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대통령은 자괴감에 국민들은 분통함에 대통령은 청와대로 국민들은 광화문광장으로 간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수사에 응하겠다는 말을 하고 국민들은 설마설마 하다 연일 올라오는 보도에 기함을 토하고 광장에 모여 촛불을 켠다. 내려오라, 더 이상 거기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며 하야를 주장한다. 온 국민이 일어선 최순실 게이트에 나라가 올 스톱되고 하루하루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애꿎은 국민들은 속상함을 술로 달랜다.

얼마나 더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하야를 주장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통령이 응하길 기다리는 것인지, 여야 역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국민의 목소리에 슬쩍 올라타고 누구도 상황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나라 전체가 표류해도 되는 건가. 외세의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나라가 나라 밖은 숨쉬기도 버거울 만큼 엄청난 변화의 기류를 타고 있어 시야조차 확보하기 어려운데 그에 못지않는 혼란을 겪고 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싹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정신도 놓고 상황 파악도 안 되는 처지인지라 바라보는 사람은 입술만 바싹 탄다. 그렇다고 아무나 나서서 컨트롤을 할 수도 없고 리더부터 시스템 지휘부까지 모두가 그 자리에 왜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그 자리를 수락하고 역할과 의무에 충실하고 있었는지 스스로가 생각해 보면 작금의 오류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보일 것이다.

‘왜 내가?’ 하고 되묻는다면 그 자리는 사적인 자리가 아닌 공적인 자리이고 국민과의 약속이자 나라에 대한 충성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눈치로 자리의 연속이나 사적욕심의 도구로 삼지 말기를 바란다. 나라가 있어야 그대들도 존재한다. 혼란이 길어지면 폭발이 따라온다. 우리는 더 이상의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껏 흘린 시간에도 엄청난 대가를 치러내며 복구를 해야 할 판이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 각자에게는 각자 해야 할 영역의 일이 있다. 특수상황임을 감지하여 나의 일을 잠시 멈추는 일이 있을지언정 나의 일을 영원히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살아가면서 사건과 사고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 사건과 사고는 생채기를 남기지만 잘 아물게 치료하면 된다.

혼란한 정국을 틈타 누군가는 이를 계기로 삼아 또 다른 욕구를 채우려 하겠지만 결국은 살아가는 문제에 당면할 것이다.

화에 미쳐 살아가는 것을 잠깐 잊을 수는 있지만 오늘은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또 다른 내일을 만나려면 오늘의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 냉철함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옆에서 달콤한 말을 하는 것을 즐길 수는 있지만 그것이 영원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감정이 앞서 있다면 이성을 일으켜서 오늘만이 아닌 내일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당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얼떨결에 밀려나와 있는 아이들을 생각해야 한다. 오늘의 당신이 서 있는 곳에 내일 그 아이들이 서 있어야 한다는 것, 그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어른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나라 전체의 혼란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온전한 정신으로 미래를 생각하며 만에 있을 사태에 대한 수습이 가능한 방안들을 준비하고 시스템이 올바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1차선에서 안되면 2차선에서, 2차선에서 안되면 3차선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돼야 하고 온전한 기능을 발휘해야 온 나라의 혼동을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 혼란을 틈타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무리가 아닌 진정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과 대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절차와 책임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 인정과 고려를 통한 오늘의 바탕 아래 내일을 세우는 방법의 모색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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