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몇 가지 화학물질들은 그 구성성분이 인간의 성호르몬과 비슷하다. 이들은 인체로 유입된 후에 성호르몬이 작용하는 부위에 자리를 차지하고 성호르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손님이 주인 자리를 차지하고 주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들은 그 구조상 성호르몬보다 매우 강력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내분비계교란물질로 불린다. 이런 경우에는 특정호르몬이 매우 과다하게 나타나기에 그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각별히 이러한 원인으로 성장에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성장기에는 호르몬 균형이 매우 중요한데, 성장기에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면 인체의 장기기능뿐 아니라 모든 세포, 조직, 2차 성징, 성적기능, 생식기계, 성장발육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호르몬은 인간의 뇌기능에도 많은 영향을 주므로 뇌기능이 올바르게 발육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감정이나 정서, 기분, 이해력, 판단력 등과 관련해 그 나이에 걸맞는 기능발휘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프탈레이트(Phtalates)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화학물질인데, 이미 인체의 호르몬밸런스를 상당히 거스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PVC의 제조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플라스틱을 탄력있고 유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플라스틱 제조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일부 샴푸, 목욕용품, 화장품 등에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여성의 경우에 남성보다 프탈레이트의 인체 내 함유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뿐 아니라 일부 가구내장재, 코팅벽지, 매트리스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서 본 한의원에서는 친환경적제품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프탈레이트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각종 증세가 발병되기도 하는데, 신생아의 기형발생, 정자감소증, 다낭성난소질환, 성조숙증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의 발표로는 어린이에게서 논리적 사고력이나 추론능력의 감소를 유발한다는 내용이 보고되고 있다. 이들 어린이는 어릴 때 프탈레이트에 노출되거나 혹은 임신 시에 모태로부터 이들 물질을 전달받았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총체적으로는 이들 물질에 노출된 바 있는 어린이(7세 어린이 기준)들의 IQ수치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6 정도 낮은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프탈레이트가 내분비교란을 일으킴으로써 궁극적으로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비스페놀(bisphenol-A, BPA)은 비닐, 통조림캔, 유아젖병, 플라스틱그릇 등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물질인데 이 비스페놀도 인체에 대한 악영향 측면에서 우려되는 물질 중의 하나이다. 비스페놀도 뇌의 기능에 악영향을 주어 산만한 어린이, 집중력장애, 과잉행동, 학습장애 등의 증세와의 연관성을 의심받고 있다. 또한 불임증이나 난소낭종, 성조숙증 등의 여성생식기질환을 유발하는 과정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남성의 경우에는 비만을 유발하며 장자감소증, 생식기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질환도 관련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통조림식품에 비스페놀이 없는(bisphenol-free) 제품이 상당수 나와 있는데 이들 제품은 이러한 염려를 반영해 출시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스페놀이 함유되지 않았더라도 플라스틱 등은 여전히 제조공정에서 인체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식품용기로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유리용기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유리용기를 선택할 수 없는 여건이라면 차선책으로는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이 없는 제품은 선택한다면 그나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하는 경우, 신생아에게 우유를 주는 경우는 반드시 유리용기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어린이 장남감이 대부분 플라스틱제품이 많고 이들 장난감이 종종 어린이의 입(口脣)과 접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장난감을 선택할 때 반드시 천연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목용용품이나 청결제, 샴푸, 로션, 화장품 등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주의사항이 요구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