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얼마 전 언론은 사교육 업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검토 등에 참여한 교원들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산 사건을 보도하였다. 수능에 대한 문항 거래로 수사 고발된 사건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학입시에 수능성적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충격적이다. 더구나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어야 하는 수능 문제가 다양한 방법으로 유출되고 있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이다.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 경제발전을 위하여 많은 인재를 양성해야 했다. 특히 고등교육의 중심이
현직 교사와 사교육 업체들이 검은 거래를 한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실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 결과 혐의가 확인된 현직 교사 27명을 포함해 56명을 수사 요청했다.감사원이 이번에 적발한 내용은 지난해 9월 교육부 발표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다. 교사들이 문항 공급조직을 만들어 사교육 업체와 거액의 거래를 조직적으로 한 사례가 적발됐다. 사교육 업체에 팔아넘긴 문제를 자기 학교의 내신 시험에 출제한 교사 사례도 있었다.감사원에
28학년도부터 심화수학 배제우주탐사‧AI에 미적분 필수과학 퇴보 우려 목소리 높아원민음 정치부 기자현 중2 학생들이 치를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시안대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간소화된다. 이에 따라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은 선택과목이 폐지된다.찬반 논란이 일었던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 과목은 결국 도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학가의 원성이 적지 않다. 심화수학 도입을 무산시킨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대다수가 문과 출신이라 이런 결론이 내려졌
최병용 칼럼니스트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만 3천여명의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학생의 40%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희망 직업을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초등학생은 운동선수, 중·고등학생은 교사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학생이 희망 직업이 없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나 ‘강점과 약점을 모르기 때문’이었다.초·중학생은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진로까지 결정하기에는 어린 나이다. 학창 시절
최병용 칼럼니스트외신이 한국의 수능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에서 ‘출근 시간을 늦추고, 비행기 이착륙도 금지하고, 경찰력이 동원된다. 명문대 진학이 대기업 취업을 위한 필수 경로라 수능은 매우 중요한 행사다’라고 지적했다. 온 나라가 수능 하나에만 매몰되다시피 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희화한 기사다. 우리가 생각해도 분명히 잘못된 게 맞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하는지 대안이 없으니 수십 년째 같은 일이 반복된다.수능 시험 날마다 “시험 잘 보세요”라는 말로 온 나라가 도배되는 건 수험생에게 심적 부담을 가중해 부작용이 크다.
최병용 칼럼니스트미국 CNN의 ‘한국 출산율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앤다’는 제목의 기사는 흥미롭다. 우리나라 사교육 과열을 정확하게, 반박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냉철하게 분석했다.기사에서는 “고급 미적분부터 모호한 문학적 발췌문에 이르는 ‘킬러 문항’은 두통을 유발할 정도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학원(Hagwon)’에 가는 게 흔하다. 부모의 목표는 자녀가 수능을 높은 성적으로 통과하고,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자녀가 수능을 치르기까지 부모와 수험생 모두
최병용 칼럼니스트킬러문항이 논란이 되며 강남 대치동 일타강사의 연봉이 화제다. 일타강사는 ‘1등 스타강사’의 축약어로 과목별로 매출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강사다.이번에 킬러문항 배제를 비판하는 데 앞장선 수학 강사는 연봉이 200억, 역사 강사는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산다니 놀라운 게 사실이다. 그들의 수백억대 연봉은 공교육이 무너진 탓에, 학부모들이 맞벌이, 투잡을 하며 연간 26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교육비를 지출한 덕분이다.수백억의 연봉을 받는 강사가 태어나도록 만든 수능 출제방식의 잘못이지, 일타강사의 연봉이 높은 건 문제가 되
최병용 칼럼니스트수능을 반년도 안 남겨둔 시점에서 논란이 되는 건 시기상 무리가 있지만,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해야 한다’는 건 학부모나 학생, 대부분이 원하던 방침이다.오래전부터 우리 교육의 풀 수 없던 난제였다. 국무총리의 “킬러문항은 ‘수험생들을 데리고 장난을 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말에 필자도 공감한다. 킬러문항을 내지 않으면 변별력이 떨어져 혼란이 올 거라는 우려보다, 대학입시는 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누가 해도 해야 할 일이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예전에 학력고사 수석이 “교
교육부가 초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 문항’을 배제하는 한편 공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핵심은 킬러 문항 핀셋 제거를 통한 ‘공정한 수능’이다. 사교육의 가장 큰 원인이 수능 준비 때문이라고 보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해서 공정한 수능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수능 킬러 문항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사교육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사실이어서 현 정부의 추진 방향은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정작 수능을 치른 학생들의 의견이 배제되면서 탁상행정으로 인한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인류의 역사에서 전환점이 된 시대는 근대라고 할 수 있다. 근대의 시민혁명은 인간의 삶을 바꿔놓았다. 자유인이라 불리는 시민이 국가의 주체가 되면서 신분계급체제가 서서히 붕괴됐다. 이렇게 국가의 주도 세력이 바뀌게 된 것에는 계몽주의의 영향이 컸다. 계몽주의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에게 자유와 이성(理性)을 가르쳤다. 이렇게 계몽주의는 근대 시민혁명에 사상적 기초를 제공했다.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은 신분계급에 기초한 구체제를 무너뜨리고 시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이 입시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윤 대통령은 15일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 받고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은 비문학 국어 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 당국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면서 “국민들은 이런 실태를 보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통속이
