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귀국·황상무 사퇴’에
한동훈 “민심에 민감해야”
대통령실, 사실상 요구 거부
‘비례 사천’ 논란엔 당내 잡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3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여권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22일을 앞둔 19일 마찰음을 빚고 있다. 특히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 여부, 황상무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비례대표 순번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 대사의 논란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핵심 대상자인 그가 호주로 출국하게 되면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는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됐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지시를 받았다는 간접 증언들이 나올 정도로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다.

황 수석의 논란은 기자들 앞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특정 언론사를 말한 뒤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보사 회칼 테러’로 알려진 내용으로 당시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정보사 예하부대장 상관의 명령을 받아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기자를 칼로 습격한 사건을 말한 것이다. 이에 황 수석은 MBC를 향해 협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29.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두 사람에 대한 대통령실의 조치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민께서 소모적인 정쟁으로 총선 앞에서 다른 이슈보다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 입장에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이 수석과 관련 “언론의 자유와 언론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이라며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과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이 대사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사 준비되지 않아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철규 공천관리위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4.01.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철규 공천관리위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4.01.16.

여권은 비례대표 순번을 두고도 충돌했다. 특히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하는 의원이 있는 점과 사무처 당직자가 포함되지 않는 점, 호남 출신 정치인들을 뒷순위로 배치한 점이 주요 갈등으로 떠올랐다.

친윤(친윤석열)계인 국민의힘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어지고 그동안 당을 위해 헌신해온 사무처 당직자는 당선권에 한명도 포함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며 “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 잡기 바라며 이분들께 마음 깊이 미안함을 전한다”고 적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언급되는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몇 가지 절차에 관해서 지적하신 부분은 제가 국민의미래 관련자들로부터 당헌상 선례와 여러 것을 고려했을 때,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그런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결정했다”며 “절차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검증 문제나 호남 인사들의 배려 문제엔 “혹시 살펴볼 부분에 대해 달리 고려할 부분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살펴보겠다”면서도 “다른 절차상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출처: 연합뉴스)
대통령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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