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붉을 ‘단(丹)’과 푸를 ‘청(靑)’. 붉은색과 푸른색을 합한 말인 ‘단청’은 알록달록 오색 빛이 담긴 그림을 총칭하는 말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고궁을 찾아 한 번씩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화려한 문양에 옷을 입힌 ‘단청’이라고 한다. 우리 고유의 색인 청색(靑色), 적색(赤色), 황색(黃色), 백색(白色), 흑색(黑色) 즉 오방색이 한 치의 빗나감 없이 정교하게 그려졌기 때문은 아닐까.
조선시대 문헌에는 단확, 단벽, 단칠 등으로 지금의 ‘단청’을 기록해 놓았다. 우리나라 문헌에서 가장 오래된 단청 기록은 삼국사기 ‘솔거조’에서 볼 수 있다. 기록에는 ‘솔거’라는 이름의 화가가 황룡사 벽에 그려진 소나무의 색이 빛바랜 것을 보고 보수했다는 내용인 ‘절의 스님이 단청보수하다(寺僧以丹靑補)’가 기록돼 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집의 천장, 기둥, 벽 등의 건축물 부재에 여러 색깔로 문양과 그림을 그려 놓았다. 이는 조형품, 공예품, 석조건축물, 고분, 동굴 등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이 단청에 이토록 신경을 썼던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화려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었을까.
단청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과 더불어 색이 입혀지는 부분의 부식, 갈라짐 등을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목재 표면의 갈라짐과 부식을 방지하고, 동물이나 곤충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실용적인 목적과 함께 건축물의 위엄과 장엄을 높이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또 건축물을 세우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문양을 사용함으로써 더욱 돋보이게 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겼다.
이처럼 단청은 그 의미 자체로는 붉고 푸른색을 의미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유색으로서 선인들로부터 이어진 아름다운 혼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지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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