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메시지에 대통령실과 교감 가능성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0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07.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갈수록 커지는 ‘이종섭·황상무 리스크’ 확산에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의 그간 행태로 볼 때 뭉개고 가려고 했다가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백기를 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이종섭 신속조사·황상무 ‘결자해지’ 촉구

윤석열 대통령의 대변자로 평가받는 등 최근 보수 매체로부터 총선 한계론까지 일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메신저로 나섰다.

그는 17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부임 논란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신속 조사를 촉구했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선 자진 사퇴 등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앞서 이 대사는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가 주호주 대사로 임명, 출국해 도피 논란이 일었고 황 수석은 MBC를 겨냥해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등을 언급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 위원장의 이런 경고 메시지는 이날 오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들이 처음으로 당사에 모여 선거 대책을 논의한 뒤에 나왔다. 회의에선 이 대사 문제 등 총선 악재를 조속히 해결하고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은 이 대사 문제 등이 중도층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즉 수도권 표심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조속히 해결하는 한편 민생 정책과 각 지역구 현안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총선 위기론에 여권 안팎 불만 속출

최근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구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열세인 곳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 위기론이 대두되자 여권 안팎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여권 내에서 이 같은 메시지가 분출하고 지도부에서 촉구성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총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총선 위기론이 급격히 번져나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하면서 당내에선 수도권 출마 후보들을 중심으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당 공동중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날선 반응을 보였고, 최근 경선 준비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경기 성남 분당을 김은혜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이종섭 즉시 귀국, 황상무 자진 사퇴가 국민 눈높이”라고 성토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행태는 이미 국민의 수인한계를 넘었다는 판단이 많다. 출범 첫해부터 윤 대통령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각종 논란에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평가는 벌써 끝났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자기 편에만 유리한 마구잡이 권력 휘두르기에 진영 간 결집층을 배제하면 여론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은 훨씬 전부터 기대를 져버렸고 심판을 위한 선거날 만을 기다려왔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의 결단만 남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일각에서 평가받는 한 위원장의 이날 관련 메시지가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없었으면 나왔겠느냐는 설명이다. 총선 위기론 속 수도권 의원들의 중지가 모아지고 이전과 같이 대통령실도 이를 무시한 채 마냥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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