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새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악어 보행렬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0.3.19
진주에서 새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악어 보행렬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0.3.19

학명 ‘크로코다일로포두스’

악어 크기 84~108㎝ 추정

같은 곳서 공룡·도마뱀 발견

익룡발자국전시관서 전시 중

[천지일보 경남=최혜인 기자] 경남 진주 혁신도시(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에서 아시아 최초로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19일 ‘아시아에서 발견된 크로코다일로포두스 최초보고’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백악기 연구’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악어 발자국 화석은 경남진주혁신도시 조성공사 지역인 약 1억 1000만년 전의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충무공동에서 발견된 2500여개에 달하는 익룡발자국 화석과 지난해 세계최대급 도마뱀 발자국 화석에 이은 발견이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화석 발견은 한국에서 백악기 진주 지역 호수에 악어가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자국 형태는 스페인에서 처음 발견된 악어 발자국 화석인 크로코다일로포두스와 매우 유사하다. 이 악어 발자국이 아시아에서 발견·연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악어는 물속생활로 물갈퀴가 발달해 있고 꼬리는 길지만 이번 화석은 물갈퀴와 꼬리 끌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주로 육상에서 생활했던 원시적인 형태의 악어가 남긴 발자국 화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화석으로 밝혀진 악어크기는 뒷발자국 화석의 길이(7-9㎝)를 근거로 할 때 약 84~108㎝로 추정된다.

진주에서 새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악어 앞발자국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0.3.19
진주에서 새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악어 앞발자국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0.3.19

김경수 연구소장에 따르면 이번 화석이 발견된 진주층은 익룡·포유류·도마뱀·개구리와 함께 악어 등 다양하고 풍부한 백악기 생태계를 잘 보여주는 곳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지금까지 경남진주혁신도시에서는 ▲육식 공룡 발자국 ▲세계최초 뜀걸음형 포유류(캥거루쥐)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세계최소 랩터 공룡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의 백악기 도마뱀 발자국 화석 등 다양한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됐다. 원시악어 화석은 혁신도시에서 발견된 6번째 연구결과다.

김경수 소장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악어 발자국 화석이 진주에서 발굴된 데 이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크로코다일로포두스’가 발견됐다”며 “이번 연구는 1억 1000만년 전 백악기 진주혁신도시에 매우 다양한 척추동물들이 살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악어 화석표본은 현재 충무공동 소재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 전시하고 있으며, 공룡화석에 관심 있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경수 교수를 비롯한 한국의 연구진들과 마틴 로클리 미국 콜로라도대학 교수, 호주의 앤서니 로밀리오 박사 등 화석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현생 악어 앞발(좌측)과 뒷발(우측)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0.3.19
현생 악어 앞발(좌측)과 뒷발(우측)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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