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 화재통계에 따르면 소방시설 미설치 대상인 일반주택이 전체 주택의 41%를 차지하고 최근 3년간 화재 사망자의 54%가 일반주택에서 발생하는 등 일반주택은 화재로부터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주택 화재의 경우 대부분이 심야 취침 시간대에 발생하여 화재사실을 조기에 인지하지 못한 채 대피가 지연 유독가스 흡입에 따른 다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선진국은 이미 화재 경보감지기의 효과에 주목 일찍이 보급을 의무화해 전미방화협회(NFPA)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2002년 보급률이 94%로 높아지면서 사망자의 수가 약
최상현(주필) 5월의 자연은 싱그러운 신록의 세계다. 그 신록이 잿빛 도시를 살린다. 퇴거를 머뭇거리는 겨울 끝자락의 추위는 일찍 피는 봄꽃을 시샘한다. 그렇지만 초여름의 문턱인 5월의 신록은 그런 시샘을 받지 않는다. 그러니까 봄꽃들은 추위의 시련을 견디면서 화사하게 피어 봄이 왔음을 우리에게 알리는 셈이다. 그에 반해 마음껏 푸른 잎을 내고 가지를 뻗치는 5월의 신록은 추위의 샘을 받음이 없이 그저 봄을 즐기며 스스로를 뽐내기만 하면 된다. 잿빛 도시의 가로수 신록도 역시 그렇게 한창 제철을 구가한다. 신록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
정치권이 이른바 ‘갑(甲)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해 분주하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에 따른 갑의 횡포를 차단·시정하는 경제민주화 법안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여야는 6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불공정 거래의 근절을 강조한 데 이어 여야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된 프랜차이즈법,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 등의 경제민주화 법안이 계
흔히 ‘맨유’로 약칭되는 영국 프로축구팀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박지성 선수가 한때 그 팀에서 선수생활을 한 까닭도 있겠지만 세계 축구계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의 명성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72세의 퍼거슨 감독은 이미 2012-13시즌 우승을 확정짓고 5월 20일, 26년간의 감독생활을 청산하는 웨스트브로미치와의 마지막 원정경기를 갖게 된다. 지난 1986년 그 당시, 자칫하면 2부 리그로 떨어질 처지에 놓여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감독이라는 새 지휘봉을 잡은 이래 지금까지 그가 쌓아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한 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ADHD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국제질병분류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규정한 정신장애에 대한 진단 및 통계 편람 양쪽 모두에 등재되어 있는 질병이다. 최근 등 ADHD를 부정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면서 일부 부모들이 불안해하거나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질병(disease)이란 무엇인가? 질병이란 심
[독도시] 독도, 너는 엄지손가락 - 이영균
운주사 밤하늘박희진(1931~ )운주사 와불이 숨을 들이쉬니별들이 초롱초롱운주사 와불이 숨을 내쉬니별들이 반짝반짝. [시평]운주사에는 와불(臥佛), 곧 누어있는 부처님이 계시다. 이 와불과 함께 천 개의 석상 부처님이 계시다. 천 개의 석상 부처님은 다 일어나셨는데, 마지막 한 부처님, 이 와불께서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전한다. 이 와불이 일어날 때 비로소 이 세상이 새로운 세상으로 거듭 태어나게 된다는 말 역시 전한다.운주사의 와불, 아직 일어나지 않으며 무엇을 할까? 하늘의 별들과 호흡을 맞추며 그렇게 누워계시는 것인가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지금 김정은 체제는 개혁과 개방이냐, 수구의 고수냐 하는 갈림길에서 제3의 길을 찾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회주의를 지키자니 ‘계획경제’가 고갈의 절정에 이르고 사회주의를 버리자니 ‘세습정권’이 위태롭다. 최근 일본의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갔지만 북한은 북-일 간에 이루어진 합의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김정일의 유훈이라면 북-일관계 정상화는 김일성의 유훈이다. 김정은이 김정일보다 김일성을 선호한다는 견지에서 보면 북-일관계 개선이야말로 김정은이 가야 할 미래가 분명하지 않은가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천하가 즐거워진 후에 즐거워한다(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는 말은 북송의 정치가이자 문학가였던 범중엄(范仲淹, 989~1052)의 악양루기(岳陽樓記) 맨 마지막에 들어있다. 이 말은 중국총리였던 주룽지가 가장 좋아하여 각광을 받았다. 송대 사대부의 기풍을 세웠다는 평가에 걸맞게 그는 군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요즈음 유행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철저히 실천했다.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소주(蘇州)와 항주(杭州)’라는 미명으로 유명했던 소주 출신으로 자를 희문(希
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얼마 전 TV 토크쇼에 ‘거절을 못하는 직원’의 사연이 소개가 되어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직원이 성실하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착해 거절을 못하고 손님들에게 가격을 깎아줘 매달 100만 원 정도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직원은 자신이 거절을 잘 못해 날린 돈이 2000만 원이 넘고 지금 통장 잔액이 50만 원 정도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서로 간의 정을 중시하는 우리 정서에는 거절이 다소 매정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많다. 때문에 상대에게 어
관음보살은 때로는 뱃사공으로, 때로는 평범한 여인의 모습으로, 때로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모두 서른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구제한다.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 순천 선암사에도 관음보살은 코끼리를 탄 선녀의 모습으로 나타난 바 있다.조선 숙종 때 호암선사가 선암사 중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선암사의 완전 복구는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배바위에 올라 백일기도를 드렸다. 호암선사는 단 앞 향로에 목향(木香)을 세워놓고 제자들에게 일렀다. “내 백일기도를 시작할 것이니 그 동안 너희
