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손명순 여사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거행된다. 지난 7일 95세로 세상을 떠난 손 여사는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합장될 예정이다.손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장례 기간 내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정치인들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계에 입문한 이 전 대통령은 “YS 대통령 시절부터 (손 여사와) 인연이 있었다”며 “하늘나라에 가셔서 편안하고 건강하게 사시라고 (방명록에) 썼다”고 말했다.손 여사는 ‘3김(金) 시대’를
최병용 칼럼니스트지난 2021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가 학부모 3명의 극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원인을 감사한 경기도 교육청의 발표를 보면 도무지 믿어지지 않고, 학부모라고 칭하기도 민망할 정도다.코로나19로 인한 장기 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해 달라는 학부모와 9개월 동안 무려 394건의 문자를 주고받았다. 이 학부모는 교사의 장례식이 진짜인지 확인차 찾아가기까지 했다. 다른 학부모는 자기 아이를 따돌림한 학생들을 공개 사과시키라며 수시로 전화를 걸고 학교를 찾아와 항의했다.가장 최악의 학부모는 수업 중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야속한 운명을 공유한다고 생각한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왕은 한참 동안 함께 울었다. 아킬레우스가 노인의 손을 잡고 일으킨다. 그는 헥토르의 시신을 깨끗이 씻기고 옷을 입힌 후 늙은 아버지에게 넘겼다. 슬픔에 빠진 프리아모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안고 웅장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트로이 요새의 궁전으로 돌아갔다. 모든 트로이인들이 헥토르의 죽음을 애도했다. 9일 밤낮으로 장작을 모으고 10일째가 되는 날 헥토르의 장례를 치르면서 장대한 서사시도 끝난다. 일리아드에서는 헥토르의 장례식을 자세히 묘사했다.늙은 프리아모스가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얼마 전 신림동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건의 과정을 언론보도로만 알 수밖에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끔찍한 사건이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과 장소를 보면 범인이 얼마나 대범한 흉악범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소위 ‘묻지마범죄’로 다수의 사람이 희생된 후에도 사람의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범행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죄는 범행 동기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인 행위 자체가 엄중한 것이다.우리나라는 과거 정치적 이유로 사형선고를 한 경우가 있다 보니 사형제도가 오남용된다는 비판을 많
지난 9월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치러진 곳은 성공회 성당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다. 잉글랜드는 영국 국교회라고 부르는 성공회가 국교이고 국왕 또는 여왕이 교회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영국을 알면 기독교 역사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유럽에 개신교 바람이 불 당시 로마 가톨릭 국가였던 영국에서는 헨리 8세와 그의 딸인 엘리자베스 1세를 거쳐 성공회를 설립했다. 이후 현재까지 성공회는 영향력과 특권을 부여받는다. 이들은 영국 주립 학교 4632개를 운영하고 주교와 대주교는 상원에서 26석을 보장받으며,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레퀴엠(Requiem)은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진혼곡(鎭魂曲), 진혼미사곡 등으로 번역된다. 1563년의 트렌트 공의회는 레퀴엠에 입당송(Introitus), 진노의 날(Dies Irae)을 쓸 수 있게 했고 그 뒤에 많은 레퀴엠 곡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1620년대까지 70여곡이 작곡됐다. 1600년 이후는 독창·합창·관현악의 규모가 큰 레퀴엠도 등장했다. 특히, 비록 미완성이기는 하지만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대규모 관현악과 독창, 합창이 융합된 걸작으로 평가됐다. 다행히 나중에 쥐스마이어
박상병 정치평론가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과 같이 간다. 듣기에 따라서는 꽤 불편하지만 누구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가끔은 ‘정치의 후퇴’ 국면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국민의 수준과 연결하는 것이 옳으냐는 고민도 있다. 그러나 정치변동의 특정 국면이 아니라 정치발전의 일반적 수준을 말한다는 점에서는 자주 언급하는 표현이다. 지금 영국이 매우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100여년 전 세계를 호령하던 ‘팍스 브리타니카(Pax Britannica)’의 기억을 잊고 싶지 않겠지만 이젠 이미 오래된 과거일 뿐이다. 엘리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윤 대통령의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 및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과 관련해 야당과 일부 언론은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고 날을 세웠다. 급기야 국회에서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굴욕적인 대일 외교’ ‘48초짜리 정상회담’ ‘영국 여왕 조문 불발’ 등이 지적됐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논외로 하고 이번 순방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다자회의에서 정상회담 추진에 있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여야를 막론하고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국회다수당인 민주당은 박진 외교장관을 탄핵 가결했다. 정의당마저 이번 표결에 대해 ‘국회뿐만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올 스톱시키는 나쁜 촌극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교장관에게 뚜렷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 아닌데도 탄핵을 가결한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검수완박에 이은 국회 다수당의 일방통행은 민심에 역행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불편부당해야 할 국회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다수당을 설득하고 정의 편에 서야 할 책무를 망각했다. 대통령실은 외교장관의 해임건의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18일 런던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당일로 예정됐던,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 방문을 교통 체증 때문에 하지 못하고 19일 장례식에만 참석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홀대를 받았다’ ‘일부러 조문을 취소했다’ 등 주장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 나루히토 일왕은 저녁 늦게 조문해 윤 대통령과 비교됐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여왕 장례식 참석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야당이나 언론에서 영국 여왕 장례식에 굳이 한국 대통령이 참석해야 하느냐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을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놓고 국회가 연일 난타전이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때 보여준 윤 대통령 내외의 조문 외교는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 뉴욕에서 한미, 한일 정상이 짧게 만난 것도 기대치 이하다. 그건 회담도 아니다. 물론 처음부터 기대가 컸던 것은 아니다. 아무튼 한국은 이번에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굴욕 외교’라는 야당의 비판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과거 문재인 정부는 더했다며 역공을 펴고 있다. 역시 한국의 정당정치를 망치고 있는 ‘적대적 공생
