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 머물렀던 잔디밭 흙, 강물 속 토양도 비교·분석 중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당시 한강에 입수하는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뒤 해당 남성에 대한 신원확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손씨가 신고 있던 양말에 있는 토양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한강공원을 드나든 차량의 출입기록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총 154대의 차량을 추적한 결과, 한강에 입수한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 7명을 추가로 파악했다.
이들 중 1명은 지난달 25일 새벽 4시 40분께 신원불상의 한 남성이 한강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사람이 (물에) 들어간다”고 외쳤고, 함께 있던 일행들도 같은 것을 보게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언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해당 남성은 무릎 깊이의 강물에서 점점 가슴팍 깊이의 강물까지 들어갔고, 수영(평영)을 하듯 팔을 휘저으며 강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목격자들은 새벽 5시께 낚시를 끝내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들은 입수자가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이 강물에 들어가는데 신고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수영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을 마시고 한강에 들어가 수영하는 사람이 종종 있었기에 구조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만일 손씨가 스스로 한강에 들어간 것이라면 그간 의혹이 제기됐던 ‘타살’이 아니라 ‘사고’로 사건이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크다.
33분께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토끼굴’로 불리는 반포나들목의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A씨는 택시를 타고 새벽 4시 50분께 집에 도착했다. 한강 입수자가 손씨일 경우 이미 그 현장에 친구 A씨는 없는 상태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경찰은 목격자들이 봤다는 신원미상의 남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단 추가 목격자 확보 및 주변 CCTV 분석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와 함께 손씨가 신고 있던 양말에서 나온 토양 성분과 손씨가 머물렀던 잔디밭에 있는 흙, 육지와 물 경계에 있는 흙, 육지에서 강물 속으로 3·5·10m 지점에 대한 토양 성분을 비교·분석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 경찰은 사라진 손씨의 신발도 수색 중이다.
한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오후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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