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에게 찬사와 꽃다발을 던지고/ 우레 같은 박수를 보내주던 인사들/ 오늘은 멸시의 눈초리로 혹은 무심히/ 내 앞을 지나쳐 버린다/ … 청춘을 바친 이 땅/ 오늘 내 머리에는 용수가 씌워졌다(노천명 시인의 ‘고별’ 시 중에서).’황해도 출신인 노천명 시인(1911~1957)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 21세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한 천재시인이다. 노 시인은 해방 전후와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을 거치면서 고단한 삶 속에서도 사슴, 5월의 여왕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발표했지만 일제강점기와 전쟁 난리통에 보인 그의 행동으로 인해
사슴노천명(1911~1957)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관(冠)이 향기로운 너는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시평]노천명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여류시인이다. 1938년에 시집 ‘산호림(珊瑚林)’이 나오자 당시 모더니즘이니, 생명파니, 초현실주의니 하며 시끄럽던 문단에서 여성적 독특한 시적 향기를 지닌 자신만의 목소리를 지닌 시인으로, 시단에 우뚝하게 자리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복잡다난한 세상을 살다 보면 명언 혹은 명시의 한 구절이 어느 순간 떠올라 마음을 한동안 평온하게 하거나 때로는 심란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는 특정 사안들이 이슈화되면서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되다 보면 그런 악영향이나 기현상들이 왜 청산되거나 쉽게 정리되지 않는지 의구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노천명 시인(1912~1957)의 ‘고별’이란 시가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커서 내게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선다.노 시인이 당시 상황에서 자신이 처한 입장과 사회현상의 진상을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사슴의 시인, 평생을 독신으로 고독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계속하여 한국 문학에 이름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친일 시와 산문을 써서 조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와 징용에 몰아넣은 반민족 친일 행위를 했다. 이후 북한군에 점령되었을 때와 다시 수복했을 때 그때그때마다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일신의 안녕과 영화를 추구했다.… 보통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기자, 소설가, 작가, 언론인으로도 활동했다.’ 이상이 노천명(1912~1957) 시인에 대한 개략적 평가의 일부분이다. 노 시인은 일제강점기인
언덕노천명(1912 ~ 1957)창으로 하늘이 들어온다.눈만 뜨면 내다보는 언덕소나무가 서너 개 아무것도 없다.오늘도 소나무가 서너 개 아무것도 안 뵌다. 방 안 풍경이 보기 싫어온 종일 언덕을 바라본다.사람이 지나가면 눈이 다 밝아진다. 전봇대모양 우뚝 선 사람이 둘혹시 나 아는 이 아닐까 가슴이 답답하면 언덕을 본다.눈물이 나면 언덕을 본다.이방인 같아 쓸쓸하면 언덕을 본다.언니랑 조카가 보고프면 언덕을 본다. [시평]‘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라고 사슴을 노래하여,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인 노천명. 민족의 비극인 6.25
교육 결과물 선보이는 자리전북 사랑과 자부심을 가져 [천지일보 전북=신정미 기자] 도내 학부모들이 직접 만들고 쓴 그림 동화책과 시집 등 작품전시회가 25일 전북도교육청 2층 강당에서 열렸다.이번 전시회는 전북도 교육청이 올 한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운영한 ‘나만의 책 만들기(그림 동화책) 프로젝트’와 ‘나만의 시집(다! 시다)’ ‘최명희 혼불 글쓰기(사각사각 디딤돌)’ 등 교육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로 교육에 참여했던 학부모들이 직접 만들고 필사한 작품 70여점이 전시됐다.도교육청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그림동화책, 글쓰기(시
가을날 노천명(1912 ~ 1957) 겹옷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산산한 기운을 머금고드높아진 하늘은 비로 쓴 듯이 깨끗한 맑고도 고요한 아침 예저기 흩어져 촉촉이 젖은 낙엽을 소리 없이 밟으며 허리띠 같은 길을 내놓고 풀밭에 들어 거닐어 보다 끊일락 다시 이어지는 벌레 소리 애연히 넘어가는 마디마디엔 제철의 아픔을 깃들였다 곱게 물든 단풍 한 잎 따 들고 이슬에 젖은 치맛자락 휩싸 쥐며 돌아서니 머언 데 기차 소리가 맑다 [시평] 가을은 명징(明澄)하다. 말간 유리알 같이 맑고 깨끗하다. 그래서 하늘은 더 높아 보이고, 가을바람은
[천지일보=정민아 기자] 경기 고양시(시장 최성)는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에게 고양시 허스토리(Herstory)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고양 여성문화유적 지도’와 ‘여성친화도시 리플렛’을 제작했다고 6일 밝혔다.이번에 만들어진 고양 여성문화유적지도는 경주김씨 인원왕후 영사정(고택), 경혜공주 묘, 노천명의 묘소, 명나라 궁녀 굴씨 묘소, 기황후 유적, 연산군 금표비, 흥국사만일회비, 고양덕수자씨 교비명, 강아 묘소, 행주산성의 행주치마 여인들, 밥 할머니 석상, 고양행주성당, 국립여성사전시관 등의 의미와 위치를 소개하고
가정의 달 오월이 되면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싱그러운 신록으로 인해 저마다 마음속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게 되고 일상에서도 희망과 활기가 넘친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은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로 시작되는 노천명(1912∼1957) 시인의 ‘푸른 오월’이란 시를 외우곤 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오월이 국민의 가슴에 아픔과 회한을 남겨두고 지나가고 있다. 엘리엇 시인이 “4월은 잔인한 달”이라 설파했지만, 그 잔인한 달에 일어난 어이없는 세월
별을 쳐다보며노천명(1912~1957)나무가 항상 하늘로 향하듯이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친구보다좀 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또 미운 놈을 혼내 주어 본다는 일그까짓 것이 다아 무엇입니까술 한 잔만도 못한대수롭잖은 일들입니다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시평] 우리들 모두는 어찌 보면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지 못한 일에 아옹다옹 매달려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가까운 친구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아옹다옹거리고,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현직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본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으로 한일 간 외교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독도’ 문제에 대해 한 현직 국어 교사가 ‘어원학적으로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주장을 펴 화제다. 시를 통해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조명한 책 의 저자인 신현수 씨는 이 책에서 “현대 중국어에서는 대를 ‘竹’이라 쓰고 ‘죽’이라고 발음하지만, 남방의 고어에서는 ‘댁’이라고 발음한다”고 전제한 뒤 이 말이 우리나라로 전래될 때 ‘대’로 변했다고 주장했다.일본에
‘우리의 찬란한 기록문화유산전’ 초조대장경 제작 1000년 등 기념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국내 최대 규모 도서전인 서울국제도서전이 ‘책은, 미래를 보는 천 개의 눈’이라는 주제로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진다. 올해 17회인 도서전은 국내를 비롯해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총 23개국 571개 출판사가 참가한다. 분야별로는 아동 인문사회 문학 예술 철학 등의 도서가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도서전은 올해 초조대장경 제작 1000년과 외규장각 도서 반환, 일성록과 5.18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