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29일 공개한 두 번째 방송 예고편 캡쳐.
MBC PD수첩이 29일 공개한 두 번째 방송 예고편 캡쳐.

‘도박 16국사’로 불리는 조계종 스님들
비구니 ‘미투’ 폭로… “강제성 있었다”
조계종, MBC 비판하며 반론기회 요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MBC PD수첩이 설정‧현응스님과 관련한 의혹을 방영한 데 이어 두 번째 방송에서는 그간 불교계에서 논란이 된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도박 비리 의혹, 전 호계원장 법등스님의 성폭행 의혹,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의 은처자(숨겨둔 자식) 의혹 등을 보도했다.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PD수첩은 29일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라는 주제로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불국사 관장 종상스님 등 이른바 ‘도박 16국사’로 불리는 조계종 권승(핵심 권력을 잡고 있는 스님)들의 도박의혹을 다뤘다.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도박 의혹에 대해 경주 불국사 부주지,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을 지낸 장주스님은 “자승스님은 이사장으로 있는 은정불교문화진흥원에 도박하우스를 두고 스님들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당시 도박혐의를 받고 있던 자승스님이 34대 총무원장에도 연임 출마 선언을 하자, 적광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의 도박의혹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하지만 적광스님은 조계종 호법부 스님들에게 지하실로 납치돼 집단 폭행을 당했다. 적광스님에 따르면 백주대낮에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해진 폭행으로 현재 정신병원을 오가며 폐인생활을 하고 있다.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방송은 총무원장 설정스님 은처자 의혹에 이어 경기도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의 숨겨둔 은처자 의혹도 보도했다.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나선 용주사중진 비대위원장 대안스님은 당시 용주사 호법국장인 탄종스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대안스님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스님들을 (호법부에서) 징계 8년, 10년을, 나는 제적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또 성월스님은 은처자 의혹이 일자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를 미루고 있다.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현응스님을 둘러싼 성폭력 의혹에 이어 이날 방송에서는 경북 김천 직지사 주지 법등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비구니(여승) 자매가 ‘미투(위압관계에 의한 성폭력 신고)’ 폭로를 하고 나섰다.

수인스님(가명)은 “(법등스님이 내) 옷을 벗기고, 먼저 옷을 주섬주섬 벗었다. 정말 사정만 안 했을 뿐”이라며 “강제성이 있었다. 억지로 나를 눕혔다. 예뻐서”라고 말했다. 수인스님의 동생 명인스님(가명)은 “스님이 힘으로 나를 침대로 밀고 갔다. 옷을 막 벗겼다”면서 “그래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두 스님은 이 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어머니는 쓰러지셨고, 아버지는 충격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년째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등스님은 여전히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MBC PD수첩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 방송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0

앞서 법등스님은 최근 서울서부지법에 MBC 최승호 사장을 상대로 “MBC는 29일 방영 예정인 PD수첩의 프로그램 중 채무자가 언급된 부분의 방송을 금지하라”는 내용의 방송금지가처분 소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계종은 지난 25일 PD수첩이 제기한 총무원장 설정스님 등의 비위 의혹들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반론의 기회를 달라며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계종은 “MBC는 29일 방송이 편성됐으니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일방통행식의 취재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이해 당사자 및 기관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반론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국정원 결탁의혹을 받는 정보제공처 불교닷컴에 대한 검증 ▲의혹이 해소된 설정스님 학력문제와 고건축박물관 문제에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 ▲딸로 의심받는 전모씨의 친모인 김모씨에게 직접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이유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입장 ▲MBC 최승호 사장과 명진스님, 적폐청산 시민연대 신학림씨와 관계 등의 공개질의를 28일까지 답변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1일 MBC는 ‘큰스님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은처자 의혹을 받는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성추행 의혹을 받는 현응스님을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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