박상병 정치평론가 외교는 내치의 연장이다. 따라서 ‘내치의 빈곤’은 그대로 ‘외교의 무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현실주의 외교가 득세하고 국익을 내세운 보호주의 노선이 대세를 이룰 때는 더욱 그렇다. 국내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지도자가 외교무대에서 주목을 받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딱 윤석열 대통령 케이스다. 최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과 유엔총회 등 굵직한 외교무대가 열리고 있다. 마침 윤 대통령도 김건희 여사와 함께 국제 외교무대에 나섰다. 우려와 걱정이 더 많았지만 무난하게 마무리하고 귀국하길 바라는 여론도 적지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참석을 마치고 미국 뉴욕에서 UN 외교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현지시간)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사로 나선다. 우리 시간으로는 21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사회의 연대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협력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의 ‘조문 불발’ 논란이 적잖은 비난을 자초했지만 유엔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추구하는 명확한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특히 ‘대북 메시지’도 이전보다 더 전향적인 것을 기대하고 싶지만 여러 정황을 종
박상병 정치평론가 ‘회색 코뿔소’가 쿵쿵 소리를 내며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 대비하지 않으면 큰 위험에 빠질 것을 알지만, 마땅히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그냥 위기가 아니라 ‘진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 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퍼펙트스톰(Perpect Storm)’이 전 세계를 휩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결코 만만치 않을 회색 코뿔소와의 투쟁, 즉 경제 투쟁에 지금 총력을 쏟아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8월 물가상승률이
영국에서 왕위 즉위식에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초호화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 세계에서 노예제 피해자 수가 5천만명에 달한다는 집계가 나왔다. 믿기 어렵지만 고대나 중세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2022년 9월 13일자 뉴스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 2022년에 누가 왕실제와 노예제가 생존해 있을 것이라 예상했을까. 오는 19일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올해 세계 최대의 외교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장례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 등 대통령, 총리, 동료 군주들까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폭우로 목숨을 잃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가족들의 빈소가 10일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 반지하 집에서 장애를 가진 언니와 13살 난 딸과 함께 살고 있던 올해 46세인 홍모씨는 폭우로 인해 방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몸이 불편한 70대 노모도 함께 살았지만 요양병원에 있다가 목숨을 건졌다는 소식도 눈물 없이는 듣기 어려운 사연이다. 폭우로 두 딸과 손녀를 한꺼번에 잃은 그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번 신림동 참사
최병용 칼럼니스트코비디보스(Covidivorce)라는 신조어는 코로나19를 뜻하는 코비드(Covid)와 이혼(divorce)을 합성한 말이다. 서양에서는 코로나19로 집에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부 사이의 다툼이 증가해 이혼이 늘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통계청의 이혼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이혼 건수가 2020년 이혼 건수보다 줄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서양과 반대로 줄어든 이유가 한국만의 독특한 명절 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매년 추석이나 설 등 명절 이후 급증했던 이혼율이 코로나로 시댁에 가지 않아 줄어들었다니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7월 7일 0시 기준으로 6개월 만에 1천명대를 넘기며 발발하고 있는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우려와 불안감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 1년 반 넘게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내가 언제 밟을지 알 수 없는 지뢰밭에 대비될 수 있다. 이는 지뢰밭에서 지뢰를 밟으면 나만 피해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곁에 있는 전우들도 바로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지금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하며 커다란 우려를 안기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과거의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한 여학생이 밤에 사라진다.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남부러울 게 없다.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그 전날 마지막으로 만났던 다른 여학생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 여학생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하지만 그 여학생은 별일이 없었음을 항변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심지어 같은 반 일부 학생들은 집으로 찾아와 사적인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어디 살아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싶었지만 사라진 여학생은 안타깝게도 인근 강에서 주검으로 떠오른다. 전날 같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여학생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의친왕비(義親王妃)는 1906(광무 10)년 엄귀비(嚴貴妃)가 조직한 귀족부인회(貴族夫人會)의 부총재(副總裁)로 활동하였으며, 이듬해인 1907(융희 1)년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고종황제(高宗皇帝)가 강제퇴위당하고 순종황제(純宗皇帝)가 황위(皇位)를 계승하면서 공식적으로 의친왕비로 책봉되었으며, 그 이후 1964년 별세(別世)하기 전까지 의친왕비로 불렸다.1919년 11월 의친왕(義親王)의 대표적인 항일운동으로 알려져 있는 의친왕 망명 미수 사건(義親王亡命未遂事件) 당시 의친왕비는 사동궁(寺洞宮)의 안주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