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기독교 박해 세력 보고서’
세계 곳곳 2억명 기독인들 핍박 
“北, 집에서 성경 발견 종신형”
박해자로 김정은 등 5명 지목

① 파키스탄 파이살라바드 인근 자란왈라에서 주민들이 성난 무슬림들의 습격으로 파손되고 불에 탄 교회에 모여 있다. ②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3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출생지로 여겨지는 이라크 남부 우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종교간 관용과 우호를 호소했다. 인도 북동부의 마니푸르주의 기독교 박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③ 불에 탄 교회. ④ 불에 탄 기독교 서적. (출처: 뉴시스)
① 파키스탄 파이살라바드 인근 자란왈라에서 주민들이 성난 무슬림들의 습격으로 파손되고 불에 탄 교회에 모여 있다. ②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3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출생지로 여겨지는 이라크 남부 우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종교간 관용과 우호를 호소했다. 인도 북동부의 마니푸르주의 기독교 박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③ 불에 탄 교회. ④ 불에 탄 기독교 서적.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전 세계 2억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박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북한에서 박해를 피해 비밀리에 신앙을 유지하는 기독교인은 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제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미국 국제기독연대(ICC)가 발표한 ‘올해의 기독교 박해 세력 보고서’에 따르면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이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알제리, 에리트레아가 지목된 데 이어 올해 새롭게 북한과 아제르바이잔이 추가됐다.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자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 요기 아디티야나트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총리가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 기독교인들은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하거나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감옥, 고문 심지어는 처형의 위험을 감수하며 살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는 2살 아이의 부모는 집에서 성경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종신형을 선고받는가 하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ICC는 “김정은 정권은 반체제 정치인들처럼 국가와 정권의 안정에 위협을 주는 기독교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해왔다”며 “김정은은 자신이 국가의 수장이자 신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구축한 국가조직과 경쟁이 되는 모든 외국 사상은 분쇄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3월 4일부터 7월 6일까지 수십 건의 공격으로 약 549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했다. ICC는 “카두나주의 한 가톨릭학교에서 젊은 신학생이 살해된 공격을 포함해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기독교인들에게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아지리아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으며 심지어 계속되는 대량학살을 조장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는 수십 년에 걸친 폭력으로 고통을 받는 나라다. 대규모의 조직화된 테러 단체에서부터 소규모의 단절된 공동 민병대에 이르기까지 나이지리아의 폭력은 고질적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에서는 급진적인 종교 민족주의의 급증으로 폭력 사건이 확대되고 모디 총리의 무반응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등 기독교인들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ICC는 “인도 내 2600만명의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은 올해 기록적인 속도로 증가했다. 지난해 발생한 600건 이상의 사건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마니푸르 기독교인들이 표적이 돼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백개의 교회가 파괴됐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ICC는 “기독교 박해국에 우린 더 많이 항의해야 한다”며 대북 외교 압박과 더불어 이번에 아제르바이잔을 미국 특별우려국에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단체 측은 2021년부터 연례 보고서를 통해 기독교 박해 세력을 알리고 있다. 제프 킹 ICC 회장은 “종교 박해 사례는 대개 숨겨진 경우가 많다”며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타인을 핍박하는 세력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