최병용 칼럼니스트올해 5월 15일은 제42회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 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9명이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 있다”고 답한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교사 4명 중 1명은 교권 침해와 관련해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도 한다. 한국교총이 조사한 ‘교직 만족도’는 23.6%가 만족한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다.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5.7%라니 대한민국 교육의 위기다. 교직 생활의 어려움으로는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생활지도’ ‘학
최병용 칼럼니스트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퇴했다. 당사자인 정씨 아들은 2017년 민사고에 재학하며 동급생에게 심각한 언어폭력을 가해 강제 전학 조치를 받았다.당시 검사였던 정씨는 학교의 조치에 반발해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벌여 전학을 지연시켰다. 자신이 가진 권력과 법 지식을 활용해 학교와 피해자에게 또 다른 가해를 가한 셈이다.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에 학교, 담임교사, 피해자는 고통을 겪고 있을 때 가해자는 태평하게 수능 공부에 매진해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 본인의 안위와 성
2022년 사교육비가 26조원을 기록했다. 학생 수는 이렇게 크게 줄어드는데도 우리나라 전체 사교육비는 10% 증가했다.전체 학생 중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은 80%이고,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52만원 정도이다.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13% 증가하면서 어린 학생도 사교육으로 몰려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출산율은 2022년 0.78명이다. 이렇게 인구가 크게 감소하는 이유는 사교육비 부담도 있다.국민이 본인들의 노후생활을 포기하고 사교육에 전념하는 이유는 정부의 공교육이 제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중학교 시절 경남 창원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외치던 김경훈 청소년특별회의 부회장은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고 한다.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불모지와 같은 지역에서 거센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의 학생인권조례를 등불 삼아 꿋꿋이 버텨왔다. 그런데 그 등불이 돼 주던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가 꺼지려 한다며 20일 새벽 1시에 급히 상경했다.서울시의회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민 조례 청구를 수리한 지 여섯째 날이자 제316차 임시회가 시작된 이날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앞에서 고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플라톤이 쓴 ‘향연’에서 희극작가로 알려진 아리스토파네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원래 지금보다 훨씬 힘도 세고, 지혜롭고, 완벽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붙어 있는 모습이어서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는 것이다. 그들은 네 개의 손과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고 완벽하게 둥그런 목 바로 위에 완전히 똑같은 두 개의 얼굴이 반대로 놓여 있고 귀는 물론 눈도 네 개였다고 한다. 그러니 못 듣는 것이 없고 못 보는 것이 없었다. 물론 힘도 최고였다고 한다. 날로 지혜로워지
최병용 칼럼니스트 202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3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수능은 국어, 수학, 탐구 영역에서 모든 문제를 맞히고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에서 1등급을 받으면 만점이다. 만점자 중 1명인 포항제철고 최수혁군의 솔직한 인터뷰가 화제다. “공부 잘하는 건 머리 vs 노력?”이라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머리”라고 답하면서, “솔직히 머리가 좋아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남들보다 훨씬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머리가 좋아서 잘 풀리니까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부를 잘하셨던 아버지의 유전자 영향이
최병용 칼럼니스트 2023학년도 수능 시험이 막을 내렸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절망을, 또 누군가에게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켰으리라 생각한다. 수능 시험 하나로 앞으로의 인생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수험생 처지에서는 마냥 태평할 수 없다. “대학을 진학하느냐 못하느냐 또는 어느 대학을 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최종 결정되는 게 아니다”는 위로도 그 시기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행복은 성적순’이라는 명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고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공부가 싫다”며 자취를 감춘 학생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치러졌다. 이번 수능은 이날 오전 8시 40분 전국 84개 시험지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코로나 수능’은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가피했다.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고3 수험생들의 경우 입학부터 졸업까지 마스크와 함께 고교 생활을 보냈다. 올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이뤄졌다. 수험생들은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함께 시험으로 봤다. 하지만 작년 수능에서는 선택과목별로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달라 유불리 문제가 제기된 바 있었다. 수능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퇴했다. 느닷없는 만 5세 초등입학 정책에 반발이 커지자 사실상 경질이라는 분석이다. 사태가 커지면서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박 부총리에 대한 자질 논란도 이어졌다. 박 부총리는 두문불출하면서 국회 교육위 출석 준비에 매진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급작스럽게 사퇴했다. 박 장관의 섣부른 만 5세 초등입학 발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에도 일조했다. 윤 대통령의 인적 쇄신 1순위로 거론되는 인사가 박 장관이었다. 문제는 박 장관 사퇴 정도로 국정 지지율이 반등할 조짐은 없다는 것이다. 인사(人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