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수도 리야드 등 5개 도시 그대로 복제해 디지털화
10㎝ 내외의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 정밀 구현·복제 가능
각종 도시 환경 모니터링해 안전한 미래도시 설계에 활용
직접 현장 안 가도 산업 현장 가상으로 먼저 검증도 가능
한국의 국토부격인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도 기술력 인정

디지털 트윈 기술로 복제한 도시 모습.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디지털 트윈 기술로 복제한 도시 모습.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현실 세계를 그대로 복제해 디지털화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기 위해 항공사진과 매핑 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죠. 원천 기술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작 시간도 짧고 정확도도 높게 만들 수 있어요. 서울시 605㎢, 60만동에 해당하는 전역을 3차원으로 복원했죠. 만약 대한민국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 네이버의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현실 공간을 가상의 디지털 세계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 네이버는 이 기술로 지난 24일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50조원)에 달하는 ‘네옴(NEOM)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행정주택부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사우디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1억 달러(약 1346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운영과 관련한 계약을 따낸 것이다. 이로써 네이버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를 포함해 메디나, 제다, 담맘, 메카 등 5개 도시를 클라우드 기반의 3D 디지털 모델링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구축해 가상의 공간 속에 그대로 재현하게 됐다.

팀 네이버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한국의 국토부격인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와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왼쪽 세 번째),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왼쪽 두 번째),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와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과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파하드 알나임 차관 등이 참석했다. (출처: 네이버)
팀 네이버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한국의 국토부격인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와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왼쪽 세 번째),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왼쪽 두 번째),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와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과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파하드 알나임 차관 등이 참석했다. (출처: 네이버)

미래도시 설계에 있어 또 하나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은 과연 어떤 기술이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또 이번 사우디 진출은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살펴봤다.

◆디지털 트윈, 현실과 똑같은 가상 구현

디지털 트윈이란 실제와 동일한 3차원 모델을 만들고 현실 세계와 가상의 디지털 세계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현실과 가상이 마치 쌍둥이처럼 상호 작용하게 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 불린다.

“일종의 스냅샷이라고 생각해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복제해 디지털화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러 장의 이미지들을 합성해 3차원의 공간을 복원하는 기술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각종 상황을 마치 놀이터처럼 마음껏 해볼 수 있는 실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도시죠.”

네이버랩스 엔지니어들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들은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제작해본 회사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에 맞게 데이터 형태를 가공한다거나 기술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며 “행정적인 절차나 생활의 편의를 얻는 것에 있어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시민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싶다는 (고객도 있다)”고 밝혔다.

실시간 도심 CCTV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실시간 도심 CCTV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이어 “CCTV, 온도, 강우량, 트래픽, 화재 같은 (다양한 것들에 대해) 도시를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도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시뮬레이션하고 여러 가지를 미리 대비해 안전한 미래도시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트윈은) 로봇, 자율주행, AR로 연결될 중요한 고리가 된다”며 “미래도시에서는 여러 가지 기술들이 필요하겠지만 그 기반은 디지털 트윈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가상화한 디지털 트윈을 잘 활용하면 실제 자산의 현재 상태, 생산성, 동작 시나리오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에 효율성을 향상하는 것이 가능해 제조, 에너지, 물류, 헬스케어, 자동차, 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우디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시 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사우디 국민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공 디지털 서비스를 한국의 IT기업 네이버가 첫 단계부터 구축하고, 나아가 서비스까지 직접 운영하게 된 셈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로 재현한 도시 건물 모니터링 모습.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디지털 트윈 기술로 재현한 도시 건물 모니터링 모습.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네이버, 초정밀 구현 원천 기술 보유

