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리메이크에 관해 흔히 제기되는 의구심이 있었다. 리메이크가 많아지는 것이 창조성이 고갈된 증거라는 것. 이른바 편하게 우려먹기라는 비판이 있었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해야 하는데, 이미 검증된 작품의 후광 효과를 기대하는 심리에 대한 비판도 비등했다.일견 일리가 있어 보였다. 결국, 새로운 시도가 발전과 진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놓친 점도 있었다. 이런 지적은 사실 팬이나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평가들을 위한 지적을 위한 단골 레퍼토리 언사였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나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방탄소년단 지민이 ‘라이크 크레이지’로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했다.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7주간 2위에만 머물렀던 한을 풀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인지 여러 분석이 나왔다. 한국 솔로 가수 1위라는 측면이 매우 부각 된다. 더구나 항상 솔로 가수에게 약점이었던 라디오 방송 횟수도 지민은 보란 듯이 훌륭하게 기록했다. 즉, 미국 내 백인 팬덤이 확실한 것이다. 일상에서 라디오를 통해 음악을 누리는 그들에게도 무리 없이 신스팝 계열의 ‘라이크 크레이지’가 받아들여진 셈이다. 완전체 활동 당시의 ‘다이너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1973년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 ‘일본 침몰(2006)’에서 대형 지진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는데 얼마 전 튀르키예 지진 참사와 양상이 다르다. 지각에서 태평양판과 북미판이 충돌을 일으켜 진도 10의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며, 마침내 일본 열도가 침몰한다. 이는 메걸리스(megalith) 함몰 이론에 따른다. 이는 한쪽 대륙판이 다른 판에 들어갈 때 열과 압력이 가중돼 테두리가 둥근 추 모양으로 뭉치는 현상을 가리킨다.영화에서는 북미판에 들어간 태평양판의 끝에 메걸리스가 형성된다. 이 메걸리스는 일반 지각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11월 10일 발매한 낭만 가객 최백호의 음반은 ‘찰나(刹那)’였다. ‘찰나’는 타이틀곡의 이름이기도 했다. 뒤이어 18일 가왕 조용필은 신곡을 전격 선보였다. 이 신곡의 이름도 ‘찰나’였다. 공교롭게도 아주 작은 순간의 가치와 소중함을 포착한 점에서 같았다. 하지만 인생의 회한과 사랑의 설렘을 다루는 점에서 다른 결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세대 소통이자 가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단 최백호의 ‘찰나’ 앨범에는 젊은 작곡가들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피처링에는 타이거JK, 지코, 죠지, 콜드,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헤어질 결심, 그해 우리는, 갯마을 차차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아저씨, 시맨틱 에러, 멜로가 체질, 나의 해방일지…. 영화의 각본집과 드라마의 대본집이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줄 아무도 몰랐다. 10만권이나 판매되는 현실에 소설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는 하지만 이제 시민과 국민이 만든 자생적인 하나의 현상이 됐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각본과 대본에 주목하게 된 것일까? 각·대본을 사는 고전적인 이유는 이익과 목적의 뚜렷한 동기가 있는 경우다. 예컨대 아무 작품이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선호의 대상은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자본주의 사회는 그 영역을 확장했다. 물물교환은 시간과 공간의 영역이 좁게 이뤄졌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 상업세계로 확장하면 교환경제는 더욱 그 범위를 넓혀간다. 농업, 산업, 상업 등 각 형태는 분업으로 이뤄졌다. 그에 따른 잉여가치의 정도도 괄목하게 성장한다.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기계와 디자인으로 노동의 가치를 축소시킨다. 자본의 축적 정도에 따라, 유물론의 관점에서 하부구조가 경제구조 하면, 상부구조, 즉 법, 정치제도, 이데올로기도 달라진다.‘지구촌’의 확장은 시간과 공간의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인 가족이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아칸소로 이주하며 정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따뜻한 감동과 깨달음을 줬다. 단순히 한인 가족의 이야기였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할머니가 등장하고 있으므로 가능했다. 이는 코리언 컬처다. 비영리 은퇴자 단체 전미은퇴자협회(AARP)가 세대 통합상을 시상한 것은 괜한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정이삭 감독은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국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민자의 정서와 고통 그리고 극복을 다룬 작품은 이뿐만이 아닌데 최근 애플T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무의적으로 서구 문화를 동경했거나, 일본의 만화와 음악을 수준 높은 것으로 알았다. 요즘 방탄소년단(BTS)의 세계관이 시사적 또는 학술적으로 논의되고 봉준호 감독, 윤여정 여배우가 아카데미 무대를 휩쓸고 있어 놀랍기 그지없다. 2020년 한 해 동안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100편 가운데 한국의 K드라마가 10편이나 된다고 한다.청년들이 외치는 ‘헬 조선’, 세계 최저 합계출산율, 노인빈곤율 및 자살률이 최상위권이라는 현실이 암담하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드라마 ‘검은 태양’과 ‘원더우먼’은 금토 드라마로 MBC와 SBS를 대표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 남궁민과 이하늬라는 가장 핫한 배우들을 캐스팅해 화제성도 단연 압도했고, 시청률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하지만 두 드라마는 공통점이 있는데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다. 여기에 ‘모범택시’ ‘보쌈-운명을 훔치다’ ‘오월의 청춘’ 등은 방영한 방송국이 각기 다르지만 모두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고, 이 드라마들은 모두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이끌어 냈다. 때문에 추석 기간에만 유료 가입자를 3배 이상 올렸다는 데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방탄소년단이 자기와 벌이는 싸움이 본격화됐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 빌보드 차트 1위에서 자신의 곡을 이긴 일이다. 신곡 ‘퍼미션 투 댄스’는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버터’를 밀어내고 새롭게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1위, 2위를 자신의 곡으로 채우는 일은 확실하게 팬층의 존재를 의미한다. 어쩌다가 1위를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점이다. 이렇게 1~2위를 자신의 노래로 빌보드 차트를 채운 것은 2018년 드레이크 이후에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고, 더구나 5곡의 곡을 10월 2주 만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우리는 개구리가 끓는 물 속에 들어갈 때 반응을 알고 있다. 아주 뜨거운 물 속에 갑자기 개구리를 넣으면 뛰쳐나오지만, 천천히 뜨거워지는 물 속에서는 그대로 있다는 사실. 심지어 개구리는 끓는 물에 목숨을 잃고 만다. 이를 끓는 물 속 개구리(boiling frog) 효과라고도 한다. 미 스탠퍼드 폴 데이비드 브라이언 아서 교수가 주장한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도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개구리는 어느 순간 다다르면 뜨거운 물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다만 누군가 나오지
유재호 사회복지사/운동처방사앞으로 사회복지와 관련된 업무들이 많아질 것이다. 물론, 지금도 많은 영역에서 사회복지와 콜라보를 한 형태의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과거 성공의 잣대가 한 가지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것이 점차 다양성과 콜라보로 변화되고 진화되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 중 ‘사회복지’영역은 그 어느 무엇과도 잘 어울리는 분야이다. 따라서 사회복지 형태를 띤 사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사회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고 있고, 앞으로 그 영향은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소외계층, 취약계층은 줄어들지 않고, 증가하면서 우리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