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악어 몸길이 3m 추정
같은층서 공룡·도마뱀 발견
남해 이족보행 화석 논란종식
학명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중생대 백악기 경남 ‘진주층’에서 세계 최초로 현대 악어의 조상 격인 ‘이족보행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 100여개가 발견됐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12일 두발로 걸어 다니는 몸길이 3m 거대한 원시악어가 공룡과 익룡, 포유류 등과 함께 살았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은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 전원주택 부지 조성공사 지역으로 약 1억 1000만년 전 퇴적된 백악기 진주층에 해당한다.
이번 발견은 지난해 진주층인 진주혁신도시에서 발견된 세계최대급 도마뱀 발자국, 올해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에 이은 발견이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네발로 걷는 악어류만 발견된 것과 달리 백악기에 2족 보행 악어가 있었음을 처음 발견한 점, 논란을 빚어온 남해 가인리 이족보행 화석도 악어 발자국임을 확인한 점에서 가치가 높다.
화석은 동물들이 한 방향으로 걸어간 것처럼 길이 18~24㎝의 발자국 화석들이 일렬로 늘어선 형태로 발견됐다.
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원시악어의 몸길이를 최대 3m 정도로 추정하고, 원시악어가 무리지어 이동하는 습성을 가졌을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이전에 발견된 작은 4족 보행 원시악어 발자국인 '바트라초푸스'에 '크다'는 의미를 더해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잘 보존된 피부자국이 확인된 이번 발견으로 지난 2012년 발견된 남해 가인리 이족보행 발자국 화석의 역시 자혜리와 같은 원시악어라는 것이 밝혀졌다.
가인리 발자국도 사람 발자국과 유사해 발견 직후부터 공룡 발자국과 사람 발자국이 함께 발견된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논란을 빚었다.
이로써 지금까지 진주층에서는 ▲육식 공룡 발자국 ▲세계최초 뜀걸음형 포유류(캥거루쥐)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세계최소 랩터 공룡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의 백악기 도마뱀 발자국 화석 등 다양한 발자국 화석들이 나왔다.
김경수 연구소장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악어 발자국 화석이 진주에서 발굴된 데 이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족보행 악어 발자국 화석도 발견됐다”며 “이번 발견은 원시악어가 트라이아스기에 멸종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백악기까지 오랜 기간 살아남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학술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발견된 악어 화석표본은 현재 충무공동 소재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 전시하고 있으며, 공룡화석에 관심 있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경수 교수를 비롯한 한국의 연구진들과 마틴 로클리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 호주 퀸즐랜드대 앤서니 로밀리오 박사 등 화석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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