최근 들어 일본의 우경화가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독도문제를 비롯하여 야스쿠니 참배문제 등은 최근 몇 년 동안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이슈다.그러나 이런 문제가 크게 조명 받기보다는 으레 연례행사로 여겨지고 있는 이러한 문제에 무관심한 사회적 분위기가 더욱 큰 문제이다.야스쿠니 참배가 왜 문제이고,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역사적 근거를 들어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역사란 우리가 살아온 발자취이다. 과거의 우리의 모습이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 가야할지를 보여주는 이정표이기도 하다.그럼 우리의 역사 교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또 미 상하원의 6번의 기립 박수와 41번의 박수를 이끌어 낸 박근혜 대통령의 의회 연설 등은 한미 양국은 물론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51명의 재벌 총수를 비롯한 금번 방미 사절단의 규모는 사상 최대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한미 60주년과 취임 후 첫 나들이, 정상회담, 최고의 박수갈채 그리고 최대의 사절단 동행의 득과 실을 따져 볼 겨를도 없이 정치권의 화두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진실공방으로 비켜서고 말았다. 그래서 필자는
강원도에 가면 결의소라는 것이 있는데, 두 마리가 한 마리처럼 호흡을 맞춰 의리좋게 일한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강원도의 밭은 보통 산을 일궈서 만들었기 때문에 가파르다. 소 한 마리로 밭을 갈기에는 힘이 부치므로 두 마리를 나란히 연결해서 쟁기를 끌도록 한 것이다.결의소에 쓰이는 소는, 칡소 또는 흑소라고도 하며 범같이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다고 해서 호반우(虎班牛)라고도 한다. 결의소는 영리하고 의리가 두터워 한 마리가 낮은 곳을 지나면 다른 한 마리는 무릎을 꿇어 키를 맞추며 보조를 맞춘다. 또 고집이 세서 마음에 안 들면 절
인사청문회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증으로 행정부와 대통령을 견제하는 장치다. 대통령 등이 임명한 공직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국회에서 검증해 대통령의 인사 전횡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그런데 인사청문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 권력의 중심에 있는 청와대 비서진이다. 최근 정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이 같은 ‘검증의 사각지대’를 되돌아보게 한다.현재 인사청문회 대상으로는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감사원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이 있다. 장관급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소방관은 화재 현장뿐만 아니라 위험이 상존하는 사고 현장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그야말로 공무원 중의 공무원이다. 인명을 구하다 보면 부상당하기도 하고, 심지어 자신의 생명마저 위협받거나 때로 희생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화재, 재난현장 등 사고 현장은 한치 앞을 모를 정도로 상황이 순식간에 급변하기도 하는데, 현장 지휘관이나 출동 소방관들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유해인자(有害因子)에 쉽게 노출되기 마련이다. 소방공무원이 현장에 출동할 때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마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행동 요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정부는 5월에 벤처자금·생태계조성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청와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중심이 돼 작업 중이라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29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벤처자금·생태계조성 종합대책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구체적으로 정부가 무엇을 뒷받침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이 종합대책에는 벤처자금과 생태계조성에 초점을 두고 창업과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 누구나 창업을 하고 자유롭게 기술과 경영권을 매매할 수 있게 하고 벤처1세대의 경험과
이병익 정치평론가 사회 지도층이나 오피니언 리더라는 사람들, 혹은 국민에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나 TV나 언론에서 친숙하게 알려진 사람들 중에 거짓말을 공공연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우리 사회가 거짓이 만연한 건강하지 못한 패륜의 사회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TV에서 토론하는 사람들 중에도 부정확한 사실을 fact라고 강변하는 사람도 있고 의도적, 순간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상대방의 논리에 밀리면 반전시키려고 억지를 부리는 모습도 보게 된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이태균 (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우리나라 국민의 일류병은 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해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식과 마음의 양식을 넓혀주는 책만 하더라도 자기들이 펴낸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일부 비양심적인 출판사들이 사재기를 통해 판매량을 부풀리는 일은 출판업계의 고질적 관행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이 문제를 언론에서 집중 조명하니까 몇몇 유명한 저자들이 스스로 절판을 선언하는 극단적인 처방을 했지만 과연 출판업계의 뿌리 깊은 편법과 속임수가 없어질지, 책을 많이 팔아야만 먹고사는 출판인들이 사재기를 해서라
이슬의 노래한광구(1944~ )일생이푸른 풀잎에 맺혔다가떨어지는한 방울의투명한이슬이구나. [시평]옛 분들은 우리네 인생을 풀잎에 매달렸다, 햇살이 나면 이내 사라지고 마는 아침 이슬과 같은 존재라고 말을 했다. 이를 일컬어 ‘여로창생(如露蒼生)’, 곧 이슬과 같은 인생이라고 표현했다.어느 날 문득 자신의 삶이, 자신이 살아온 삶이 ‘푸른 풀잎에 맺혔다가 이내 떨어지는 한 방울의 투명한 이슬’이라는 자각이 들 때. 그러한 자각으로 자신의 삶이 더 없이 쓸쓸하고 작아질 때. 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자신이 지닌 자신의 가장 근원적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