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문화 '갓'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극동 지역에서 모자는 정당하게 취급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자의 나라 조선’에서는 존중을 받고 있다. 조선의 모자는 수적으로 훨씬 다양하게 발전했다. 서양의 박물관이 체계적인 모자수집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면 조선은 아마도 수집가의 천국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맑은 날․궂은 날 쓰는 모자, 실내용․야외용․궁정용 모자 등 정말 많은 모자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 ‘내 기억 속의 조선 조선사람들’ 중)

미국의 천문학자인 퍼시벌 로웰(PercivalLowell, 1855~1916)은 1883년 조선을 방문해 조선 남성들의 모자에 대한 ‘무한애정’을 수기로 남겼다.

로웰은 자신의 저서 ‘내 기억 속의 조선 조선사람들’ 중에서 무수한 종류의 모자와 일곱 살에서 열네 살 소년들이 처음 모자를 쓰면서 사회적으로 성인이 된다는 풍습을 눈여겨봤다고 전했다.

육체적 성인의 기준이기보다 사회적으로 성인이 갖는 책임감을 조선 남성들은 모자를 통해 고취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

로웰이 본 모자는 우리나라의 ‘갓’을 뜻한다. 갓은 흑립으로도 불리며 주로 햇볕이나 비를 가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초의 갓은 삼국시대 때 등장했지만 조선 시대로 넘어와서야 일상화되기 시작했다.

갓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뉘어졌다. 이는 성리학의 나라인 조선에서 신분을 표시하는 데 사용됐기 때문이다.

궁궐에서부터 일반까지 남자라면 누구나 모자를 쓰던 조선 시대의 독특한 시대풍습 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갓을 매일 쓰고 다녔기에 갓은 쓴 것 같지 않게 가볍게 만들어졌다. 또한 섬세하게 짜인 갓 사이사이에 햇살이 드리워 지면 엷은 그림자가 생겨 은은한 아름다움이 표출되기도 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패션의 아이템이 되기도 했던 남성들의 필수품 ‘갓’은 불과 100여 년 전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이제는 우리 기억에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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