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주한 일본대사관은 지난 16일 남산 소재 모 호텔에서 일본에서 국경절로 기리는 나루히토 천황의 생일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에 대해 일부 매체들은 ‘한국 땅에서 울려 퍼진 기미가요, 무서운 내막’ ‘싫다는데, 일왕 생일 파티, 굳이 서울서’ ‘처음으로 군국주의의 상징인 기미가요 연주됐다’ 등 비난을 쏟아냈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천황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일본 국가를 트는 것이 그리도 예민하게 반응할 일인가? 우선 국제사회에서는 모든 나라가 재외공관에서 국경절 행사를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미국과 유럽연합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혹독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전쟁 발발 직후 대부분 러시아 은행이 서방의 은행간 국제 결제 시스템(SWIFT)에서 축출됐고, 러시아에 대한 수출입 제한 또는 금지 조치도 취해졌다. 신용평가기관 S&P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SD(신용등급 최악)로, 무디스와 피치는 등급을 6단계나 각각 낮췄다. 제재 폭격을 맞은 루블화의 가치 폭락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9.5%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0시 1분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하이마스(HIMARS, 고속기동 포병로켓시스템) 미사일에 의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 약 90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하이마스 미사일 발사대 4개를 파괴했고 루간스크와 헤르손 지역에서 하이마스 미사일 9기를 요격했다. 하이마스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으며 서방 언론이 이번 전쟁의 소위 게임 체인저(game chan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12월 초순 시진핑 주석은 사우디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또한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이사회(GCC) 회의가 개최됐다. 시 주석은 최소 17개국 정상과 회담하고 아랍권과의 관계를 다졌다. 사우디와 중국은 약 500억 달러(약 65조 3천억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체결했으며 특히 주목할 것은 중국 측이 사우디를 포함해 아랍권 산유국들에 원유거래의 위안화 결제 허용을 요구한 것이다. 사우디는 중국의 요청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를 방문하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서방이 12월 5일부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가격 상한제를 시행했다. 일단 상한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로 책정하고 시장가격보다 5%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2개월마다 조정한다고 한다. 이번 조치는 가격 상한보다 높은 가격에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해서는 보험과 운송 서비스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다만 송유관으로 수송되는 원유는 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에 직접 참여하는 나라들뿐만 아니라 해상으로 수입해야 하는 나라들도 결과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한 마디로 러시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15일 미사일 두 발이 폴란드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언론은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하며 마침내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을 공격했다고 호들갑을 떨었고,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던 정상들은 긴급 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나토는 “러시아 순항미사일을 막기 위해 발사된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로 인한 사고”로 잠정 결론지었다. 폴란드는 폴란드대로 폴란드를 겨냥한 미사일이 아니며 따라서 폴란드에 대한 공격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미사일 파편을 조사한 결과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10월 3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50개국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한국은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앞서 한국은 10월 6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인권 침해 의혹에 대한 토론회 개최안에는 찬성했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인가?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상황에 변화가 있었나? 아니면 한국 정부가 새롭게 고려해야 할 뭔가가 있었나?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미국, 유럽연합 등 서방은 수많은 경제제재를 발동했다. 서방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그 결과 러시아 국민들이 불만을 품게 되고 이어 푸틴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할 정도로 대규모 소요가 일어나길 기대했으나 러시아의 국내상황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서방은 또한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자 했으나 현재까지 서방의 예상과는 달리 비서방권의 대부분은 러시아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월 하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우크라이나의 대대적인 반격과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 발동으로 전쟁이 더 길어지고 더 격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9월 하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와 독일 사이 발트 해저 가스관 노르드스트림-1과 노르드스트림-2에서 잇따라 누출 사고가 있었고 현재 배후를 놓고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두 가스관은 러시아가 과반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 2개 라인씩 모두 4개 라인으로 돼 있다. 이 중 3개 라인에서 가스 누출을 초래한 파열이 네 군데 발견됐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윤 대통령의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 및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과 관련해 야당과 일부 언론은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고 날을 세웠다. 급기야 국회에서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굴욕적인 대일 외교’ ‘48초짜리 정상회담’ ‘영국 여왕 조문 불발’ 등이 지적됐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논외로 하고 이번 순방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다자회의에서 정상회담 추진에 있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여야를 막론하고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10.3 개천절은 3.1절, 그리고 광복절과 더불어 3대 국경일로서 올해는 4354주년이 된다. 