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잇따른 가격 인상에
둔화세 보이던 물가 다시 반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가피”
음식점 판매가격도 오를 전망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서 관계자가 진열된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서 관계자가 진열된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홈파티 및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 시즌을 앞두고 맥주와 소주, 양주(위스키) 등의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맥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1% 오른 112.45다. 이는 올해 2월(5.9%)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맥주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7.0%에서 2월 2.9%, 3월 3.6%, 4월 0.7%로 둔화 흐름을 보이다 10월에도 1.0% 수준에 그쳤다. 다만 지난달 다시 5%대로 반등했다.

지난해 주류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맥주 물가 상승률은 그해 10월 7.1%까지 올랐으나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으로 인해 맥주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소주와 양주의 물가 상승률도 마찬가지로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주 물가 상승률은 4.7%로 올해 2월(8.6%) 이후 가장 높았다. 2월 이후 3월 1.4%로 떨어진 뒤 4월부터 10월까지 0%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달 4%대로 다시 대폭 높아졌다.

지난달 양주 물가 상승률도 9.6%로 2월(12.5%) 최고치다. 지난 9월 –0.6%에서 10월 5.1%로 크게 뛰면서 지난달 10%에 육박했다.

한동안 둔화세를 보이던 물가가 다시 꿈틀거린 것은 주류 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인한 것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10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수입 위주의 산업 특성상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용압박이 계속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불안 상황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월 9일부터 소주 대표 브랜드인 참이슬 후레시와 참이슬 오리지널 제품 중 360㎖ 병과 1.8ℓ 미만 페트류를 대상으로 출고가를 6.9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 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등 환율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주 원가의 약 15%를 차지하는 주정 가격은 올해 1~6월 1ℓ 평균 1795원으로 가격 인상 이전인 2021년(1ℓ당 1589원) 대비 약 13% 올랐으며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공병 가격을 180원에서 220원으로 22%가량 인상했다.

지난해 맥주의 핵심 원료인 맥아 가격은 전년 대비 48% 급등했고 공장 가동과 제품 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 가격은 38% 올랐다.

맥주와 소주뿐 아니라 지난 10월 위스키 가격도 인상됐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달 조니워커 블랙 판매가를 편의점 기준 6만 9900원으로 14.8%,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글렌피딕 가격을 10만 9000원으로 5.8% 상향 조정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12년산 가격을 5만 3100원으로 10.9%, 로얄살루트 21년산은 37만 2900원으로 8%가량 올렸다.

이러한 맥주와 소주 등의 출고가 인상은 통상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 채널별로 순차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술자리가 많은 연말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맥주와 소주, 양주 등 주요 주류 중에서 막걸리 물가 상승률만 0.4%로 전월과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주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맥주와 소주 물가도 함께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맥주(외식) 물가 등락률은 지난 2월 10.5%에서 9월 4.4%까지 낮아졌으나 이후 상승 폭은 10월 4.5%, 11월 5.0%로 커지고 있다.

소주(외식) 물가 상승률도 2월 이후 9월 (4.4%)로 7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다가 10월과 11월에 4.7%로 높아졌다. 음식점에서 소주값을 보면 저렴한 경우 4000원에 판매되지만 비싼 곳은 7000~~8000원에 판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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