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 선거제도 개선을 약속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 선거제도 개선을 약속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1

조계종, 해명위해 영상증언 공개
“인권 무시한 PD 수첩 보도 황당”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의혹에 반박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24일 설정스님의 은처자로 지목된 김모씨와 지난 7일 미국 현지에서 종단 관계자가 면담을 갖고 제기된 의혹을 반박하는 증언 녹취록을 배포했다.

녹취록 축약본에 따르면 김씨는 출가해 경북의 한 사찰에 거주하던 중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으나, 설정스님의 친자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속가 가족들과 인연이 있던 설정스님에게 부탁해 스님의 속가 가족에게 딸을 입양했다고 해명했다.

친자 확인 소송에 대해서는 “딸이 초등학교를 입학할 무렵 입양을 한 가족과 본인의 친가 쪽이 양육문제로 갈등이 발생해 양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30여년전 저와 제 딸에 관한 내용이 설정스님과 연관 지어 방송되고 있음에 너무나도 놀랐다”며 "“마치 모든 내용이 100% 진실인 듯 보도하며 무차별적으로 인권을 무시한 처사에 대해 너무나도 어이가 없으며 매우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PD수첩을 본 후 아이는 물론 설정스님께서 엄청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크나큰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그동안 잊고 지내온 설정스님에 대한 저의 죄를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씻고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크게 용기를 내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녹취록을 공개한데 이어 다음 주에는 언론사 등에 영상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는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가 PD수첩 측에 설정스님 관련 자료를 불법으로 제공했다고 보고 개인정보보호법과 금융실명거래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PD수첩은 설정스님에게 제기된 학력위조, 100억대 부동산 보유, 은처자 의혹 등을 보도했다. 이에 설정스님은 유전자 검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의혹을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김모씨 녹취록 축약본.

○ 김*정씨의 출가

- 불교학생회를 다니며 스님의 길을 걷기로 발원하여 출가하였으나, 은사스님과 뜻이 맞지 않아 대구 동화사를 통해 부산 범어사에서 계를 받고, 경북 어느 시골의 노 비구니 스님께서 수행하시는 ㅇ사찰에서 거주하며 수행하였음.

 

○ 설정스님과 전*경의 관계

- 경북 ㅇ사찰에 거주하던 중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하여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이후 사찰에 다니시던 71세의 김ㅇㅇ보살님 보살핌으로 아이를 출산하였음. 전*경이 설정스님의 친자는 아님.

 

○ 전*경의 입양 및 소송 과정

- 김*정씨 속가 가족들과 수덕사(원담스님, 설정스님)와의 인연이 있어왔고, 이에 설정스님에게 입양을 부탁드렸음. 우여곡절 끝에 설정스님 속가 가족에게 입양하였으나, 입양 후 전*경이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입양을 한 가족과 김*정씨 친가 쪽이 양육문제로 갈등이 발생되었음. 그로 인해 속가 가족과의 관계 등이 엉망이 되었고, 아이의 양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입양을 주선해 주신 설정스님께 연락을 취하던 중 연락이 되지 않아 스님께서 피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음.

- 김*정씨를 보살펴주었던 김ㅇㅇ보살님이 소송을 제기하면 어떤식으로든 스님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며, 소송은 나중에 취하하면 되니까 소송을 제기하라고 강하게 조언하시는 바람에 소를 제기하게 되었음.

- 이후 설정스님이 도움을 안 주실려고 피하신 게 아니라 암 수술을 위하여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사실과 한국에 들어가면 도움을 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아버지를 통해 확인하게 됨에 따라 소를 취하하게 되었음.

 

○ 심광사 전입신고 과정

- 출가 후 은사스님과 뜻이 맞지 않아 계를 받기 전 고민 끝에 일본 유학을 준비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증빙서류의 일환으로 사찰의 이름과 주소가 들어간 주민등록등본이 필요(당시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속가 부모님 댁으로 되어 있었음)하여 설정스님께 부탁드림.

- 설정스님은 잘 모르시겠다며 다른 스님들께 물어보라고 하셨고, 다른 비구 스님에게 사정을 설명드리고, 2~3개월 정도의 기간이라고 말씀드렸더니 허락을 해 주셔서 심광사로 주소지를 옮겨 놓게 되었음.(이후 1년을 전후하여 주소지를 심광사에서 다시 부모님 댁으로 옮김)

 

○ 기타

- PD수첩을 본 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무엇보다도 그 아이는 물론 설정 큰스님께서 저로 인하여 엄청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크나큰 죄책감에 시달리며 몇날 며칠을 괴로워하며 고민하게 되었음.

- 진실을 밝히는 이유는 그동안 잊고 지내온 설정 큰스님에 대한 저의 죄를,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씻고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크게 용기를 내어 공개적으로 하게 된 것임.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