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

 
최근 자동차 리콜이 급증했다는 기사들을 접했다. 리콜은 서구에서 선출직 공무원을 임기도중 국민투표에 의해 해임시키는 국민소환제에서 유래됐다. 자동차관리법에는 제작결함시정이라고 하나 일반적으로 ‘자동차 리콜’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자동차 리콜은 특정 모델의 안전이나 품질․기능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운전자가 불편 없이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좋은 제도임에 틀림없다. 소비자들 또한 운행하고 있는 자동차에 결함이 있을 때 자동차 리콜에 대한 관심과 요구를 갖게 마련이다. 자신의 생명과 직결됨은 물론 자기 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차가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멈춘다면 운전자의 심정은 어떨까? 아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고 초조할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입장은 무시한 채 동일한 현상이 재현이나 확인되지 않는다며 자동차 제조회사 측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얼마나 배신감을 느낄까? 약자는 소비자다.

우리나라는 1991년 배기가스 규제를 시작으로 하여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전반에 대해 리콜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회사는 일시적인 판매 감소, 기업 이미지 실추, 리콜에 따른 비용 부담,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의 이유로 리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심지어 자동차에 내재된 결함을 밝히기보다 운전자의 자동차 관리 소홀, 불량 연료 사용, 정비업소의 낮은 기술력 등을 원인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는 2만여 개의 부품들이 모여 이루어진 첨단 기술의 총아인 만큼 자동차 제조회사는 설계, 연구, 판매, 수출, 품질보증, A/S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로 이뤄져 있다. 내부적인 책임소재 문제와 부서 이기주의 등이 자동차 리콜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다.

요즘 생산되는 차량은 과거보다 품질이 월등히 향상됐지만, 전자화․편의성․안전성 등을 추구하다 보니 고장이 나더라도 신속한 원인규명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리콜을 실시하는 차량은 나쁘다는 선입관을 갖는 소비자가 적지 않고, 리콜이라고 하면 무조건 차량을 교환해 주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소비자도 상당수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리콜의 정착 및 활성화, 나아가서는 자동차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자동차 제조회사와 소비자 모두 자동차 리콜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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