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성희 기자] 한민족이 마셔온 가장 오래된 술, 막걸리. 어머니가 빚어준 막걸리는 우리에게 단순한 술이 아닌 고된 농사일 도중 주린 배를 채워주던 양식이요, 힘이 되는 귀한 술이었다.

예로부터 농사를 지어 오던 우리 민족은 하늘에 감사하며 햇곡식으로 만든 떡과 술을 제단에 올렸다. 이 제사를 ‘신이 가르쳐준 농사법에 감사드리는 제사’라는 뜻으로 신농제(神農祭)라 했고, 이때 올린 술을 신농주(神農酒)라 불렀다고 한다.

이 같은 연관성 때문인지 오늘날 쌀이나 밀로 빚는 막걸리를 농주(農酒)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막걸리는 일제강점기에 사라질 위기를 맞는다. 한반도를 침략했던 일본은 1909년 주세법을 공포하고 술의 재료가 되는 밀을 정부에서 수매하기 시작했다.

그 후 전통적으로 집에서 빚어온 가양주를 금지시키고 양조장제도로 전환하기에 이른다. 주세를 통해 나라를 통치하겠다는 일제의 야욕이 여염집 담장 안에서 빚던 술의 명맥을 끊어지게 만든 것이다.

또한 해방 후인 1960년에는 정부가 누룩 제조를 금지함으로써 막걸리 또한 밀주로 단속의 대상이 됐다.

20여년의 세월 단속을 피해 술을 빚어 근근이 이어오던 막걸리의 명맥은 1978년 박정희 대통령 당시, 지역 특산물 양성화 정책으로 인해 다시금 세상에 그 빛을 드러냈다.

막걸리를 사랑하고 지켜내려는 조상의 노력이 없었다면 다시보지 못했을 우리 전통주인 막걸리는 살아있는 술이다.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지금도 살아 숨 쉬는 막걸리는 이제 세계로 뻗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일본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터져 나오는 막걸리에 대한 찬사는 그 속에 깃든 생명력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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