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교육부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를 발표했다. 국가 차원에서 학생의 생활지도 범위와 방식을 지정한 건 처음이다.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고시에 따르면 휴대전화 등 수업에 부적합한 물품을 사용하는 학생에게 경고하고, 불응하면 물품을 압수할 수도 있다.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는 행위는 물리적 제지도 할 수 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은 주의 주고, 개선되지 않을 때는 교실 내 다른 자리나 교실 밖 지정된 장소 등으로 분리도 가능하다.학습 동기 부여를 위해 학생에게
연예인처럼 공적 인물에 관해 쓴 기사 댓글도 사생활 관련이거나 소수자 혐오 표현이라면 ‘표현의 자유’를 다 인정할 순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공적 사안에 관한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해야하나 개인의 인격권 보호와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여성 연예인 B씨가 출연한 영화 관련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 ‘국민호텔녀’ 등 비방 댓글을 달
혐오 현수막과 주택가 민폐 시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판결이 나왔다. 저주까지 퍼붓는 각종 시위와 혐오 현수막을 엄격히 제재한 첫 판결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가 현대건설과 서울 한남동 주민 대표 등이 제기한 ‘시위 및 현수막 설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인용했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국토교통부 책임자도 아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지난달 12일부터 벌여온 시위와 현수막의 위법성을 지적한 것이다. 법원은 “사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우리나라에는 말에 관한 속담이 많다. 이와 관련해 예를 들면 ‘말이 씨가 된다’라거나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 등이 있다. 이를 보면 사람이 살면서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한다. 말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행운을 불러올 수도 있고 화근이 될 수도 있다. 말을 잘한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인간사회의 모든 일이 말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를 보면 공허한 말의 향연이 난무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경제·사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정보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우리나라 현대사를 관통하는 것은 민주화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당연한 정치원리일 수는 있지만, 20세기에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물론 그렇다고 현 시점에 우리가 완전하게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인간세상에서 완벽함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나라도 민주주의에 기초해 이를 실현해가고 있는 국가라는 것은 분명하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가지 이념을 기초로 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어느 20대 회사원이 퇴근길에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절친의 여자 친구가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장면을 본 것이다. 고민을 하던 이 직장인은 그냥 혼자만 알고 있던 것이 아니라 친구에게 알렸다.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고민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털어놓았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이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친구 여친의 귀에 들어갔다. 이에 여자 친구는 회사원을 경찰에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과연 법원은 누구의 편을 들어주었을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성매매는 법으로 금지됐는데
이진경 JG사회복지연구소 대표‘혐오’가 요즘의 화두다. 한마디로 혐오를 포함한 ‘혐오군 감정(모멸, 경멸, 증오, 비난, 경계, 두려움, 분노 등)’이 한국사회에 여러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우리사회는 젠더, 인종, 장애, 성적지향, 특정외모, 외국인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차별적 표현에 이어 혐오표현의 심각성이 대두됐다.안타깝게도 현재 진행 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SNS 상에서 특정 커뮤니티 중심으로 혐오표현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형사법적 대응, 기술적 통제, 포털사업자 등에 대한 자율적 규제의 대응은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닐까 한다.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다”는 이 유명한 말은 이른바 ‘지강헌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지강헌 사건은 1988년 10월 16일 서울 북가좌동의 한 가정집에 탈주범 4명이 들어와 한 가족을 인질로 삼고 경찰과 대치하다 10시간 만에 자살 또는 사살된 사건이다.88서울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0월 8일 영등포교도소에서 공주교도소로 이송 중이던 죄수들이 호송버스에서 탈출하는 사건이 일어났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대한변호사협회가 악플 피해자에 대한 법률지원에 나선다. 지난 7월 18일 변협과 선플재단은 온라인상에 만연하고 있는 무차별적인 언어폭력과 근거 없는 루머 등 악플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고통 받는 피해자들을 구제하자는 데 뜻을 모우고 악플 피해자 법률지원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악플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률상담과 법률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이에 동참할 변호사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김현 대한변협회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뿌리
대표적인 감정 노동자인 콜센터 직원에 대한 보호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최근 시민단체가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모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여고생 투신 사건과 관련해 책임자 조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노동청에 제출했다. 구체적인 청구 내용은 콜센터에서 근로기준법,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를 특별근로감독 해달라는 것이다. 앞서 LG유플러스 상담사가 실적 압박 등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상담사 이모(30)씨가 지난달 ‘노동청, 미래부, 방통위에 꼭
서울대 ‘카톡 성희롱’ 사건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유사 사건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고려대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서울대 사건은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와 인문대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서울대 인문대학 카톡방 성폭력 고발’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하며 알려졌다. 대자보에 따르면 남학생 8명은 단체 채팅방에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동기 여학생과 모르는 여성들을 언급하면서 성희롱이나 여성혐오적 발언을 했다.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의 전당에서 일어난 사건에 사회
서울중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방승부 지난 8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몇몇 언론에서 ‘경찰관을 모욕한 현행범 체포를 공권력 남용이다’는 취지의 기사를 쏟아냈다.국가인권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경찰관을 모욕한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진정 사건은 2011년 20건에서 2012년 22건, 2013년 33건으로 늘었다. 진정사유로는 체포요건 미비(58.5%), 과도한 물리력 및 수갑사용(25.9%)이 많았다. 체포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는 진정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이를 근거로 몇몇 언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는 지난 4월 7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4년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월드컵에서 개인종합을 포함해 4관왕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시니어 리듬체조대회에서 종합우승을 한 쾌거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터넷상에서는 많은 누리꾼들의 축하의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전에도 손연재를 괴롭혔던 악플러들은 인터넷 게시물과 댓글,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악의적인 글을 올려 해당선수는 물론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했다.이처럼 인터넷
지난 9일 국회에서 ‘공공의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업 조치에 대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증언을 듣기로 되어있었지만, 홍 지사가 사전에 불참할 것을 선언하자 특위에서는 불가피하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동행명령제도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에 근거하고 있는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위한 위원회는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 의결로 해당 증인에 대하여 지정한 장소까지 동행할 것을 명령할 수 있는 제도로, 불응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다.이에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와 실제 연기자를 혼동하는 바람에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곤 했다. 영화 ‘시라소니’ 등에서 뛰어난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이대근 씨의 경우 촬영 차 부산에 갔다가 진짜 깡패들이 에워싸고 한판 붙자고 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거나, 어느 탤런트는 수사 드라마에 도둑으로 한 번 출연했다가 두고두고 도둑놈 소리를 들었다는 것 등이 그런 예다. 제대로 벗지도 않은 어설픈 에로 영화 하나 찍고 평생 에로배우로 ‘낙인’ 찍혀 애로를 겪었다는 여배우도 있었다. 그런 게 사실
개그맨 최효종이 한 의원으로부터 ‘집단 모욕죄’로 고소당했다. 모 개그 프로그램에서 여당 의원들을 싸잡아 모욕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여당 수뇌부들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정치나 사회제도에 대한 풍자나 해학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다. 물론 개인이나 소수자의 약점을 잡아 사람 개인을 비난하거나 조롱거리로 만든다면 분명 문제가 된다. 소수자와 약자는 보호받거나 이해받아야 할 존재이지 비난받거나 조롱당할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허나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