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지난 4월 20일, 지구의 날을 맞이해 부산의 대표적인 도시숲인 황령산에서 이색적인 대회가 열렸다. 이른바 ‘도토리 알박기 대회’다.정식 명칭은 ‘도시 숲 확장 및 생물종 다양성 확대 도모를 위한 부산시민 황령산 도토리 알박기 대회’다. 주제와도 같은 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참가자들이 산에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주최측으로부터 지급 받은 도토리를 땅에 심는 행사이다.참가자들은 1인당 20개 이상의 도토리를 지급받고 등산로를 따라 봉수대로 올라가면서 주최 쪽이 지급한 도토리를 땅에 심고 또 하산할 때도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제주 동쪽 조천, 새벽 잠에서 깨니 숙소 창 너머로 멀리 바다가 보였다. 오징어 배들의 조업이 한창이라 수평선에 등불이 마치 별처럼 빛을 내는 가운데 오른쪽 함덕 해수욕장 서우봉 산자락에 여명이 감돌고 있었다. 세상이 점차 어둠 속에서 파란 빛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지난 주말 전통무예를 탐구하며 제주에서 ‘제2의 삶’을 누리는 이길우(65) 전 한겨레신문 국장의 ‘바누힐링센터’ 및 바누 펜션 카페를 고교 동창 세 부부와 함께 찾았다. 오래 전 체육 기자를 함께 했다가 30여년의 기자 생활을 마치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기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많은 대책들이 실행되고 있는데 그중 주목받고 있는 해결책 중 하나에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 NBS)’이라는 것이 있다.기술 공학적 접근 대신 자연을 복원하고 확대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응하자는 방안이다. 이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시숲 조성이다. 이는 기후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도시숲 조성을 통해 기후문제를 해결하자는 방법이다.최근 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숲은 기온을 낮추고 폭염을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여름철 같은 시간대에 서울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아기는 왜 귀여울까? 이를 설명하는 고전적인 개념이 베이비 스키마다. 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는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Konrad Zacharias Lorenz, 1903~1989)가 주창한 개념이다. 이는 보편적 미의식 개념 가운데 하나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사물이나 대상에서 귀여움을 느끼는 시각적 조형미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둥그런 머리와 얼굴, 통통한 볼, 작은 코와 입, 크고 둥근 귀, 뒤뚱거리는 서툰 움직임 등을 말한다. 유아선
박희제 언론인30대 회사원 A씨는 강아지의 생살을 찢고 내장칩을 꺼내 유기한 사건에 치를 떤다. 얼마 전 충남 천안에 사는 견주가 키우던 푸들과 말티즈를 버렸다가 정보 등록된 푸들의 칩을 통해 연락이 오자 이런 잔인한 짓을 한 뒤 두 마리를 또다시 유기했다.몸 안의 내장칩은 사라지고 푸들 옆구리에 깊게 파인 상처를 드러낸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자 천인공노로 들끓었다. A씨 또한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인터넷 댓글부터 살펴봤다.‘개 키우다 개 되는 세상’ ‘버림받은 고통의 상처투성이 눈빛, 인간에 대한 신뢰상실’ ‘천벌받을 개버린’ 등등.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걷는 즐거움은 트레킹이나 등산이나 다를 바 없다. 굳이 차이점을 두자면 트레킹은 온전히 걷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에 집중한다. 풍광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때로는 사람의 손때가 거의 묻지 않은 인적 드문 호젓한 둘레길을 걷는 즐거움은 나홀로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이에 비해 산행은 오르는 즐거움도 있지만 정상에 도달하는 즐거움이 더욱 크다. 이는 정복의 의미라기보다 정상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오르막의 힘든 과정을 거쳐 목표한 바에 도달하는 성취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산의 정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맨발걷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을 주제로 하는 한 공영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관심과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그동안 걷기 운동 자체가 건강에 좋다고 꾸준히 강조되어 온 데다가 장소만 적당하면 별다른 준비 없이 신발만 벗어도 손쉽게 실행할 수 있어 건강을 중시하는 50~60대 장년층을 중심으로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사실 걷기 운동은 가장 쉬우면서도 간단하고, 특별한 장비나 비용이 들지 않으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안전한 운동이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하루 3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을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동화를 읽거나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외국 동화로 알고 있을 것인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설화가 있다.신라의 왕이 김응렴을 사위로 맞게 됐다. 어느 날 왕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게 됐을 때, 맏사위인 김응렴으로 하여금 차기 왕이 될 것을 유언했다. 왕의 유언대로 신라의 새 왕이 된 김응렴에게 고민이 생겼는데 귀가 점점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왕관으로 귀를 가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왕관을 만드는 기술자는 알 수밖에 없었다. 왕관 기술자는 할아버지가 될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올해에도 바닥을 치고 있는 영화 업계의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OTT를 포함한 영상콘텐츠 시장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플랫폼은 더욱 견고해지고, 오프라인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아울러 최근 영화 관객 수를 조작한 혐의로 멀티플렉스 3개사와 배급사 24개사 등 업계 관계자 69명이 무더기 검찰에 송치되면서 더욱더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영화산업이 한번 크게 망가지면 그 여파는 문화계 전체로도 번질 수 있다. 코로나19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지난 3년간 천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요즘 맨발걷기가 유행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맨발로 걸어봤을 것이다. 황톳길이나 해변 백사장을 맨발로 걷다 보면 맨발이 주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신발을 벗으면 마음이 가볍고 홀가분해진다.미국의 건강 및 라이프스타일 전문 강사인 데이비드 울프는 우리가 일상에서 늘 착용하는 신발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5년간 영양과 생활방식을 조사한 뒤 우리 시대에서 ‘염증과 자가면역 질환을 초래하는 주범’으로 신발을 주목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신발을 신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 정영현“인간, 즉 성장하고 다정할 수 있는 피조물에게 기계나 만드는 것에 적합한 법들과 조건들을 강요하려는 시도에 대항하여 나는 나의 칼, 펜을 든다.”