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20일 16개 식품업체와 간담회
한훈 차관 “물가안정에 적극 협조해달라”

식품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는 한훈 농식품부 차관. (출처: 연합뉴스)
식품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는 한훈 농식품부 차관.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정부가 올해 4번이나 식품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지난 20일 한훈 차관 주재 하에 16개 식품업체와 만나 물가안정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최근 변화된 대외환경으로 인해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물가안정에 대한 식품기업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CJ제일제당, 동원F&B, 오리온, 풀무원식품, 해태제과, 대상, 빙그레, 삼양식품, 오뚜기, 농심, 롯데웰푸드 등 대표이사 및 임원들이 참석했다.

한 차관은 식품업계에 “일부 원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물가안정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업의 원가 부담 완화, 규제 개선, 수출 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이 최소화되도록 업계와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며 “전지·탈지분유 등에 대한 할당관세 추가 적용, 원료매입 자금 지원 확대, 해외 박람회 참가 및 판촉 지원 등도 강화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8일 농식품부가 22개 식품·외식 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지 한 달이 조금 넘게 지난 후 다시 소집한 것이다.

이달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인해 우유·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이 오른 데다가 위스키·맥주 등의 주류 가격까지 올랐다.

심지어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물가에 더해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등락함에 따라 수출·입 물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외식·가공식품 물가도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정부와 한은은 이달부터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서비스 물가의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같은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달부터 둔화 흐름을 보이며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0월부터 다시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내고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도 수요 측 압력 약화,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이·팔 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동시에 최근 우유·아이스크림을 비롯한 유제품 및 맥주·위스키값 등의 인상과 앞으로도 외식·가공식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지는 추세다.

한 차관은 “지난 9월 소비자 물가는 3.7%로 8월(3.4%)부터 다시 상승하고 가공식품 물가도 9월 기준 5.8%로 전체 물가상승률 대비 여전히 높다”며 “기상 이변으로 농작물 작황이 별로 좋지 않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여러 대외여건이 물가 불안을 재차 자극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설탕 가격은 지난 4월부터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7월에 이뤄진 원유가격 인상에 유제품 가격 인상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제당 업체가 4∼5개월분의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달부터 일부 유가공 업체가 유제품 가격을 인상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 걱정이 크다”며 “일부 원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경영효율화를 통해 원가 부담을 흡수하는 등 물가안정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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