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회담 트럼프 “김정은 바라는 바 이뤄주겠다”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 답방하게 되면 전해달라
문 대통령 “김 위원장 연내 서울답방 가능성 있어”
트럼프, 中 시진핑에 북한문제관련 협조 당부한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내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움직일지 주목된다. 남북미는 정상 간 합의 후에 실무진에서 후속협상을 벌이는 정상외교를 재개했다.
3일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다음 순방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안에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 대해서도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인식을 했다”고 청와대 등은 밝혔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또는 고위급 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남북이 먼저 답방이 이뤄지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염려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에서 그러한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하면 김 위원장에게 그 메시지를 전해 달라는 당부를 저한테 하기도 했다”면서 “‘김 위원장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김 위원장을 좋아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남은 이 합의를 다 마저 이행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 이런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북미 고위급회담이 지난달 8일 개최되기로 했지만 미국 중간선거날인 6일 북한에 의해 돌연 취소되면서 북미 대화는 정체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G20 계기로 이뤄진 한미 간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미 교착국면을 벗어날 계기를 만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년 1~2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구상을 밝혔다. 이에 6.12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어졌던 남북미 정상외교가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G20 계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면 전해달라는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메시지는 북한이 과감한 비핵화 조치에 나서면 미국도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강하게 요구해온 대북제재 완화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 시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포함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그때 구체적 메시지가 전달되고 알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하고 비핵화 조치 추진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내년 1~2월 내 북미정상회담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갔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해 연내 서울 답방을 추진하는 것과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를 받고 여기에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에 달려있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당초 12월 중순경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측은 연내 김 위원장의 답방을 곤란해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어 그 귀추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를 통해 미국의 상응조치의 수준을 낮추거나 제재완화를 이끌어낼 핵신고와 검증, 보유 핵무기·대룩간탄도미사일(ICBM) 반출·폐기 등에서 추가적 조치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얼마나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인가가 관건으로 주목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휴전하고 내년 초부터 예상된 추가관세 중지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문제에 있어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G20 계기 미중정상회담 이후 연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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