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쳐다보며

노천명(1912~1957)

나무가 항상 하늘로 향하듯이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친구보다
좀 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
또 미운 놈을 혼내 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아 무엇입니까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잖은 일들입니다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시평]
우리들 모두는 어찌 보면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지 못한 일에 아옹다옹 매달려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가까운 친구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아옹다옹거리고, 남들보다 명예를 더 높이고자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삶, 그런 삶에 매달려 오늘도 우리는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은 이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권하는 술 한 잔만도 못한 일들인데, 비록 투박한 막걸리 사발일망정 서로 권하고 권하는 그 정(情)만도 못한데. 그래서 시인은 말한다. ‘발은 비록 땅을 딛고 있지만, 별을 쳐다보며 걸어야 한다.’고. 그리하여 한 잔 건네는 술만도 못한 지상의 삶, 때로는 허위허위 잊어야 한다고.

윤석산(尹錫山) 시인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