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연일 국민들의 화가 광화문을 밝히고 있다. 믿었던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함께 분노를 표출하며 한시바삐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러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최순실이란 이름 아래 얽힌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들은 카더라 통신을 통해 의구심만 더해가고 대통령의 담화는 영혼없는 사과로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채 하야의 불길만 더 세게 만들어 버렸다.

게다가 담화문을 발표하며 잘못된 곳은 수사를 받겠다며 국정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던 대통령은 또 한번 일방통행노선을 펼쳐 스스로 변하지 않았음을 보이고 만다. 정상적인 절차는 접어두고 독단적으로 김병준 책임총리의 인선을 발표한 것이다.

국정을 제 궤도에 올려놓고자 하는 의지는 충분히 알겠지만 방법은 틀렸다. 여당이나 현 총리와는 사전 논의도 없이 과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나의 의사만 피력한다고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야당은 국무총리 지명철회를, 국회는 총리 인사 청문회 거부로 대통령의 인선을 거부하고 정국이 수습되기는커녕 혼란만 가중됐다. 이번 사건 덕분에 우리의 국가브랜드는 땅에 떨어졌다. 대통령 역시 얼굴을 들고 외교를 할 수 없을 만큼 타격을 크게 입었다. 따라서 한시바삐 현재의 정국을 타계하는 것은 올바른 길이다. 그러나 그 방법 역시 그렇게 질타를 맞고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독단적인 형태여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으니 어떠한 형태든 대통령의 권한이 온전하게 행사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따라오고 와해된 여야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혼란정국이 진정될 수 있다. 문제는 시스템이나 체계가 아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 시스템은 첨단을 따라가면서 정치적 마인드는 과거에 머물러 있으니 아무리 체계를 바꿔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

어수선한 정국을 이용해 숟가락 얹을 생각을 하지 말고 국회와 여야는 각각의 주어진 기능과 임무에 충실하도록 하며 대통령은 남은 임기까지 나라의 발전과 안녕을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 여론에 휘둘려 정치권마저 회오리바람을 타면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에 벌어진 일들의 조사는 조사대로 진행하고 본래의 정국이 가려던 길을 갈 수 있도록 각자가 역할과 본분의 자기중심을 지켜야 한다. 정도를 벗어난 편법이나 요행을 바라는 방법만 아니면 된다. 기존 시스템이 충분히 활용되며 과정과 절차를 따를 수 있다면 국민은 물론 모두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인재가 없음이 안타깝다. 욕심 없이 각각의 자리에 제 역할만 충실히 하는 인재들이 존재했다면 불똥 하나에 온 나라가 화르르 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연일 경고 사인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마당에 국민들마저 거리로 뛰어나와 혼란을 가중시키면 그 누구도 이를 컨트롤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라를 두고 이판사판 끝까지 가보자는 치킨게임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하루살이 인생이 아닌 다음에야 오늘의 행동이 내일에 영향을 미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시원하게 감정의 해소를 했다고 내일도 시원하게 뻥 뚫린 미래를 가져 오지 않는다. 나의 행동이 평생의 한이 되는 수도 있다. 진정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경기는 물론 정국의 안정을 위해서 모두가 냉정의 온도를 찾아 제 궤도를 찾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