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째 이어진 외식 물가 상승률
8개 품목 가격 중 절반 1만원 이하
국민 5명 중 1명 “내년 지출 줄여”
가공식품에 맥주·소주·양주값도 올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추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9%로 30년만에 가장 높았고, 농산물 가운데 배추와 무는 1년 전과 비교해 9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추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9%로 30년만에 가장 높았고, 농산물 가운데 배추와 무는 1년 전과 비교해 9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외식 물가 상승세가 30개월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외식 품목 8개 중에서 지난달 김밥과 김치찌개 가격이 또 올랐다.

1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김밥 가격은 서울을 기준으로 10월 3254원에서 11월 3292원으로, 김치찌개 백반은 동기간 7846원에서 7923원으로 인상됐다.

김밥 가격은 지난해 7월 2969원에서 8월 3046원으로 3000원대에 진입하면서 이후에도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9월 3215원이었다가 10~11월에도 두 달 연속 올랐다.

김치찌개 가격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7654원에서 5월 7846원으로 오른 후 5개월 동안 유지되다가 지난달 7923원으로 비싸졌다.

다만 대표 외식 품목 8개 중 6개 품목의 외식비는 지난 10월과 동일하다. 해당 품목들의 가격을 살펴보면 자장면 한 그릇 7069원, 칼국수 8962원, 냉면 1만 1308원, 삼겹살 1인분(200g) 1만 9253원, 삼계탕 1만 6846원, 비빔밥 1만 577원 등이다.

이로써 서울에서 1만원으로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메뉴는 김밥, 김치찌개 백반, 자장면, 칼국수 등 4개에 불과하다.

8개 품목 중 6개 품목의 외식비가 변동이 없더라도 외식 물가는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다.

식자재값 상승으로 가격은 점차 오르는데 한 번 오른 가격은 잘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과 재료값이 떨어지더라도 전기세·교통비·인건비 등 외부 요인으로 크게 오른 물가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30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 응답자의 52.3%는 내년 소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소비를 줄일 품목으로 여행·외식·숙박을 꼽은 응답자는 20.6%로 집계됐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4.8%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을 웃도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21년 6월 이후 3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76.9%를 차지하는 30개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햄버거가 16.9%로 가장 높았으며 피자(10.0%), 비빔밥(7.1%), 냉면(7.0%), 오리고기(외식, 7.0%), 죽(외식)(6.9%), 김밥(6.9%), 도시락(6.8%), 떡볶이(6.7%), 라면(외식)(5.5%) 등의 순이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도 만만치 않다. 가공식품은 2021년 12월 이후 24개월째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는데 세부 품목 73개 중 61.6%를 차지하는 45개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소금이 21.3%로 가장 높았으며 참기름(20.8%), 파스타면(19.1%), 설탕(19.1%), 당면(18.1%), 우유(15.9%), 아이스크림(15.6%) 등이 뒤를 이었다. 생수(11.8%), 커피(11.6%), 주스(11.2%) 등도 10%를 웃돈다.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을 앞두고 주류 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인해 맥주와 소주, 양주(위스키) 등의 물가 상승률도 높아졌다.

지난달 맥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1% 오른 112.45로 지난 2월(5.9%)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주와 양주의 물가 상승률도 마찬가지로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주 물가 상승률은 4.7%로 올해 2월(8.6%) 이후 가장 높았다. 2월 이후 3월 1.4%로 떨어진 뒤 4월부터 10월까지 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4%대로 다시 대폭 높아졌다.

지난달 양주 물가 상승률도 9.6%로 2월(12.5%) 최고치다. 지난 9월 –0.6%에서 10월 5.1%로 크게 뛰면서 지난달 10%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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