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작은 시골 마을의 일도 아니고 도시도 아닌 대한민국 전체가 썰에 휘둘리고 있다. 최순실이란 이름 석자에 너도 나도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어내며 대한민국은 물론 국가원수의 모양새가 만신창이다. 물론 이 모습들은 여과 없이 전 세계로 중계되고 썰에 썰을 남기며 점점 사실이 거짓인지 거짓이 사실인지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지고 사람들을 움직인다.

현재의 상황들이 끝이 아니다. 이를 기점으로 과거로 올라가 선대의 인물들까지 거론되며 오래된 족보들이 탈탈 털리고 나라의 상징인 청와대가 수사권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진위의 여부가 밝혀진 것도 아닌데 거리마다 사람들이 뛰어 나와 하야를 주장하며 밤을 밝히니 오리무중의 정국은 이 회오리를 만나 쓰나미 정국으로 올스톱되었다. 이 상황은 누구의 탓을 해야 할까. 근본적으로는 내 탓이다. 국민들이 정치를 그만큼 방관했고 적극적인 관여를 안 했으니 작금의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난 대국민사과처럼 상황대처나 후속조치가 빠진 것이 아닌 딱 부러지는 발표문과 함께 어정쩡한 상황들을 명명백백하게 정리해야 한다. 국가 최고 통치권자로서 국내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남은 임기의 계획 및 외교프로세스의 가닥을 잡아야 토네이도가 된 바람을 재울 수가 있다. 진원지가 되기도 했고 이 사태의 칼자루를 가지고 있으니 대통령이 뒤로 물러서 있으면 파장이 가라앉기도 힘들고 국정은 물론 나라 전체가 혼란에 싸이게 된다.

분명 이 순간을 기다리는 차기 야심자가 이를 이용하고 선동하여 또 다른 역사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을 것이다.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의 환경들이 이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호시탐탐 우리의 빈틈을 노리는 북한도 있다. 현재의 상황들을 냉철하게 짚어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모호함으로 시간을 흘리면 군중심리에 소문에 소문들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제어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현재 근본체력이 혼란에 흔들릴 만큼 온전하지 못하다. 내부변수는 물론 외부변수의 무엇 하나라도 터지면 엄청난 피해를 감당해야 할 만큼 아슬아슬하게 서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선은 상황의 수습이 가능한 조치가 필요하다. 어느 시대에나 최고 권력자 주변에는 전략을 담당하는 책사가 있어 이들의 조언을 받으며 통치가 이루어진다. 이들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기용되고 누리는 권위에 비리가 끼어들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지나친 물욕에서 시작된다. 작금의 사태를 비약하고 부풀리지 말고 팩트에 근거한 대응이 필요하다. 필요한 조치가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상황을 벗어나 국정을 온전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는 인재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물질만능의 세상이지만 적어도 직무에 충실하여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며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적절한 전략을 통해 실행될 수 있도록 직업관이라도 투철한 사람들을 기용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하여 문건도 유출됐고 비리와 부정의 재물축재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참모들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여 오늘의 사태를 만든 장본인이 됐기 때문이다. 네 탓이라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내 탓이다 인정하며 믿기 어려운 오늘의 사태를 진정시켜야 할 것이다. 오늘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만년 넘어서는 역사가 유구히 빛나야 하기에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올바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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