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혁신도시가 있는 진주시 충무동에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소형 익룡 발자국 보행렬.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12.14
경남혁신도시가 있는 진주시 충무동에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소형 익룡 발자국 보행렬.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12.14

발자국 크기 2.7㎝ 소형익룡

‘테라이크너스 그라실리스’

‘가냘프고 아름다운’ 뜻 명명

“진주층 생태계 다양성 증명”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혁신도시가 있는 진주시 충무공동에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소형 익룡 발자국이 새 이름을 가지게 됐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한국 진주시 진주층에서 발견된 소형 익룡 발자국과 보행렬(신종 테라이크누스 그라실리스)’ 논문이 국제학술지인 ‘백악기 연구’에 게재됐다고 14일 밝혔다.

새로운 종류의 익룡 발자국은 테라이크너스 그라실리스(Pteraichnus gracilis)로 명명됐다. 그라실리스라는 이름은 ‘가냘프고 아름다운’이라는 의미로 ‘가냘프고 아름다운 익룡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주의 경남혁신도시에서는 지난 2010년 조성공사 당시 2500여개에 달하는 익룡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된 바 있다.

이어 2019년 세계최대급 도마뱀 발자국 화석과 지난해 아시아 최초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 세계최초 백악기 ‘두발로 걷는 악어’ 화석 등 다양한 화석이 쏟아졌다.

그동안 세계최소 랩터 공룡 발자국, 세계최고(最古) 개구리 발자국 등이 발견되면서 혁신도시에 각종 크기의 익룡과 공룡 등 다양한 척추동물들이 살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화석이 나온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는 지난 2011년 10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2018년에 화석산지 보호각을 설치하고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이 구축되면서 혁신도시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보존·전시 중이다.

이날 새롭게 명명된 익룡발자국은 평균 길이 2.7㎝, 뒷발자국 평균 길이 2.8㎝ 규모로, 육지에서 네 발로 걸어간 보행렬 2개와 62개의 발자국들이 하나의 암석 표본에 남아 있다.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형 익룡발자국 표본·분포도.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12.14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형 익룡발자국 표본·분포도.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12.14

발자국 길이가 5㎝가 넘지 않는 소형 익룡 발자국 화석은 현재 한국·일본·스페인 등 몇몇 중생대 퇴적층에서만 보고되는 희소성이 높은 화석이다. 이번 테라이크누스 그라실리스는 이전에 보고된 익룡 발자국보다 앞발자국에서 뒤쪽을 향하는 세번째 발가락이 길이가 더 길고, 좁고 긴 형태를 보여준다.

이 화석은 약 1억 700만년 전에 살았던 익룡이 남긴 발자국이다. 약 1억 300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후쿠이현 가쓰야마시나 1억 2500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경남 하동군의 소형 익룡 발자국과 그 연대가 명확히 구분된다.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은 약 1억 1000만년 전 퇴적된 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에 해당한다.

같은 진주층에 속하는 정촌면에서는 2㎝ 남짓한 아주 작은 크기부터 50㎝가량 되는 대형 육식 공룡 발자국까지 7000여개에 달하는 화석과 집단 보행렬이 발견됐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뒷발의 크기가 1m에 이르는 대형 용각류 공룡의 발자국과 익룡·악어·거북 등 다양한 파충류의 발자국이 여러 층에 걸쳐 한곳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경남혁신도시에서 발견된 화석들은 지난 2017년 뜀걸음형 포유류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2편, 백악기 연구에 5편, 역사 생물학에 1편 등 총 8편이 게재돼 있다.

김경수 지질유산연구소장은 “이번 추가 발견은 중생대 백악기 전기에 동아시아 육상 환경에 3종류의 소형 익룡들이 살고 있었다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며 “진주 익룡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도 남아 있는 익룡 발자국에 대한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소형 익룡 발자국 화석은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서 상시 전시되고 있으며, 실제 소형 익룡 발자국 형태와 보행렬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형 익룡발자국 보행렬 A와 보행렬 B.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12.14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형 익룡발자국 보행렬 A와 보행렬 B. (제공: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천지일보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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