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촛불을 들고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주장한 지 7주 만에 대통령탄핵소추안이 상정되어 국회본회의 결정으로 탄핵으로 가닥이 잡히고 표결이 완료됐다. 촛불을 들던 시민들은 자신들이 뭔가를 이뤄낸 듯한 기분에 함성을 높이고 폭죽을 쏘고 축제를 벌였다. 국가의 최고권력자를 탄핵하고 무슨 명분으로 축제를 벌이는 것인가. 나라의 얼굴이 땅에 떨어지고 사경을 헤매던 국정은 비상체제로 돌아섰는데 무엇을 축하해야 하는지 영하의 날씨에 하늘로 치솟는 폭죽들이 부끄럽기만 하다. 폭죽에 연예인의 공연까지 한판 질펀하게 벌인 뒷배경엔 어떤 검은 마음들이 서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역사에 남을 오늘은 오후부터 수도 중심부를 뒤흔들었다.

근 두 달 이상이 국정농단으로 혼란상태였고 정부와 국회는 개점휴업상태였다. 도심 한복판은 주말마다 촛불집회란 이름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수도권이 마비됐고 대통령은 세 차례나 대국민담화로 국민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스스로 조기 하야의 제안까지 했지만 결국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탄핵을 맞이했고 황교안 총리 체제로 국정이 비상가동 되게 됐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렸고 시간에 대비해 표류하는 국정은 더 많은 숙제를 가지게 됐다.

대통령 탄핵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탄핵에 이르게 된 것의 진상과 법적인 절차가 남아있고 최고 지휘권자의 부재로 인한 대행체제에서 겪게 되는 딜레마도 해결돼야 한다. 또한 국무총리의 권한대행은 어디까지나 권한이 주어진 것이 아닌 대행이므로 중대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의 대처도 불안해진다. 한마디로 이제 모든 문제들의 종결이 아닌 시작과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데 국정이 온전히 가동될지도 불안할 지경이다.

최고 지휘권자의 지휘 안에 있을 때도 제대로 굴러가지 못했던 국정이 대행체제로 온전한 기능을 발휘랄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부터야말로 신경 바싹 곤두세우고 여야는 물론 정부 각 부처의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각자가 지휘권자가 있는 상태 이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과 언론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제 모두 제자리를 찾을 때이다. 법과 절차로서 제대로 된 정리가 이루어질 것이고 놓고 있던 생활전선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미 우리 경제는 여기저기서 경고등이 켜진 채 운영됐다. 언제 어떤 변수가 경고등이 켜진 곳을 건드려 쓰나미가 터질지도 모르는 위험 상태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외교 역시 편안한 상태가 아니다. 익히 알다시피 박 대통령의 외교는 진취적이지 못하였고 주변국들의 압박 또한 만만치 않았다. 사드배치 문제부터 최근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도 컨트롤하기 버거운 상태였다. 이러한 때 최고의 리더가 없이 중대한 상황들을 컨트롤하며 취사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결코 우리의 앞날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에 온 나라 경제가 숨이 막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여야는 정쟁이나 사리사욕에 이러한 상황을 이용할 생각을 접고 나라 경제 및 정국의 안정에 최선을 다해줘야 한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이든 지켜본 국민이든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더 이상 혼란을 야기하는 행동을 자제해 주어야 한다. 이미 엄청난 흔들림으로 경기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고 나라 안팎에 국가 이미지는 바닥을 쳤다. 더 이상의 시도는 국가의 안위는 상관없이 기분에 만취한 작태(作態)가 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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