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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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는 그 영역을 확장했다. 물물교환은 시간과 공간의 영역이 좁게 이뤄졌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 상업세계로 확장하면 교환경제는 더욱 그 범위를 넓혀간다. 농업, 산업, 상업 등 각 형태는 분업으로 이뤄졌다. 그에 따른 잉여가치의 정도도 괄목하게 성장한다.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기계와 디자인으로 노동의 가치를 축소시킨다. 자본의 축적 정도에 따라, 유물론의 관점에서 하부구조가 경제구조 하면, 상부구조, 즉 법, 정치제도, 이데올로기도 달라진다.

‘지구촌’의 확장은 시간과 공간의 확장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인터넷의 발달로 시간의 개념을 확장시켰고, 누리호(KSLV-Ⅱ) 발사 성공으로 공간을 전 지구촌으로 확장시켰다. 누리, 온누리, 새누리 등이 더욱 실감 있게 다가온다.

주 52 노동제를 유연하게 한다고 새 정부는 23일 발표했다. 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단위를 4주 48시간으로 늘리면서, 직무성과 임금체계 개편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사실 재택근무를 늘리면서 주 52시간 노동제가 별 의미가 없어졌다.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절대적·상대적 착취가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더욱이 노동 시간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을 따지는 시대가 됐다. 사회분업은 세계적 차원에서 더욱 정교화 되고, 전문화가 이뤄진다. 고도의 전문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세계는 아비규환의 장소로 바뀌게 된다.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지금 세대는 ‘누리호’가 가져올 미래의 세계의 방향을 계획하고, 법·제도·이데올로기, 삶의 양식 등을 정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환경제를 설렁설렁 했다면, 더욱 정교한 디테일을 갖고, 유연한 노동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게 된다.

영국에서 19세기 휘그(Whig)당과 토리(Tory)당은 극빈자 다루는 방법이 달랐다. 휘그는 지주를 중심으로 농업, 옥수수의 수입문제 등 노동의 착취에 주안점을 뒀다면, 토리당은 자유주의, 경쟁, 공업의 확장의 것에 문제의 초점을 다뤘다. 그게 산업화 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시대는 그 시대의 절박한 문제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누리호’ 공간은 기술력이 최대로 확장된 형태에서 일어난다. 물론 잘 이용하면, 시민의 동기를 확장시킬 뿐만 아니라, 헌법 정신의 ‘열린민족주의’ ‘세계시민주의’에 편승할 수 있게 된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마침내 우주로 가는 길을 열었다. 1조 9572억원을 투입해 개발에 착수한 지 12년 3개월 만이다. 1992년 국내 첫 위성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지 30년 만, 2002년 국내 최초 액체로켓 ‘KSR-Ⅲ’를 발사한 지 20년 만에 자체 기술로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 기술을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인도,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7번째로 확보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성능검증위성을 초속 7.5km로 700km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누리호는 1단 엔진 분리, 페어링(위성 덮개) 분리, 2단 엔진 분리,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형 분리 등 정해진 비행 계획을 완수했다. 누리호가 쏘아 올린 성능검증위성과의 첫 교신도 발사 후 42분이 지나 예정대로 남극 세종기지와 이뤄졌다(동아일보, 6월 22일).”

이 드라이버의 공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방점이 간다. “15일 우주 시장조사기관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국내 우주개발 예산은 지난 2011년 2억 3200만 달러를 시작으로, 2012년 2억 2100만 달러를 거쳐 2013년 3억 4900만 달러부터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2014년 5억 32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2016년에는 6억 89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2020년 7억 2200만 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조선일보, 6월 15일).”

공간 확장에서 노동의 개념은 전혀 달랐다. 누리호의 경제 현상은 과거와는 달랐다. 고도의 분업형태, 전문성 위주 그리고 노동 강도를 최대한 높여 누리호 발사를 성공시킨 것이다. 협력업체만 300개가 동원되고, 37만개 부품 조립이 이뤄졌다. ‘협업’, 즉 분업의 원리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개념이 용해돼 있다. 그 선진된 분업의 성격에 따라 앞으로 한국 산업의 기술 우위 현상 및 자본형성 그리고 법, 제도, 이데올로기, 삶의 양식 등이 달리 형성될 전망이다.

전 국민, 전 세계가 하나(oneness)의 체제가 된 것이다. 더욱이 “누리호(KSLV-Ⅱ) 발사에 성공한 다음 날인 22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고정환 사업본부장)과 각 기업의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감격했다’ ‘최고의 날이었다’ 같은 감탄사를 쏟아내면서도 한결같이 ‘협업’이란 키워드를 잊지 않았다. 항우연과 기업들의 긴밀한 ‘민관 콜라보’가 없었다면 우주시대를 열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선대, KAIST, 서울대, 연세대 등 대학생(대학원생) 50명도 ‘큐브위성(초소형 위성)’에 참여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이원철 수석연구원은 누리호 프로젝트 전 과정에 대해 ‘항우연이 레고 블록의 밑그림, 크기, 색상을 그리면 기업들은 블록을 실제 조립하고 공정을 개발하고,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 방안을 찾았다’고 요약했다. 모든 참여 기관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갔기에 절반의 성공이 아니라 완벽한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차장은 누리호 엔진 개발에 참여한 지 10년이 됐다. 그는 ‘10년의 노고를 한 방에 날려 보내는 느낌이었다. 3단 분리 시 속도가 기준점인 초당 7.5km를 넘어 7.9km로 날고 있다기에 무조건 성공이구나 싶었다’며 전날의 전율을 떠올렸다. 현대중공업은 누리호의 ‘발사대 시스템’ 제작 및 구축을 맡았다. 2013년 나로호(KSLV-I) 발사대가 길이 33.5m에 140t 규모의 2단 발사체였는데 누리호는 47.2m, 200t의 3단 발사체로 커졌다. 박호원 책임은 ‘발사대 시스템 공정기술의 국산화율을 이번에 100%로 끌어올려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우주선 관련 연구 인력은 미국과 러시아는 수만 명에 이르고 일본도 1500∼2000명 수준이다. 김진한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부 책임연구원은 일본의 5분의 1도 안 되는 250명의 연구 인력이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하며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뿌듯하다고 했다(동아일보,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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