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게 (사진제공: 농업박물관)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우리 민족이 발명한 우수한 연장 중 하나인 지게는 물건을 져서 나르는 운반 기구로 손수레가 나오기 전까지 집집이 하나씩은 소유했던 도구였다.

삼국시대부터 사용한 지게는 천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 형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지게는 형태나 크기, 지역에 따라 모양과 만드는 방법이 다양하다. 전통적인 방법을 살펴보면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게 했는데, 한쪽 지게의 가지는 양지에서 자란 가지를 사용하면 다른 쪽 지게가지는 응달에서 자란 가지를 썼다.

또 지게는 ‘ㅏ’자 모양의 가지 2개를 가로로 빗장으로 연결한 후 어깨끈을 상부와 하부에 이어 체형에 맞게 조절하게 했다. 재료는 가볍고 질긴 나뭇가지를 사용했는데 이는 사람의 양어깨와 등을 이용해 짐을 날라야 했기 때문에 지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함이었다.

사용하는 지역에 따라 그 모양을 달리하기도 했다. 산지에서 사용하는 지게는 길이 좁고 가파른 곳이 많고 풀이나 나무 등 장애물에 걸리는 일이 많아 지게의 다리를 최소한 짧게 했으며 바지게는 폭이 좁고 높게 만들었다.

평야 지대에서는 자유롭게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다리도 길고 바지게도 커다랗고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지게는 6.25전쟁에서도 큰 활약상을 보였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은 산이 많고 도로가 없는 전장에서 차로 산까지 보급품을 운반할 수 없어 일명 ‘지게 부대’를 통해 전시물량을 공급했다.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전장까지 50㎏ 정도의 보급품을 운반하고 부상병을 싣고 되돌아오는 고된 노동을 통해 병력유지에 큰 보탬을 준 지게 부대는 미군이 극찬한 최고의 군사 운반 수단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지게를 통해 조상의 지혜와 땀이 힘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