(시계태엽오렌지, 앤서니 버지스 作, 민음사, 62쪽) 서울 서이초에서 한 젊은 선생님이 교육 현장에서 생을 스스로 마감한 지 벌써 3주가 지났다. 그간 교사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애도했고 분노했다. 사건이 알려진 뒤부터 해당 학교에는 조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근조화환이 전국 각지에서 ‘동료교사 일동’이란 이름으로 보내졌다. 서울에서는 3주 연속 자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학부모가 자녀의 복장 상태를 지도한 중학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하고, 한 중학교 교사는 자신을 폭행한 혐의로 학생을 고소하는 세상이 됐다. 전국의 교사들이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고 정상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집회를 열며 교사의 교육권을 보장하라고 외치고 있다.최근 교권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년간 참을 만큼 참았던 교사들이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며 교사의 인권도 존중하고 교사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달라며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인문학은 ‘후마니타스(인간다움)’라는 개념으로부터 시작했다. 이 개념을 처음 이야기했던 키케로는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가이자 변호사로 활동했던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요즘 인문학을 할 때에는 비판적 성찰이나 힐링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키케로가 쓴 ‘시인 아르키아스를 위한 변론’이라는 글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역사적인) 인물들은 탁월함을 습득하고 훈련하기 위해 인문학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런 공부는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르게 지켜주고, 나이든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긴 코로나 시대를 마주한 청소년들은 외부 활동보다는 주로 집 안에서만 3년 가까운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체육활동도 현저히 줄어들었고,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니며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끼와 열정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진로체험학습, 지친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힐링의 시간이 현재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주 대학로를 방문해서 느낀 점은 서서히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단체로 쏟아져 나와 드론, 로봇, 음악, 연기 등 다양한 장르의 체험을 시작하고 있었다. 꿈과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에게 학교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좋은 여행이란 여행의 목적에 의해서 평가된다. 목적을 이루는 것이 좋은 여행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목적이 있는 여행은 논외로 하겠다. 쉬고 싶거나 힐링을 위한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 한다.여행에 대한 생각을 크게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오래전에 자기계발 강의에서 듣게 된 이야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국민성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무엇이든 빨리, 많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나라 국민성은 세계를 모두 놀라게 할 정도의 큰 발전을 이루게 했다. 하지만 삶이 너무 여유가 없어진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중독이라고 하면 큰 병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가벼운 중독도 있다. 현대인 대부분은 무엇인가에 중독돼 있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보통 중독은 크게 유해 물질에 의한 신체적 중독, 마약이나 알코올 등의 약물 중독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심해지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병으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약한 중독도 있을 것이다. TV중독, 핸드폰 중독, 운동 중독, 성형 중독, 탄수화물 중독 등이 있다.너무 지나쳐서 신체나 정신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중독으로 볼 수 있다. 중독에서
김동희 건축가기분이 좋은 공간은 새롭고 아름답다.여행을 떠나며 만나는 아름다운 곳들은 풍경과 공간이 잘 어우러진 곳이 많다.햇볕이 잘 들어서 채광이 잘되는 집도 그렇고 창의 위치가 바람 길을 만들어서 통풍이 잘되는 집도 그렇다. 기분이 좋고 아름답다. 아름답다는 것은 건축물의 미학적인 외형이 좋아서 느끼는 감성이기도 하지만 그냥 따뜻함과 상쾌함이 주는 만족감도 한몫한다.역으로 건축물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아도 기분이 좋을 때가 있다. 그래서 터를 잘 잡아야 하는 것이 우선시 되는데 그만큼 태생적으로 환경이 주는 아름다움이 바탕이 된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동백꽃 필무렵’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간적 배경으로 바닷가 마을이라는 점이 같다. 삭막한 도심을 벗어난 공간에서 마음의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다치고 상처받은 도시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려 한다. 이렇게 같은 점이 있지만, ‘갯마을 차차차’에는 살인 사건은 없다. 미스터리 스릴러 같은 얼개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이 더 진하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과 함께 홍반장(김선호)의 사람의 향기 나는 매력이 윤혜진(신민아) 같은 여심을 매혹시킬 뿐이다.대개 갯마을이라면 대개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10여년 전만 해도 자기계발 열풍이 뜨거웠다. 어느 때부터인가 ‘자기계발’ 말만 나와도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기계발을 한다면서 너무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힐링, 치유, 쉼 등의 단어들이 자기계발의 자리를 차지했다. 힐링이나 쉼 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자기계발이 그렇게 내쳐져야 할까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다.자기계발(自己啓發)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잠재하는 자기의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워 줌’이라고 나와 있다. 좀 더 큰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매년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지금은 다소 퇴색됐지만 나무를 심는 날인 이날은 한때 공휴일로 지정됐을 만큼 중요하게 여겨진 날이었다. 한때는 이날이 되면 전 국민이 산에 나무심기 행사를 할 만큼 나라가 떠들썩하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식목일날 산에 심는 나무보다 나무 심으러 간 사람들이 낸 산불로 소실된 나무가 더 많다는 비아냥 소리도 나왔을까. 아무튼 지금은 산에 나무가 울창한 편이라 굳이 나무 심는 날을 지정해 산에 나무심기를 할 필요야 없게 됐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나무심기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