디지털 트윈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실현되는데 3D 모델링을 위해서는 드론, 지리 정보시스템(GIS) 등이 활용된다. 디지털 트윈에 빅데이터 기술과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을 적용하면 가상 세계에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직접 현장에 가지 않아도 산업 현장에서의 작업 절차를 가상으로 먼저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AI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사고도 최소화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센서 등으로부터 수집되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모니터링하는 것도 가능하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영 최적 조건에 맞춘 자동제어로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리면 장비 최적화와 생산성 증가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10㎝ 내외의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정밀하게 구현·복제할 수 있는 원천 기술부터 매핑 로봇, 데이터 처리 인프라까지 자체 개발했다. 여기에 더해 매우 높은 확장성을 갖춘 대규모 실내 공간 매핑 기술과 10년간의 ‘3無(무중단·무사고·무재해)’ 노하우까지 갖춘 안정적인 클라우드 역량도 갖추고 있다.

자율 주행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자율 주행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사우디 역시 이러한 네이버 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점을 직접 확인했기에 과감한 투자까지 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한편으로 이번 수주는 네이버의 지속적인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네이버는 사우디 사업 수주와 관련해 “이번 프로젝트는 ‘팀 네이버’의 첫 대규모 중동 사업이자,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한국 IT기업이 도맡게 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우리나라 정부와 지속적인 협업 기회 발굴 및 채널 역할을 담당하고, 네이버랩스는 첨단 기술의 고도화를, 네이버클라우드는 안정적인 클라우드 기술과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등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가 구축할 사우디의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스타트업이나 전문 기관 등도 활용 가능한 오픈 플랫폼이다. 시뮬레이터를 통한 스마트시티 설계, 도시 물 관리, 실감형 부동산,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모빌리티, 도로 단위 교통 정보, AI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

로봇 보행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로봇 보행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사우디 스타트업과도 협업 기대”

이번 사업 수주는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장관 주관의 ‘원팀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하며 사우디와 인연을 맺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만들어 낸 성과이기도 하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3월 자치행정주택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어 이달 압둘라 알스와하(Abdullah Alswaha) 통신정보기술부 장관까지, 그간 총 아홉 차례 이상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정부 관계자들과 꾸준한 교류를 이어 왔다.

사우디가 수많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을 뒤로 하고 네이버와 손잡게 된 배경에는 ‘팀 네이버’가 갖춘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도 꼽힌다. 실제로 우리나라로 하면 국토부격인 사우디의 자치행정주택부가 진행한 글로벌 유수 기업들 간 기술 비교에서도 네이버가 가장 빠르면서도 확장성 높은 디지털 트윈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기도 했다.

증강현실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증강현실 기술과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예시.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영상 캡처)

네이버는 “디지털 트윈은 장기적인 구축과 더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도시·국가 단위의 인프라이자 플랫폼인 만큼, 꾸준히 고도화해 온 AI·로봇·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들을 총망라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네이버는 “사우디 현지와 국내의 관련 기관 및 스타트업들과 협업하며 생태계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사우디 현지 법인 설립 및 중동 지역 클라우드 리전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글로벌 진출 가속할 것”

네이버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기술 기반의 글로벌 진출도 보다 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메신저, 커머스,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의 성공 노하우로 아시아, 북미, 유럽으로 진출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에 더해 중동 지역에서 B2G·B2B IT기술 수출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이정표를 만들어 낸 만큼, 향후 서비스·기술 등 전방위적 글로벌 공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는 “건설 플랜트 수출로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선배들의 노고와 땀의 가치를 깊이 새기고 있다”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 2의 중동 수출 붐을 이끌어 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용어설명: 디지털 트윈

실제와 동일한 3차원 모델을 만들고 현실 세계와 가상의 디지털 세계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현실과 가상이 마치 쌍둥이처럼 상호 작용하게 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 불린다.

디지털 트윈에 빅데이터 기술과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을 적용하면 가상 세계에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직접 현장에 가지 않아도 산업 현장에서의 작업 절차를 가상으로 먼저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10㎝ 내외의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정밀하게 구현·복제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원천 기술부터 매핑 로봇, 데이터 처리 인프라까지 자체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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