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유튜브 프리미엄부터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 도미노 구독료 인상에 이용자들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OTT 구독이 통신비처럼 고정비로 자리 잡은 만큼 OTT 구독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72%가 OTT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들은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하고, 월평균 1만 3212원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새 1.7배 오른 ‘유튜브 프리미엄’

최근 유튜브는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월 1만 450원에서 1만 490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42.6%에 달했으며, 2020년 9월 이후 3년 3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한국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한 2018년 당시 구독료인 8690원과 비교하면 5년 새 1.7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실제로 2020년 9월 가격 인상 당시 기존 구독자는 인상 이전 가격으로 구독을 유지하게 했지만, 이번 인상에서는 예외 없이 다 인상했다. 2020년 9월 가격 인상 이후에도 8690원에 이용 중이던 초기 가입자들은 71.5%나 인상된 이용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유튜브는 인상 이유에 대해 여러 경제적인 요인들이 변화함에 따라 2020년 9월 이후 3년 만에 한국 멤버십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2020년 9월 이전 가입자에게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으며 2020년 9월 이후 가입자에게는 유예기간 30일을 부여했다.

2020년 9월 출시된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가격은 종전 8690원에서 1만 1990원으로 38% 인상됐다.

국내 유튜브 이용자는 4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 인상에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 수는 지난해 전 세계 기준 약 8000만명이다. 다만 국가별 이용자 수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혜택으로 제공되는 유튜브 뮤직 앱 월간 이용자 수(MAU)로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 수를 추정할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뮤직 앱 MAU는 615만 9915명이다. 유튜브 뮤직 요금제(월 1만 1990원)가 별도로 있지만 프리미엄 가입자가 구독하는 김에 뮤직을 이용하거나 뮤직 혜택 없이 프리미엄만 이용하는 수를 고려할 때 수백만명이 프리미엄을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 프리미엄. (출처: 유튜브 캡처)
유튜브 프리미엄. (출처: 유튜브 캡처)

◆구독료 인상에 소비자는 ‘볼멘소리’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도 이어졌다.

TV에서 유튜브를 보기 위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고 있다는 이모(40)씨는 “유튜브를 자주 보는 편인데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조금도 아니고 50%가량 오른다고 해서 구독을 해지하려고 한다”며 “인상도 단계적으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을 범위 내에서 해야지. 이건 너무 배짱 장사가 아니냐. 한국을 너무 만만히 보는 거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여러 OTT를 구독하고 있다는 박진영(33, 남)씨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포함에 여러 OTT를 이용하고 있는데 기존 2만원대에 구독료가 이제 3만원대가 됐다”며 “OTT 보는 걸 취미 생활로 여겨서 구독료를 어느 정도 감안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너무 비싸져서 필요한 구독 개수를 줄여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 차별에 ‘디지털 이민자’ 늘듯

한국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튀르키예의 경우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는 월 2000~5000원대다. 최근 두 배가량 인상된 아르헨티나의 구독료는 인상 후 3000~6000원대다.

특히 가족 요금제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 가족 요금제는 한 가구에 함께 사는 계정 소유자 외 5명의 가족 구성원이 프리미엄 멤버십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본의 경우 2만원 이하에 6인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다. 2만원이라고 하더라도 1명당 3300~3400원꼴로 저렴하다.

이 같은 차별 문제로 지난 10월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바 있다. 당시 유튜브는 “국가별 물가 수준에 맞춰 각각 다른 가격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에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구독료가 저렴한 국가로 계정을 우회 가입하는 ‘디지털 이민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튜브 해외 계정 만들기’ ‘유튜브 저렴하게 이용하기’ 등 VPN을 활용한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해당 글에 시행착오를 겪은 댓글들도 달린 것을 볼 때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용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를 안내하는 대행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 계정을 이용 시 알고리즘이 해당 국가와 연관된 콘텐츠가 떠서 이용에 불편함이 뒤따름에도 이를 감수하고 저렴하게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약관 위반이다. 유튜브는 국적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공식 경로가 아닌 방법으로 유료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계정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다른 OTT는 이미 인상 완료

유튜브 프리미엄이 인상되기 이전에 앞서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티빙도 구독료를 높였다.

넷플릭스는 지난달부터 이용자끼리 계정을 공유하던 정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거주지가 다른 이용자가 계정을 공유할 땐 5000원의 추가 요금을 더 내는 것인데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월 9900원이던 단일 요금제를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눴다. 스탠다드는 9900원 그대로지만 프리미엄은 1만 3900원으로 디즈니 플러스도 구독료를 인상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내 OTT인 티빙도 구독료를 인상했다. 티빙은 구독료를 20% 인상했다. 베이직은 월 7900원에서 20.3% 인상한 월 9500원, 스탠다드는 월 1만 900원에서 23.9% 올린 월 1만 3500원으로 변경했다. 프리미엄은 월 1만 3900원에서 22.3% 인상해 월 1만 7000원으로 책정했다.

◆OTT 구독료 왜 올랐나

구독료 인상과 관련해 업체들은 경제 여권과 투자비와 수익성 확보 등을 말하고 있다. 글로벌 OTT의 경우 그간 저렴한 가격으로 구독자 확보에 나섰다면 이제 구독료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내 OTT인 티빙은 경우 잇따른 적자에 수익성이 필요한 실정이다. 티빙의 영업 손실은 2020년 61억원, 2021년 762억원, 지난해 1191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또한 콘텐츠 제작 비용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티빙의 콘텐츠 원가는 2021년 707억원에서 지난해 1167억원으로 늘었지만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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