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평화 NGO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은 ‘평화교육’을 통한 평화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평화교육은 평화를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한 가치관 교육이다. HWPL 평화교육의 비전은 학생들이 평화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정신을 함양해 평화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HWPL 평화교육은 머리에만 남는 지식·이론 교육이 아닌 학생의 전인적 사고를 길러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으로 전 세계 교육계에 충격을 줬다. 학생들은 평화적 가치를 배우고 내면화(의식의 흐름)함으로써 평화의 정신을 고양해 지역사회와 지구촌 시민에 평화의 문화를 전파하는 통로가 된다. 본지는 지구촌 곳곳에서 그간 진행돼온 HWPL 평화교육의 현장 소식(내용)과 반응을 조명해 집중 연재한다.

지난해 5월 25일 스리랑카 국제공화학교에서 5.25 세계평화선언 10주년 기념식 및 평화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지난해 5월 25일 스리랑카 국제공화학교에서 5.25 세계평화선언 10주년 기념식 및 평화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26년 동안 내전 겪어 평화 염원 간절… 2019년 폭탄 테러 발발

4개 학교서 교사 8명 평화교육 활동, ‘평화기념비’ 건립 학교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HWPL의 설립자이자 6.25 참전용사인 이만희 대표는 “전쟁 없는 평화세계를 이뤄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자”면서 직접 세계를 31바퀴나 돌며 전 세계 모든 학생이 평화를 만들어가고 유지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평화교육 사업에 앞장섰다. 무엇보다 HWPL의 평화교육은 말로만 평화를 외치는 게 아닌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실현한 HWPL의 평화 행보를 교육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 대표가 직접 중재에 나서 이뤄낸 필리핀 민다니오섬의 50년 종교 무력 분쟁의 평화적 해결 사례를 꼽을 수 있다. 국제기구도, 정부 기관도 아닌 한 민간 단체가 보여준 ‘평화의 행보’는 전쟁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을 막을 수 있는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내전으로 고통받은 나라일수록 HWPL의 평화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1983년 7월 23일부터 2009년 5월 18일까지 26년 동안 내전을 겪은 나라다. 스리랑카와 타밀족 반군인 타밀일람 해방 호랑이(LTTE) 사이에 진행된 내전이다. 스리랑카 정부군이 타밀일람 해방 호랑이의 지배 지역을 제압하면서 26년에 걸친 내전은 종결됐다. 내전은 종식됐지만, 그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고 그만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간절한 곳이다. 본지는 이번호에서 스리랑카에서의 평화교육을 살펴봤다.

2018년 9월 17일 평화 만국회의 4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한한 4개국 교육계 장·차관급 인사들은 인천 라마다호 텔에서 글로벌 평화교육 발전 포럼을 진행한 후 HWPL과 MOA를 체결했다. 사진은 이만희 HWPL 대표(가운데)와 각 국 장·차관급 인사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2018년 9월 17일 평화 만국회의 4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한한 4개국 교육계 장·차관급 인사들은 인천 라마다호 텔에서 글로벌 평화교육 발전 포럼을 진행한 후 HWPL과 MOA를 체결했다. 사진은 이만희 HWPL 대표(가운데)와 각 국 장·차관급 인사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평화교육,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행해야”

HWPL은 2018년 9월 17일 평화 만국회의 4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한한 4개국 교육계 장·차관급 인사들과 인천 라마다 호텔에서 글로벌 평화교육 발전포럼을 진행한 후 MOA를 체결했다. 당시 MOA를 체결한 4개국은 스리랑카를 비롯해 이라크, 과테말라, 캄보디아였다.

하지만 이후 바로 스리랑카에서 평화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 2019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류가 잠시 중단된 탓이다. 그러다가 닐 수바싱헤 스리랑카 국제공화학교 교장이 HWPL과 연결돼 코로나19 기간에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평화교육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됐다. 수바싱헤 교장은 이후 2022년 10월 진행된 평화교사 양성교육에 직접 참석한 뒤 해당 교사들도 교육으로 이끌었다. 현재 평화교육을 학교의 공식 커리큘럼에 적용하고, 평화기념비도 교내에 건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평화교육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25일 스리랑카 누와라엘리야 지역에 위치한 국제공화학교에서는 ‘세계평화선언 10주년 기념행사 및 평화기념비 제막식 및 MOU 서명식’이 진행됐다. 이날 1100명의 학생이 HWPL 회원으로 가입했고, 국제공화학교 소속 2개 학교에 대한 평화교육 MOU 서명식이 있었다. 수바싱헤 교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누와라엘리야 지역 시장에게 평화교육을 소개했고, 시장은 평화교육 담당자를 학교 측에 연결해 주기도 했다.

