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현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의 위로를 받은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5.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현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의 위로를 받은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5.9

손씨, 자신의 블로그 글 올려 답답한 심경 토로

“경찰, 정민이 한강 들어간 사람으로 만들어가”

“제일 중요한 사람은 술먹고 기억 안 난다 해”

“힘겨워하는 아내, 반포대교 CCTV보다 잠들어”

“수사 요청하지만, 경찰 눈은 딴 데 보고 있다”

“전단지 붙이고 현수막 걸고 정민 위한 활동해

인터뷰 요청한적 없는데, 그만하라? 가당치않다”

“정민이, 나쁜놈… 그런데 몹시 보고 싶은 놈”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기가 막힌 시간에 기가 막힌 증인이 다수 출현했다. 짜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최근 실종 당일 신원미상의 한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것을 목격한 이들을 조사했다는 경찰의 소식이 전해지자 21일 0시쯤 손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라포’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심경을 전했다.

그는 “​경찰은 거의 정민이를 한강에 모든 옷을 입은 채로 자연스레 걸어 들어간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기가 막힌 시간에 기가 막힌 증인이 다수 출현했다”고 했다.

이어 “짜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이다. 예상은 했지만 서운하다”면서 “저보고 강하게 나가라고 하신 분들은 ‘그럴줄 알았어’라고 하시겠지만, 이미 초기에 증거는 다 없어지고 제일 중요한 사람은 술먹고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수사권이 없는 제게 무슨 방법이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안하고 수사를 요청하지만 (경찰의) 눈은 딴 데를 보고 있다”며 “벽에 부딪쳐 힘겨워하는 아내는 지금도 반포대교 CCTV를 보다가 잠들었다. (아내는) 세상에 이렇게 CCTV가 많은데 왜 그곳을 비추는 CCTV는 없냐고 했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현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무릎을 꿇고 슬픔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1.5.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현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무릎을 꿇고 슬픔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1.5.8

손씨는 전날 한남대교를 걸었다면서 “그쪽(한남대교)의 CCTV가 잘 보인다는 제안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다리의 CCTV는 자살방지용으로 다 다리의 난간을 비추고 있었다”며 “자살하려고 하시는 분들을 방지하기 위해 그렇게 준비가 잘 돼 있는데 정작 한강공원은 술먹고 옷 입은 채로 들어가도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보고 믿으라고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손씨는 이제 활동을 그만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제가 뭘 했나. 블로그 올리고 정민이 찾아달라고 한 것 외 인터뷰에 응한 것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전단지를 붙이고 현수막을 걸면서 정민이를 위한 활동, 추모를 위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고 여러분의 관심이 생기면서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온 거지, 누구처럼 언론을 초대한 적도 없고 제가 인터뷰를 요청한 적도 없다. 그러니 저보고 그만하라 이런 말은 가당치 않다”고 했다.

그는 글 마지막 부분에서 “오늘도 이렇게 부모를 힘들게 하고 있는 정민이…”라며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다. 나쁜놈… 그런데 몹시 보고 싶은 놈”이라고 적었다.

한편 지난 19일 경찰은 한강에 입수한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 7명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이들 7명은 낚시모임으로 한강을 찾게 됐으며, 지난달 24일 오후 10시부터 25일 새벽 5시까지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가 머문 현장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1명은 지난달 25일 새벽 4시 40분께 신원불상의 한 남성이 한강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사람이 (물에) 들어간다”고 외쳤고, 함께 있던 일행들도 같은 것을 봤다. 신원을 알 수 없는 해당 남성은 무릎 깊이의 강물에서 점점 가슴팍 깊이의 강물까지 들어갔고, 수영(평영)을 하듯 팔을 휘저으며 강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고 한다.

손씨 실종 당일 실종신고는 총 63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남성은 6명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목격자들이 봤다는 입수자가 손씨가 아닌 실종 남성 6명 중 1명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현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시민들이 작성한 추모 글귀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현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시민들이 작성한 추모 글귀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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