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와 무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가 함께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와 무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가 함께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새로’ 등 자사의 소주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과 새로의 출고가 인상 계획을 며칠 안에 공지할 예정이다. 다만 클라우드 등 맥주 제품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

이번 가격 인상에서 맥주가 제외되는 것은 정부가 고공행진하는 식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업에 가격 인상 자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테스크포스(TF)를 꾸려 품목별 가격 관리에 나서는 등의 상황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고가 인상은 통상 공지 시점에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 이뤄진다. 인상 폭은 다른 업체들과 비슷한 7%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3월 소주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처음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다. 롯데칠성이 결국 소주 출고가를 인상하기로 계획한 것은 내년 1월부터 국산 소주에 기준판매비율이 도입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주 등 종가세(가격의 일정 비율만큼 과세)가 부과되는 국내 주류의 과세표준을 매길 때 기준판매비율만큼 차감해주는 ‘주세법 시행령’과 ‘주세법 시행규칙’이 내년 1월 1일 출고분부터 적용되면 자동으로 출고가가 낮아지며 그러면 마트 등의 판매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올해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차례로 인상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10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수입 위주의 산업 특성상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용압박이 계속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불안 상황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월 9일부터 소주 대표 브랜드인 참이슬 후레시와 참이슬 오리지널 제품 중 360㎖ 병과 1.8ℓ 미만 페트류를 대상으로 출고가를 6.9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 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등 환율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특히 소주 원가의 약 15%를 차지하는 주정 가격은 올해 1~6월 1ℓ 평균 1795원으로 가격 인상 이전인 2021년(1ℓ당 1589원) 대비 약 13% 올랐으며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공병 가격을 180원에서 220원으로 22%가량 인상했다.

지난해 맥주의 핵심 원료인 맥아 가격은 전년 대비 48% 급등했고 공장 가동과 제품 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 가격은 38% 올랐다.

무학, 보해양조, 대선주조, 맥키스컴퍼니, 한라산 등 지역 소주 업체들도 뒤이어 가격을 올렸고 금복주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에 국내 모든 소주 브랜드 가격은 연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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