이날은 우리 민족이 반만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자기인식과 자긍심의 징표이다. 상해 임시정부 때부터 개천절을 기념했으며 그 전통은 광복 후에도 이어져 정부는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했다.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국경일인 만큼 재외공관은 개천절에 국경일 리셉션을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서 개천절은 축제가 되기는커녕 그야말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18일 런던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당일로 예정됐던,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 방문을 교통 체증 때문에 하지 못하고 19일 장례식에만 참석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홀대를 받았다’ ‘일부러 조문을 취소했다’ 등 주장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 나루히토 일왕은 저녁 늦게 조문해 윤 대통령과 비교됐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여왕 장례식 참석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야당이나 언론에서 영국 여왕 장례식에 굳이 한국 대통령이 참석해야 하느냐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을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8월 중순 미국에서 인플레감축법이 발효됨으로써 앞으로 수입 전기차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그 충격이 상당하다. 민주당이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해 의회에서 전격적으로 통과시키고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이루어진 탓인지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연합과 일본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왜 이런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해 대응하지 못했는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대표단을 보내 미 측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하나 미국의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우리 측 요구가 가까운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8월 하순 국내 언론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총 30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 중 약 3조원에 이르는 터빈 건물 시공과 기자재 공급권을 따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4기 수주 이후 10여년 만에 한국이 외국의 원전 사업에 참여한 것이니 매우 반가운 소식이긴 하나 ‘K-원전이 스핑크스 뚫었다?’ ‘이집트서 3조 잭팟 터졌다’ 등 기사 제목은 선정적이다. 그리고 일부 매체 특히 방송은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처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인터뷰 별세 고르바초프 갈리는 평가 러 내부선 부정적 인식 우세 서방, 냉전 종식 기여 높이 사 北, 공산주의 배신자로 비난 韓 성공적 북방정책의 주역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30일(현지시간) 향년 91세로 별세한 옛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대내외 평가는 차이가 크다. 천지일보는 31일 전 주러시아 공사였던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박 소장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은 대내적으로 정치적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8월 29일은 국치일이다. 100여년 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참으로 부끄러운 날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이날의 분위기는 매우 안타까운 것이다. ‘한일합방조약’에 대해 원천 무효임을 주장하면서 일본의 사악함, 그리고 조선의 무능한 임금과 사리사욕만 챙긴 매국노들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있을 뿐이고 왜 우리는 나라를 뺏기는 수준의 나라였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그 이유를 우리에게서 찾고자 하는 노력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일본에 당했다고 해서 일본만 경계하면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면 그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30~50클럽 국가들(1인당 소득 3만불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 가운데 그 나라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것 같다. 특히 주한 중국대사를 대하는 한국 언론의 태도를 보면 그러하다. 외교의 세계에서 대사들은 조용히 주재국 정부를 접촉, 자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거나 요청을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방송에 출연하고 그것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자국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행동이다. 그런데 왜 한국 매체들은 중국대사에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사드, 반도체 동맹(chip 4), 한류 제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고 박진 장관은 우리 입장을 분명하게 개진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 언론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과거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박 장관은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한국 측의 이러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4일 젤렌스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이 막강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사용해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힘써 달라고 촉구하면서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중국에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시진핑과의 직접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나토의 확장 등이 이번 전쟁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러시아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유엔을 거치지 않고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올해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한다. 그간 양국 관계는 여러 분야에서 질적 양적으로 발전해 왔고 중국 또는 한-중 관계에 관해 많은 책이 나왔다. 그런데 올해에 나온 ‘짱깨주의의 탄생’만큼 화제가 된 책도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전직 대통령이 추천한 덕분이기도 하고 주장이 도발적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 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가 상당하나 중국 담론에 있어 여러 관점과 주장이 있을 수 있고 표현의 자유라는 차원에서 저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