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 JG사회복지연구소 대표

 

‘혐오’가 요즘의 화두다. 한마디로 혐오를 포함한 ‘혐오군 감정(모멸, 경멸, 증오, 비난, 경계, 두려움, 분노 등)’이 한국사회에 여러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우리사회는 젠더, 인종, 장애, 성적지향, 특정외모, 외국인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차별적 표현에 이어 혐오표현의 심각성이 대두됐다.

안타깝게도 현재 진행 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SNS 상에서 특정 커뮤니티 중심으로 혐오표현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형사법적 대응, 기술적 통제, 포털사업자 등에 대한 자율적 규제의 대응은 쉽지 않아 일반 국민들까지도 혐오표현에 처해진 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런 혐오표현(hate speech)의 소용돌이를 부추겼고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조선족과 중국인을 향한 혐오 정서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보도와 소문들로 혐오는 우리에게 상당히 근접해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이주자에 대한 혐오표현의 빈도와 중심성 측면에서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인 모두 높게 나타난 실정이다. 특히 조선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표현들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며, 이주자들에 대한 혐오표현은 출신국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무시와 비하의 특징을 보였다. 

그 옛날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터득한 생존비법이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경계였다고 하는데 21세기 세계화 증진의 흐름에도 고수한다면 아이러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괴롭힘의 하나로서 비하 등의 표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인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까지 위협하는 혐오에는 형법상의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성립에 대한 제도의 테두리를 논하기에 앞서 혐오표현의 전염성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을 생각할 때이다. 

인식개선은 우리사회의 교육과 언론, 시민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짚어 본다. 생명의 위협 앞에서는 누구나 과잉예방과 방어가 당연하다. 소문이라도 이 땅의 모든 개인들은 철저한 관리에 집중해야 하며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의 배려또한 놓치지 않고 잘 실천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지구촌은 전염병보다 빠르게 아시아인 모두를 향해 혐오표현과 행태가 위험수위에 다다르다 보니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로 1000개가 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게도 했다.

또한, 반크(사이버 외교관, 한국홍보대사를 양성)는 ‘신종 코로나 아시아 혐오 괴담, 아우슈비츠도 그렇게 시작됐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지난 6일 해당 사이트에 게시하고, “청원에 참여하는 여러분이 바로 인종 혐오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백신”이라며 전 세계인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해시태그, 반크활동, 재외동포 및 우리 유학생들은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대한민국사회의 창이 됐다. 반면 우리와 함께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은 우리사회를 그들의 모국 또는 세계를 향해 비춰 주는 거울로 한국사회를 비춰낸다.

세계화의 증진은 첫째, 선진국이 앞선 의학과 적절한 대처가 가능해 자국 내 전염병 발원을 퇴치할 수 있다 해도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전염병의 공격을 막을 수 없는 지구촌이 됐다. 

둘째, 개도국은 의료 지원 없이 전염병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혐오로 이어져 소수자, 특정인, 중국인 등을 향했던 것에서 우리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셋째, ‘나, 너, 우리’는 전염병을 둘러싼 협력을 이루는 소문들을 퍼 나르는 것이 혐오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유익함이다. 누군가 이건 잘못됐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있는 지구촌에서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 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