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최근 산업의 발달에 따라 생활은 점점 편해지고 있으나, 한편으로 이러한 산업발달이 우리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환경오염물질은 범람하는 반면, 이에 대한 안정성검사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화학물질 중의 하나인 비스페놀도 이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비스페놀은 비닐, 통조림캔, 유아젖병, 플라스틱그릇 등 일상에서 늘 우리가 접하고 있는 물질이다. 본 한의원에서는 이러한 제품류를 가급적 피하라고 권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여기에 함유돼 있는 비스페놀 성분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좀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는데, 대형마트나 심지어 조그마한 상점에서도 쉽게 접하게 되는 전자영수증 종이에도 이 성분이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전자영수증 종이는 열을 가하게 되면 검게 변색이 되는 과정을 통해 영수증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열을 가하면 해당 부위가 검게 변해 글자가 인쇄되는 원리이다. 이렇게 되는 것은 종이 위에 열에 쉽게 반응하는 코팅제를 씌웠기 때문인데, 이 코팅제에 비스페놀이 함유돼 있다. 우리가 중시하는 점은 이 종이를 손으로 자주 만지는 과정에서 비스페놀이 피부를 통해 쉽게 인체에 유입된다는 사실이다. 이 영수증을 지갑에 넣어두고 보관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에는 이 영수증과 접하게 되는 지갑내부표면이나 지갑에 현금이 있다면 이 현금에도 비스페놀이 증가하게 된다. 그렇다면 현금을 만질 때에도 비스페놀이 피부로 유입된다.

하버드대학에서는 24명의 학생들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이들에게 비스페놀이 함유된 종이를 2시간 동안 맨손으로 만지게 하고, 그 전후로 소변을 통해 비스페놀 농도를 측정했다. 실험결과 손으로 만지기 전에는 24명 중에서 20명에서 약간의 비스페놀이 검출됐으나 손으로 만진 이후에는 24명 모두에게서 검출됐으며 또한 실험 전에 비해 그 농도가 많이 증가했다.

물론 종이 하나에 함유된 비스페놀은 미량일 수 있으나 문제는 이러한 종이류를 우리가 늘상 접하면서 손으로 만지는 경우가 매우 많은 것이 문제이다. 더욱이 대형마트에서 계산대에 근무하는 분이라면 항상 비스페놀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분들은 각별히 유의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비스페놀과 장시간 피부접촉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는 니트릴고무장갑을 끼고 손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비스페놀 종이와 접촉해도 안전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각별히 이러한 비스페놀 성분에 민감한 경우는 임신부이거나 어린이, 유아 등의 경우라면 여러모로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왜냐하면 비스페놀은 성장이나 발육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물질이 질병이나 증세를 유발하는 이유는 인체호르몬을 교란시키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즉 비스페놀의 분자구조가 인체의 에스트로겐 호르몬과 매우 유사해 마치 에스트로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정상보다 훨씬 강력한 호르몬의 기능을 하여 인체호르몬 균형이 깨지고 여러 가지 역기능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역기능이란 것도 매우 다양한데 그 이유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역할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비만이 유발되기도 하고 과잉행동, 집중력장애, 알코올 남용 등의 정신신경적인 증세가 유발되기도 한다. 성욕이 감소하거나 생식기계의 병변을 유발하는 것 역시 호르몬교란의 후유증으로 판단된다. 또한 내분비계통의 교란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인체의 내분비계통과 호르몬 사이에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비스페놀의 사용을 금하고 있거나 혹은 제품구매 시에 비스페놀이 함유돼 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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