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출국 열흘·黃 논란 엿새만
미동 없던 용산, 한발 물러서
한동훈 “절실히 민심에 반응”
당정갈등엔 “운명공동체” 일축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3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 여부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거취가 20일 결정되면서 강 대 강 대치로 치달았던 여권 내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두 사람을 둘러싼 입장을 서로 굽히지 않으면서 당정 간 균열 조짐마저 보인 바 있다.

갈등의 정중앙에 서 있는 이 대사의 논란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핵심 대상자인 그가 호주로 출국하게 된 점이다. 그는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됐다. 이 대사는 대통령실 지시를 받았다는 간접 증언들이 나올 정도로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다.

또한 황 수석은 자신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특정 언론사를 말한 뒤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보사 회칼 테러’로 알려진 내용으로 당시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정보사 예하부대장 상관의 명령을 받아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기자를 칼로 습격한 사건을 말한 것이다.

(인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전날까지도 두 사람의 거취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대사의 조기 귀국과 황 수석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환 전 이 대사 조기 귀국에 극구 반대했으며 황 수석의 논란엔 “언론에 압력을 행사해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실이 두 사람에 대한 입장을 철회하면서 여권 내 갈등은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황 수석은 사의를 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 수석 논란이 불거진 지 엿새만이다.

이 대사는 총선 전 조기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대사는 오는 25일 국내에서 열리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는데 이를 통해 여당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9.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안양 현장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황 수석은 오늘 사퇴했고 이 대사는 곧 귀국한다”며 “저희는 총선을 20여일 앞에 두고 절실하게 민심에 반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정갈등과 관련해선 “국민의힘과 윤 정부는 운명공동체”라고 일축했다.

여권은 총선 전 악재로 꼽히는 두 사람의 거취를 결정하면서 용산발 리스크를 해소하고 당정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에서 당의 입장을 수용한 배경에는 수도권 위기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이 이런 적이 없다”며 “어느 한 이슈가 터져서 (지지율) 15%, 10%가 하루, 이틀에 급락을 거듭하는 것은 정치를 28살 때부터 했지만 처음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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