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한 해의 끝자락을 마주하면 사람들의 생각은 아쉬움과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렌다. 대한민국의 2016년의 끝자락은 기대감과 아쉬움보다 후회와 걱정만 가득하다. 지나간 시간은 잡는다고 잡히는 것도 아니고 시작하는 시간들에 대한 준비가 없으면 또 다른 후회와 걱정의 한 해가 생겨날 뿐이다.

정규직은커녕 임시직 아르바이트라도 구했으면 하는 젊은이들, 아니 젊은이들뿐만이 아니라 중장년에서 노년까지 생계를 위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기거할 집을 사려는 생각은 아예 없다. 씨가 마른 전세도 꿈이고 월세라도 내면서 생활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슬럼프에 빠져 버린 경제는 자영업자의 사이클만 짧게 하고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버거워 주인이 직접 운영한다. 남녀노소 주머니가 여유가 있어야 소비가 이루어지고 소비가 이루어져야 생산이 돌아가 기업들이 움직이고 그래야 일자리들도 생겨날 텐데 작은 가계부터 움츠리니 점점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건강한 노인들 역시 일자리가 필요하다. 60이 되어도 건강한 신체와 정신은 일자리가 필요한데 이를 수용할 기업체가 없다. 관공서의 생색내기용 일자리는 이미 눈밖에 났다. 용돈 수준도 안되는 벌이로는 생계가 어렵기 때문이다. 꽉꽉 막힌 일자리에 시야까지 흐린 경제는 내일의 계획을 세우기도 어렵게 한다.

나라 또한 새해의 계획이 쉽지 않다. 계획을 세우려는 모임조차 쉽지 않고 계획의 설계나 타협도 쉽지 않다. 선장 잃어버린 배는 이리로 가야 한다, 저리로 가야 한다는 설왕설래의 이끌림이 좌지우지 흔들림만 있을 뿐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 평탄한 시기에도 쉽지 않은 일인데 세계가 변화의 기류를 타고 있을 때 벌어진 일이라 내우외환의 길이와 깊이가 심상치 않다. 시스템이란 것이 하나의 조직만으로 굴러가지 못한다. 여러 개의 톱니바퀴들이 얽혀서 상호 시너지로 돌아가는데 시너지는커녕 온전한 가동도 어려운 상태라 새로운 해의 시작이 막막하다. 단기적으로는 증상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국가동력의 불안은 국가의 존폐를 가늠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긴 후유증과 피해를 감당하지 않으려면 혼란의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이 국가의 대외 이미지다. 집 안의 싸움은 집안에서 하면 되지만 소리가 커지고 집밖으로 나가 시위를 벌이니 밖에서 보는 집안의 이미지가 말이 아니다. 국가와 국가 간에는 신뢰라는 것이 바탕이 돼야 한다. 신뢰의 기반 아래 상호 교류의 밑밥이 있고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이 전략적인 거래가 될 것인데 대외적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누가 리더가 되든 이러한 데미지를 감당하고 외교를 펼쳐야만 하는 상황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로 우뚝 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차피 혼란한 상황이라 이를 계기로 더 크게 성장하자는 말이지만 잘 안 되는 경우 바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기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이고 결정에 이어 추진력이 강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2017년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혼란을 정리하고 중장기적인 발전 동력이 온전할 수 있는 정책으로 민과 관의 혼연일체의 전력질주를 만나게 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 닥치면 남보다 나를 먼저 챙기게 된다. 세계 역시 자국의 입장을 먼저 고수하는 입장이니 쉽지 않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난세에 빛나는 것은 사람이다. 난세에 태어난다는 영웅 그러나 그 사람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모두가 필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인지와 실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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