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칸소주 의회 앞에서 종교자유보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 (사진출처: 연합뉴스)

애플 팀 쿡 “종교가 차별 위한 구실로 사용돼선 안 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 전역을 차별 반대 운동으로 들끓게 만든 미국 인디애나주가 문제를 일으킨 ‘종교자유 보호법’을 수정했다. 법안 심의를 앞두고 있었던 아칸소주도 이 법안을 수정하기 위해 서명을 보류하고 의회로 돌려보냈다.

◆인디애나주·아칸소주 법안 수정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내 수정된 종교자유보호법안이 주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주 의원들에게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법은 비즈니스 업주에게 동성애자를 차별하도록 허용하지 않을뿐더러 차별에 관한 내용도 담지 않았다”면서도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자 법안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인디애나주에 이어 아사 허친슨 아칸소주지사도 동성애자를 차별할 소지를 담은 종교자유보호법의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서명하는 대신 법안을 의회에 다시 넘겼다.

앞서 26일 통과된 종교자유 보호법에 따르면 비즈니스 업주가 ‘종교적 신념’을 근거로 고객, 사업 파트너, 근로자 등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7월 1일 발효를 앞두고 있었다. 법안에 따르면 정부나 법원은 이 같은 차별에 대해 전혀 개입할 수 없다.

논란이 되는 조항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행동을 거부할 권리’로, 식당이나 일반 상점 주인이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나 이슬람인들의 주문을 거부하더라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게 된다는 점이다.

당시 마이크 펜스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ABC 방송에 출연해 법안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보수성향이 강한 유타 주에서도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는 등 차별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이번 법안 통과는 이에 반하는 것으로 동성애자 차별을 합법화한 것이라는 이유로 반발이 거셌다.

힐러리 클린턴은 “사람들이 누구를 사랑하든지 차별해선 안된다”고 맞섰다. 각종 SNS에서도 인디애나주를 비난하는 글과 동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기업들, 보이콧·행사취소·투자보류

애플 최고 경영자 팀 쿡은 워싱턴포스트(WP)에 장문의 칼럼을 기고하고 “어린 시절부터 침례교 신자인 저 또한 종교적 자유를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단 한 번도 종교가 차별을 위한 구실로 사용되어도 괜찮다고 배운 적은 없고, 그렇게 믿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애플은 출신, 외모, 종교, 성적 지향성과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며 “인디애나 주와 아칸소 주의 법률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결코 차별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력 IT기업들도 인디애나주 투자중단을 선언하는 등 파문이 확산됐다. 기업용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세계 제1위 기업인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은 인디애나주에서 열 예정이었던 행사와 인디애나주가 행선지인 출장을 전면 취소했다.

위치기반 음식점 추천 서비스 업계 1위인 ‘옐프’의 제레미 스토펄먼 CEO도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또 익잭트타깃이 열던 연간 1만명 규모의 고객사 상대 연례행사도 취소됐다. 지역 비즈니스 실명 평가 사이트인 앤지스 리스트는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던 옛 포드 공장 터에 사옥을 지어 1천명 이상의 직원들이 추가로 근무토록 하기 위해 며칠 내로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투자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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