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수 1980·90년대 제한 풀리면서 반등… 현재는 평준화”
美퓨리서치센터 분석… “기독교 정체성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

지난해 9월 중국 종교당국이 폐쇄조치한 베이징 최대 지하교회인 시안(錫安·시온)교회 출입구에 차압딱지가 붙어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해 9월 중국 종교당국이 폐쇄조치한 베이징 최대 지하교회인 시안(錫安·시온)교회 출입구에 차압딱지가 붙어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중국의 기독교 인구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빠르게 증가한 후에 현재는 성장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들은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종교가 알려질 경우 사회적 또는 재정적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기독교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학술단체들이 수집한 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 미국 퓨 리서치 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문화 혁명 동안 종교를 금지한 이후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기독교와 다른 종교들의 제한이 풀리면서 반등했지만, 현재 중국의 기독교 인구 규모는 평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대혁명 직후 몇 년 동안 중국의 종교 지형을 평가한 조사는 없었지만, 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등록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기독교인의 수는 1982년 600만명에서 1997년 14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가가 승인한 가톨릭 및 개신교 협회(천주교애국회와 삼자애국운동)에 등록되지 않은 ‘지하’ 또는 ‘집(가정)’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기독교인의 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일례로 2018년 중국 가족 패널 연구 조사에서 응답자의 3%가 기독교의 신인 하나님 또는 예수님을 전적으로 믿는다고 응답했다. 4%는 기독교 신과 적어도 한 명의 비기독교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중국에서 기독교는 2013년 시진핑이 국가주석이 된 이후로 더욱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설문조사 패턴이 정치적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종교가 알려질 경우 사회적 또는 재정적 결과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기독교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기로 선택할 수 있기에 응답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퓨 리서치 센터는 봤다.

설문조사가 얼마나 정확하게 중국의 종교적 풍경을 포착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기독교 인구가 정체되고 있다는 그럴듯한 이유로는 종교 활동을 감시하고 억제하는 정부의 정책이 일부 중국인들이 기독교인이 되거나 남아 있는 것을 막았을 수도 있다고 퓨 리서치 센터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는 기독교와 다른 종교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연관돼 있는지를 추정하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정치가 어떻게 도출됐는지, 그리고 이전 정부 수치와 비교할 수 있는지는 종종 불분명하다는 게 퓨 리서치센터의 설명이다. 정부 통계도 미등록 교회 신도를 포함하는 정도가 다양하고, 자녀를 포함하는 지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2010년 중국사회과학원(CASS) 종교 관련 블루북은 중국에 2300만명의 개신교인이 있다고 추정했다. 전국적으로 대표적인 가구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정부 추산에는 공식적인 국가의 승인을 받은 삼자애국운동 회원들과 더불어 가정교회 신도들도 포함돼 있었다.

2018년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의 종교자유백서는 3800만명의 개신교 신자가 있다고 보고했지만, 이 신문은 이 추정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이 무렵 베이징 대학의 한 연구는 중국 가족 패널 연구 조사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기독교인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기독교 신앙을 믿거나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를 포함한 기독교 예배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성인의 수가 약 4000만명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몇몇 기독교 단체들은 중국의 기독교인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조사 자료나 정부 통계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고 주장한다. 세계 기독교 연구 센터는 중국의 성인과 어린이 인구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6%에서 2020년 7%로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아시아의 교회 수를 늘리기 위해 일하는 기독교 사역인 아시아 하베스트는 기독교인들이 2010년 국가 전체 인구의 8%에서 2020년 9%로 성장했다고 추정했다.

일부 언론인, 학자, 기독교 옹호 단체들은 중국의 기독교가 21세기에도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이 2050년까지 중국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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