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비토섬서 발견된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7.19
경남 사천시 비토섬서 발견된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7.19

경남 사천 비토섬 내 해안가

최고(古) 물갈퀴·진동새 흔적

‘이크노토오르니스’ 첫 학명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중생대 백악기 경남 ‘진주층’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 조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대한민국에서 1억 1000만년 전부터 새들이 서식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은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섬 내 해안가로 약 1억 1000만년 전 퇴적된 백악기 진주층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발견된 중생대 조류 발자국 화석은 모두 9종으로 모두 약 1억년 전부터 7000만년 전에 살았던 새들의 흔적이다.

이번에 발견된 비토섬 새 발자국 화석은 그보다 오래된 1억 1000만년 전에 살았던 조류 흔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발자국 화석으로 기록됐다. 이는 또한 현재까지 알려진 전 세계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들 중 가장 오래된 발자국 화석이다.

그동안 진주층에서는 ▲육식 공룡 발자국 ▲세계최초 뜀걸음형 포유류(캥거루쥐)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세계최소 랩터 공룡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의 백악기 도마뱀 발자국 화석 등 다양한 화석이 나왔다.

사천 비토섬 진동새 발자국 화석(진동오르니페스) 발견 당시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7.19
사천 비토섬 진동새 발자국 화석(진동오르니페스) 발견 당시 모습.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7.19

지질유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중생대 백악기 조류 발자국 화석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다양하게 발견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69년 경남 함안군 용산리에서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새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면서 한국 함안새(코리아나오르니스 함안엔시스)로 명명됐다.

이후 경남 진주시, 고성군, 남해군, 전남 여수시, 해남군 등지에서 진동새 발자국 화석 등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다양한 종류의 조류 발자국 화석들이 나왔다.

이날 발표된 사천시 비토섬의 새 발자국 화석은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 흔적이 남아 있는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이다. 비토섬 새 발자국 화석은 중생대 쥬라기 후기에 시조새가 처음 출현한 이후로 새들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1억 1000만 년 전에 물가에 적응한 것을 보여준다.

발견된 신종화석은 ‘이크노토오르니스 승조서아이(Ignotornis seoungjoseoi)’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이그노토오르니스’는 물갈퀴가 있는 새 발자국에 대해 처음 명명된 속명이며 ‘승조서아이’는 진주교대에서 오랫동안 경남 지역 화석을 연구한 서승조 명예교수를 기리기 위해 명명했다.

사천 비토섬 진동새 발자국 화석(진동오르니페스)의 3D 이미지.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7.19
사천 비토섬 진동새 발자국 화석(진동오르니페스)의 3D 이미지.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7.19

특히 비토섬에서는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과 진동새 발자국 화석(진동오르니페스)도 함께 발견됐다. 진동새 발자국 화석은 경남 고성 덕명리 진동층(약 9000만년 전)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더 오래된 1억 100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기재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비토섬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은 강승협 교사(현 경남 산청 덕산초)가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후 강 교사는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에 대해 석사 논문을 작성했으며, 2017년 캐나다·미국 연구자들이 현장조사를 통해 진동새 발자국 화석을 발견한 뒤 공동연구가 이뤄졌다.

현재 비토섬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은 2013년 발굴조사를 거쳐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에 보관 중이다.

해당 화석에 대한 논문은 ‘한국 사천시 진주층에서 발견된 새 발자국(신종 이그노토오르니스 승조서아이)에 대한 최초 보고’라는 제목으로 사이언스다이렉트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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