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균 (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우리나라 국민의 일류병은 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해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식과 마음의 양식을 넓혀주는 책만 하더라도 자기들이 펴낸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일부 비양심적인 출판사들이 사재기를 통해 판매량을 부풀리는 일은 출판업계의 고질적 관행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이 문제를 언론에서 집중 조명하니까 몇몇 유명한 저자들이 스스로 절판을 선언하는 극단적인 처방을 했지만 과연 출판업계의 뿌리 깊은 편법과 속임수가 없어질지, 책을 많이 팔아야만 먹고사는 출판인들이 사재기를 해서라도 베스트셀러를 만들려는 유혹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독자들도 무조건 특정출판사나 대형서점들이 발표하는 베스트셀러라는 말만 믿고 책을 구매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는지 재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시장의 공정한 거래는 공급자인 출판사와 소비자인 독자와의 건전한 교감으로 형성돼야 함에도, 일부 몰지각한 출판사의 비양심적인 상술로 독자의 충동구매를 부채질함으로써 건전한 도서시장 육성과 독서문화 발전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독자들도 엉터리 베스트셀러라는 말에 현혹되어 책의 내용도 파악하기 전에 거실책장 장식용으로 책을 구입하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하면서, 책장의 도서들이 여러분의 손때가 얼마나 묻어 있는지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도서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가려면 우리 독자들의 깊은 성찰도 함께해야 함은 당연하다고 본다.

마음의 양식을 제공하는 책을 만드는 출판업자가 사재기란 술수를 써서 베스트셀러를 만들려는 상술은 버려야 한다. 책은 진리와 깨우침과 가르침을 담아 독자들에게 무한의 지식을 넓혀주는 보물이며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장식품이나 일순간의 쾌락과 즐거움을 주는 도구가 아님을 누구보다 출판인들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 출판업계가 대부분 영세해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음도 국민과 독자들이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정도를 걸어 당당하게 작품내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함은 당연하다. 좋은 책을 만들면 출판사의 과잉 홍보나 사재기란 얄팍한 상술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독자 스스로가 알아서 많이 구입해 진정한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출판업자가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요즘 우리 국민들은 경기불황 탓인지 도서구입이 줄고 있으며, 도서구매의 중심축인 청소년들과 직장인들 그리고 주부들마저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오락게임에 빠져 독서에는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도 출판업계의 활성화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사정이 어려울수록 독서를 통한 마음의 양식이라도 충분히 늘려두는 것은 어떨까.

솔직히 요즘 젊은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피전문점의 커피나 음료수 가격이 얼마인가? 기호식품인 커피나 탄산음료에 맛들여진 우리 젊은이들이 몇 잔의 커피값을 절약해 우량도서를 구입해 준다면 우리 출판업계의 불황의 그림자도 사라지고 출판시장의 잘못된 판매관행도 시정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 사실 독서를 많이 한다고 당장 티가 나지는 않지만, 독서로 쌓은 지식은 대화를 나눠 보면 독서량과 비례해 내공의 힘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미래의 우리국가를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들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오락을 잠시 접어두고 스타벅스의 커피값 몇 잔만 절약해 지식의 보고인 베스트셀러를 구독하게 되면 몇 년 후 젊은이들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책 안에 여러분의 미래도 함께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잠시라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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