지난해 5월 25일 스리랑카 국제공화학교에서 5.25 세계평화선언 10주년 기념식 및 평화기념비 제막식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지난해 5월 25일 스리랑카 국제공화학교에서 5.25 세계평화선언 10주년 기념식 및 평화기념비 제막식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스리랑카에선 4개 학교(국제공화학교, 비스미 코란 학교, 마운트 칼바리 학교, 쿠루갈라와 성 토마스 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시행되고 있으며, 8명의 평화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쿠루갈라와 성 토마스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학교는 HWPL과 평화교육 MOU를 체결했다.

2022년 3월 평화교사 양성교육에 참석한 수바싱헤 교장은 “우리에게 평화교육 연수를 가르쳐줘서 감사하다. 우리가 평화가 무엇인지 배웠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사는 법도 배웠다”면서 “이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행해야 할 태도”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평화는 사람에서뿐만 아니라 새와 같은 자연에서도 배울 수 있다”며 “늘 말씀드렸듯이 아이들을 위해 우리 함께 일하자. 우리는 하나이기 때문에 이 지구를 위해서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즈레스 이팜 공화 국제학교 교사도 당시 “2022년 4월부터 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수업을 통해 제 학생들이 천지만물의 본래 상태를 이해했으면 한다”며 “숙제로 학생들에게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그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평화교육 연수에 대해 매우 인상 깊었음을 내비쳤다.

이팜 교사는 “이 평화교육 연수는 정말 특별하다. 지금 우리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평화를 심어주는 일”이라며 “평화교육 연수는 우리에게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은 동기와 힘을 실어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 45명의 교사 모두가 모여서 먼저는 우리 학교에서, 그다음은 지역사회, 또 그다음에는 전 세계에 평화교육을 시행할 것이다. 온 세상이 조화롭게 살도록 말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2월 10일부터 3월 17일까지 스리랑카에서 진행된 평화교사 양성 교육.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지난해 2월 10일부터 3월 17일까지 스리랑카에서 진행된 평화교사 양성 교육.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아이들이 평화시민 되게 하는 많은 훌륭한 교육 제공”

마운트 칼바리 학교 교사들도 국제공화학교 교사들만큼 평화교육에 열정적이다. 이들 학교에는 HWPL에서 정식으로 임명한 평화교사가 각각 4명씩이다.

2022년 2월 평화교사 연수에 참여한 쉴라 안나 슈미트 마운트 갈바리 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평화시민이 되게 하는 많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이며 실질적으로 우리 학교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언젠가 우리의 리더가 될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평화교사 연수를 통해 배운 내용과 같이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교사의 책임”이라며 “교사는 아이들을 우리 사회에서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12월 진행된 ‘인류 세계의 평화가 깨어지게 된 원인’이란 제목의 수업에서 슈미트 교사는 “평화교육 수업은 학생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이런 교훈을 줄 기회가 생겨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업에 참석한 키츠미 키아 학생은 “질서는 중요하다. 질서가 있는 곳은 깨끗하고, 단정하며 그곳에는 평화가 있다”며 “반면 욕심은 사랑을 파괴하며 우리의 삶이 어려워질 수 있다. 욕심으로 인해 가족과 친구, 집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26일 HWPL과 IPYG가 스리랑카에서 ‘세계평화선언문 제6주년 기념식 및 평화 걷기’ 행사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2019년 5월 26일 HWPL과 IPYG가 스리랑카에서 ‘세계평화선언문 제6주년 기념식 및 평화 걷기’ 행사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01.

◆스리랑카 내전 종식에도 ‘종교 분쟁’ 상존

한편 지난 2019년 5월 26일 HWPL과 IPYG가 스리랑카에서 ‘세계평화선언문 제6주년 기념식 및 평화 걷기’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2019년 4월 21일 스리랑카에서 ‘부활절 폭탄테러’가 총 8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290명의 국민과 외국인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26년 동안 이어진 내전은 종결됐지만 스리랑카 분쟁의 씨앗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 것이다. 

당시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됐음에도 이날 행사엔 22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국내외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DPCW의 필요성을 알리고, 세계 각지와 국내에서 진행된 DPCW를 촉구하는 ‘피스레터’ 캠페인 활동 결과를 공유했다.

이는 각국 대통령들에게 보내진 편지들에 대한 답신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이 행사는 스리랑카의 랜드마크인 강가라마야 사원에서 진행했고 폭탄테러로 희생당한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원 전체를 돌며 평화를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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